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카페 프란스 영업 시작, 매점으로 탈바꿈
옥천지역자활센터가 군에서 무상임대 받아 신규 자활 사업 열어
군 주민복지과, 문화관광과가 사업 추진 도와

8일 안내면 장계리 장계관광지 안에 위치한 '카페 프란스'에서 옥천지역자활센터의 신규 사업이 시작됐다. 자활 사업 참가자가 간식을 계산하고 있다.
옥천군 장계리 장계관광지에 위치한 '카페 프란스'의 전경. 건물 옆에서는 한창 상수도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다함께 복지] 정지용 시인의 「카페 프란스」에서 이름을 빌려온 안내면 장계리 장계관광지의 ‘카페 프란스’. 카페 프란스는 민선4기 시절 진행한 신활력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그러나 민선5기 출범 후 장계관광지 내 놀이시설을 운영하던 (주)대청의 폐업과 운영예산 축소로 사업이 몰락하고 만다. 카페 프란스도 마찬가지. 사업 실패의 상징으로 남아 수년간 문을 굳게 닫았다. 다시 숨을 불어넣으려는 지역사회의 노력이 있었지만 제 주인을 찾지 못해 먼지만 쌓일 뿐. 배경이 되어준 대청호의 아름다운 물결을 따라 시간도 흘러갔다.

그런데 최근 열릴 것 같지 않았던 문이 다시 열렸다. 장계관광지의 방문객들에게 음료와 간식을 제공하기 위해 군이 옥천지역자활센터에게 카페 프란스를 무상임대해준 것. 8일부터 매점 식 카페로 영업이 시작됐다. 기존에 한 자리를 차지했던 커피머신은 없어지고 진열대와 냉장고가 들어왔다. 음료수와 과자, 라면이 한 가득, 알록달록하게 채워져 있다. 편히 쉴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도 건물 안과 테라스에 마련됐다.

그동안 장계관광지에 마땅한 편의시설이 없어 관광객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군 주민복지과, 문화관광과, 옥천지역자활센터는 올해 5월경부터 카페 프란스 사업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한다. 원래는 10월1일에 개업하려했으나 준비 과정에 차질이 생겨 일주일 뒤인 8일로 연기됐다. 이번 사업에는 사업비 600만원과 인건비 2천400만원이 투입됐다. 사업비는 국비80%·도비6%·군비14%, 인건비는 국비80%·군비20%로 구성됐다. 

카페 프란스 신규사업에 선정된 참가자는 김을분(65, 옥천읍 가풍리)씨, 이황종(60, 옥천읍 문정리)씨, 박충희(55, 옥천읍 장야리)씨로 총 세 명. 개업 당일 열심히 카페 내를 정돈하던 그들은 기대로 가득 찬 눈동자를 빛내보였다.

“경치랑 공기가 좋으니 더 좋네요. 건강이 좋지 않은데 여기서 나이도 잊고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을분씨)

“아름다운 대청호를 배경으로 일하니 되려 힐링하는 느낌이네요. 다른 자활사업에 참여하다가 센터장님 소개로 오게 됐어요. 주말에 준비하러 온 도중에도 관광객이 많이 오더라고요. (아이스박스를 보며) 여름엔 아이스크림도 팔 예정이에요.” (이황종씨)

“다른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센터장님이 제안하셔서 왔어요. 일하러 온 건데도 아름다운 경치에 정신적·육체적 휴식을 누리는 것 같아요. 준비하다보니 대전에서 관광객들이 많이 오더라고요. 앞으로 장계관광지가 활성화되면 사람이 더 많이 오겠죠.” (박충희씨)

개업 당일, 카페 프란스의 재기를 응원하기 위해 옥천지역자활센터의 직원들이 현장을 찾았다. “잘 될 거예요” 옥천지역자활센터 직원들의 말에 참가자 모두들 행복한 웃음이 새어나온다. 직원들이 과자 여러 봉지를 구입해 의자에 앉자 참가자들은 따뜻한 인스턴트 커피와 차를 내왔다. “다 같이 앉아서 먹어요” 듣기만 해도 즐거운 말이 들려왔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먹는 간식들은 유독 달콤했다. 일하다 치유 받는다는 참가자들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카페 프란스 테라스에서 내려다 본 풍경.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에 마음도 평온해졌다.
카페 프란스 테라스의 모습. 이곳에서 옥천지역자활센터 강호신 센터장과 대화를 나눴다. 

이제 카페 프란스는 실패의 상징도, 천덕꾸러기도, 혼자도 아니다. 월요일을 제외한 날, 오전9시부터 오후5시까지는 관광객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엄연한 장계관광지의 편의시설이다. 아직은 꽃이라고 부르기 섣부른 느낌의 꽃봉오리 상태지만 만개할 날을 앞두고 있다. 장계관광지가 옥천 9경에 선정됐다는 희소식 속에서 카페 프란스가 다시금 제 역할을 해낼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사업 진행을 맡은 옥천지역자활센터 강호신 센터장과 주민복지과 여영우 과장에게 개업 소감을 부탁했다.

“편의시설을 제공함과 동시에 자활이 필요한 분들에게 일거리도 제공하자는 취지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관광객들이 편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어요. 전기 족욕기 등 편의시설 설치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사업 수익금은 자활이 필요하신 분들의 취·창업 지원을 위해 사용될 예정입니다. 군 주민복지과, 문화관광과, 무상으로 청소를 해준 사회적 기업 ‘새로이크린’ 등 개업을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옥천지역자활센터 강호신 센터장)

“그동안 장계관광지에 오시는 분들이 편의시설이 없어서 많이 불편했을 거예요. 법적부분으로 인해 커피를 직접 제조하진 않지만, 간단한 먹을거리를 마련했습니다. 장계관광지가 옥천 9경에 선정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장계관광지를 찾아주시는 군민들과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민복지과 여영우 과장)

카페 프란스의 내부. 옥천지역자활센터 직원들이 사업 참가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과자를 구입하고 있다.
카페 프란스 한 켠에 놓아진 아이스박스. 내년 여름에 달콤한 아이스크림으로 가득 채워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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