배정옥 (시인, 옥천군문화관광해설사)

지난 계절 화살촉처럼 내리꽂던 땡볕과 폭염을 건너온 올가을은 유난히 아름답다. 긴 가뭄으로 몸살을 앓던 이파리들은 다행히도 때늦은 잦은 비 탓인지 눈길 닿는 곳마다 형형색색이다.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라고 했을 터. 가장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도심의 밤하늘은 수많은 축제의 불꽃으로 가득하다. 불꽃 아래는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잎처럼 아름다운 젊은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난다. 결실의 계절을 맞아 인륜지대사인 결혼식으로 예식장마다 사람들로 북적인다.

몇 달 전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아들 혼사 축시의 청탁과 축시의 낭송을 부탁받았다. 생각이 생각을 낳는 몇 날 며칠을 보냈다. 어떠한 글을 써서 혼주와 신랑 신부 그리고 하객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채워 줄 수 있을까? 우선 가족이라는 작은 사회를 생각해 보았다. 핏줄의 최소 단위라 할까? 그러므로 가족은 구성원 자체가 하나의 몸체와 정신을 소유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슬픔과 괴로움, 즐거움과 고통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 이 세상의 어떤 무기로도 분리할 수 없는 것이 가족일 것이다. 그러기에 기대하고 믿고 희망하는 바가 절대적으로 되어야 한다. 

그 반대로 상처를 받기도 하고 실망도 하기 쉽다. 때로는 우여곡절, 때로는 파란만장한 삶들이 막아서도 가족은 한량없는 노력으로 가정을 등한시할 수가 없어야 한다. 그 결과물인 축시를 적어본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이름
 아들아 딸아
 오랜 기다림 끝에 사랑의 이름으로
 서로서로의 모든 것이 되기 위해
 새 출발에선 신랑이여 신부여
 우리 모두 하느님의 은총을 묵주기 도로 엮어
 한없는 축복을 보낸다.
 사랑하는 아들아 딸아
 여기 손 놓아 보내는 마음은
 사랑스럽고 대견스러워 허전한 줄도 모른단다.
 네가 섰던 빈자리 채워줄 수 있는  이도 너로구나
 가는 길 바쁘다 해도 돌아보고 돌아보아 주렴
 영롱한 아침 이슬도 한순간 햇살로 사라지고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오래가지 않고
 시들어 버리더구나.
 우리네 삶도 그리 길지 않으니 아끼고
 사랑하며 감사하는 분량이 곧 행복이란 것을
 잊지 말고 후회 없는 오늘을 만들어 가렴
 네가 입고 있는 연미복과 하얀 드레스의 의미는
 검은색은 세상의 모든 색을 합해지 색이며
 순백의 하얀색은 세상의 모든 색을 걷어낸 색이란다.
 오늘, 이 두 개의 색깔은 너에게 주어진 선물이려니
 신랑이여 신부여
 둘이 아닌 하나 되어 가진 모든 색깔 로
 하얀 바탕에 아름답고 순결한 기쁨을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랑의 그림을 그려 보렴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그 빛 가운데 서거라
 여기, 이 자리 모두가 손 내밀어
 축복의 잔을 높이 든다.
 행복하거라.
                        -졸시「행복하거라」

사람은 여든 살 먹은 할아버지가 세 살배기 손자한테도 배운다고 했던가. 

종교를 가지지 않은 나로서는 개신교는 하나님, 가톨릭에서 하느님을 칭한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인터넷 위키백과에 의하면 한국 기독교에서는 이 명칭이 통일되지 않았다고 되어있다. 가톨릭과 성공회는 현대 맞춤법에 알맞게 적으면'하느님이' 된다고 보며, 개신교는'하나님'을 이르는 말로 풀이함으로써 한민족에게 유일한 사상이 이어오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결론을 말하자면 하느님은 보편적인 의미의 신, 혹은 천주교 등의 종교에서 유일신으로 이르는 말이라 한다. 또한 하나님은 개신교 등의 종교에서 이르는 말로서 개념은 같다고 서술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 애국가에는 하느님으로 적고 있다.

옛말에 농사 중에 가장 으뜸인 것은 자식 농사라 했다. 매를 맞으며 자란 자식이 효도한다. 라는 말이 있다. 목숨을 두려워하지 말고 부모님께는 정성을 다하며 어려운 이웃을 도와줘야 복을 받는다는 말이 있다. 성공한 인생보다 행복한 인생이 더 아름답다. 

나와 가까이 있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창밖을 보니'왈칵'붉어진 단풍이 산을 끌고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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