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향 옥천·음악활동의 주무대 신촌
가수 김현식의 인생 관통하는 두 지역
자매결연 맺고 양자간 콘텐츠 발굴 가능
'김현식 가요제' 기획자 김중현 정책보좌관 인터뷰

14일 오전 10시30분 대전정부청사에서 김중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정책보좌관(겸 대변인 직무대리)을 만났다. 김중현 정책보좌관은 2015년 제1회 김현식 가요제 기획자로, 현재까지 김현식 가요제 기획단 단장직을 맡고 있다.

 

[옥천인물발굴] '김현식 가요제'는 가수 김현식이 생전 발표한 수많은 음악들을 다시금 후세에 이어지게 한, 잊히는 김현식을 다시 불러낸 시도로 평가된다.

가수 김현식과 관련한 첫 콘텐츠 사업을 지자체가 받아 안아 추진하고 있다는 것과 더불어 단순히 가요제를 통한 스타 발굴의 목적을 두지 않고, 어려운 환경에 놓인 청소년에게 기회를 제공한 공익적 가치가 호평을 얻는다.

지난 2015년 11월 1회 가요제 개최를 시작으로 올해 5회를 맞이한 김현식 가요제. 서대문구청은 김현식 가요제라는 콘텐츠 사업을 시작으로 김현식을 기리기 위한 흉상제작, 골목길 조성사업을 위한 스토리텔링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옥천신문은 지난 '옥천인물발굴-김현식편 2회 보도'를 통해 서대문구가 추진하고자 하는 김현식 골목길 조성 사업 전반을 조명한 바 있다.

해당 보도에서 우리는 김현식이라는 콘텐츠를 활용해 단순 흉상제작, 골목길 조성이라는 물리적인 환경 조성보다는 인물이 가진 스토리와 접목시킨 콘텐츠화 사업을 필요성을 강조했다.

8회 '옥천인물발굴-김현식편'에서는 김현식 가요제를 처음으로 기획하고, 지금까지 이어온 김중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정책보좌관 겸 대변인 직무대리(46)를 만났다.

그는 가수 김현식의 마음의 고향이라고 불리는 '옥천'과 김현식의 음악 활동이 중심이 된 신촌, '서대문구'와 연결고리를 통해 양자간 콘텐츠 발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중현 중기부 장관 정책보좌관과의 인터뷰를 QnA 형식으로 싣는다.

Q. 김현식 가요제를 처음으로 기획했다고 들었다. 

서대문구에 지역구를 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 의원실에서 비서관 생활을 할 당시 김현식의 음악적 근거지였던 신촌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가 중퇴한 명지고등학교 역시 신촌에 있었고, 김현식이 음악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곳 역시 신촌이다.

본래 김현식은 '봉원사'라고 서대문구 봉원동에 위치한 절이 있는데 그곳에서 살았다. 거기서 연세대학교 근처 노천극장에서 노래 연습도 했다. 여러모로 신촌과의 연관성이 많다. 신촌이라는 곳에서 다시 가수 김현식의 정신을 살려보자는 취지로 서대문구에 제안하게 됐다.

제가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을 했던 사람이니까 주변에 방송계 인사가 많다. 지인 중 한 분 역시 김현식과 관련한 콘텐츠가 많이 묻혀 있다며, 아깝다는 생각에 공감했다. 가수 김광석 같은 경우는 대구에 거리도 조성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사업을 조성하는 등 커지고 있는데 김현식과 관련한 것들을 없었으니 안타까움이 커진 거다. 그래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가요제를 생각하게 됐다. 

Q. 가요제 추진을 위해 유족의 동의는 물론 가요제가 가진 정체성 등 뼈대를 세우는 일들이 선행됐어야 할 것 같다.

유족과 협의가 이뤄져서 가요제를 하고 있다. 가요제에 대해 고민하던 중 지인을 통해 김현식의 아들인 김완제를 소개 받았다. 사실 음원 저작권은 소유권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반면 초상권의 경우 가족들이 풀어주면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공익적 사업으로 쓰였을 때 초상권이 문제가 없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거리 공연이야 말로 법적인 문제 없이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전반적으로 공연은 '픽쳐 퍼펙트' 김근동 대표가 맡아 연출하고 있다. 

해당 기획을 준비할 때 세웠던 전제는 '무료공연이어야 하고, 경연대회니까 어렵게 문턱을 만들지 말자는 차원에서 창작곡을 하지 않는다'였다. 김현식 같은 가왕을 뽑아보자는 취지에서 노래 잘하는 친구들, 특히 기초생활수급자나 편부모가정 등 생활이 어려운 청년들에게 가점을 줘서 반드시 1, 2, 3등 안에는 들어가게 해 문턱을 낮추고자 했다. 

제5회 김현식 가요제가 19일 오후 3시30분부터 신촌 창천문화공원에서 개최된다. 이날 김현식 조형물 제막식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Q. 가요제가 벌써 5회째를 맞이했다. 가요제를 추진하며 어떤 점을 가장 중요시 생각했는가.

가요제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첫째, 노래를 하고 싶은데 열악한 환경에 있는 청년에 기회를 제공하는 것. 둘째, 김현식이 우리에게 주는 감동을 이어가자는 것, 즉 세대 공감을 목표로 뒀다. 셋째는 김현식 가요제를 통해 발굴된 것들을 함께 공유하자는 것이다. 김현식 가요제를 통해 배출된 많은 아티스트들이 김현식의 음원을 내고, 유통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고 나아가서는 기성 가수와의 콜라보를 통해 음원을 발매하고 공유하는 계획들이 있어야 한다.

공직에 있으면서 가요제를 추진하다보니 운신의 폭이 좁다. 사실상 가요제가 장기적인 비전을 갖기 위해서는 공익적 차원에서 재단이 형성되거나 사단법인이라든지 공식기구가 출범을 해야 한다. 1회 개최 때부터 김현식 가요제 기획단이라는 걸 둬서 단장직을 맡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런 기구들이 필요하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스타를 발굴하자는 취지가 아니라, 공익적인 가치가 더 크게 작용하는 가요제라는 걸 상기해야 하는 거다. 그래서 더 열악하기도 하다. 가요제 출신 참여자들이 음원을 발매하고 해당 음원이 유통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는 매니지먼트가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사익 보다는 공익적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 구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어려운 일이다.

Q. 19일 개최되는 제5회 김현식 가요제는 김현식 조형물 제막식과 함께 이뤄진다. 가요제와 이같은 김현식을 소재로한 사업(김현식 스토리텔링 골목길 조성 사업 등)들이 연결된다. 하지만 조형물이나 거리 등을 조성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듯 하다.

물리적으로 조형물을 만든다든지, 거리를 조성하는 것보다는 이를 존재할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들이 더 중요하다. 이는 곧 콘텐츠가 선행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신촌과 김현식과의 연관성은 얼마든지 발굴할 수 있다. 그와 접점이 있는 김종진 PD라든지, 전유성씨, 엄인호 선생,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 동물원 등 현존하는 뮤지션들을 통해 김현식을 추억할 수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좋은 것 뿐만 아니라 안 좋은 것들도 나올 수 있다. 그것은 아티스트 관점으로 스토리텔링 작업을 하는 우리들이 풀어나가야 할 부분이다. 텔링을 하는 것과 스토리는 다르기 때문이다. 철저한 고증을 통해 스토리를 찾아낸 다음 텔링 부분을 거쳐야 한다.

금거북이길에 '내 사랑 내 곁에' 노랫말이 새겨졌다. (사진제공: 고래실)

Q. 옥천에서도 가수 김현식에 관한 발굴 사업에 관심이 있다. 

옥천 역시 소프트웨어를 중요시 생각해야 한다. 단순히 거리를 조성하거나 조형물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려고 한다면 그 정책을 끌고 가는데 시행착오를 겪을 확률이 높다.

인터뷰 제의를 받고 옥천과 김현식이라는 두 소재를 가지고 서대문구가 어떻게 콜라보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제 생각에는 옥천군과 서대문구가 일단 김현식 연결고리를 통해 자매결연을 맺고 그걸 통해서 양자간에 콘텐츠 발굴을 해야 한다고 본다.

김현식이 본격적으로 음악생활을 한 것은 명지고등학교 밴드생활을 하면서다. 하지만 그러한 음악적 영감이나 끼는 옥천에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도시에 살면서 끊임없이 고향이 옥천이라고 말했다는 것은 결국 마음의 고향으로 생각했다는 건데, 그 감성이 노래로 나왔다 본다. 실제 김현식의 노래들을 살펴보면 도시에서의 생활이나 밴드로서의 음악색보다는 사람 냄새가 나는 정체성이 있다.

이러한 점을 보면 마음의 고향이었던 옥천과 음악생활이 본격적인 시작이었던 서대문구에서 얼마든지 콘텐츠화 할 수 있다고 본다.

Q. 구체적으로 옥천과 서대문구가 김현식과 관련해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김현식 가요제를 서대문구와 옥천에서 2번 개최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김현식 가요제 본 경연은 신촌에서 진행을 하지만, 옥천은 옥천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가요제를 여는 것이다. 옥천에서 밴드에 관심이 있는 고등학생들이나 학교 밖 청소년들, 고아원 아이들 등 다양한 청소년에게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학교 밖 청소년이라든지, 음악에 관심은 있지만 시작할 방법을 모르는 친구들을 위한 밴드 지원 활동을 지자체 차원에서 벌이고, 그간 김현식 가요제를 통해 배출됐던 아티스트들을 옥천으로 급파해 멘토 연계 사업을 하거나, 옥천에서 공연을 벌이는 등 서대문구와 옥천을 연결시킬 방법은 많다.

서대문구에서도 가요제를 통해 배출된 아티스트들이 가요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음악활동을 넓혀 갈수 있고, 옥천 역시 기존 인프라를 이어 받아 김현식과 관련한 콘텐츠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아가서는 옥천군에 악기 기증이라든지, 서대문구에서 열린 김현식 가요제 오프닝 행사에 옥천에서 육성된 밴드들이 공연을 하는 등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이를 기점으로 옥천에서 서대문까지 혹은 서대문에서 옥천까지, 김현식 관광 투어 버스를 운영하는 등 활용할 수 있다.

김현식의 마음의 고향이었던 옥천부터 음악활동이 이뤄진 신촌까지, 서울로 향하는 2시간 동안 김현식 노래를 듣고 김현식을 추억하는 과정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현식 가진 대중성이나 역사는 충분한 발굴 가치가 있다. 그러나 단순히 사진을 전시하거나 거리를 조성하는 등의 물리적인 방식으로는 안된다. 어떤식으로 가수 김현식의 삶을 구현해 낼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김현식 가요제가 가진 공익적 목적을 이어갈 수 있는 위원회 구성하고, 적극적인 콘텐츠를 활용한 솔루션들을 만들어가고 싶다. 후세대로 갈수록 김현식을 통해 감동을 느끼는 이들이 점점 줄고 있다. 이에 반해 레트로 감성을 추구하는 문화는 이어지고 있다. 

2020년에는 가수 김현식의 30주기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김현식 가요제 역시 콘텐츠가 풍성해질 필요성이 있고, 임팩트 있는 행사가 필요하다. 현재 뜻 있는 예술가들이나 콘텐츠에 감각을 가진 분들을 기획단으로 꾸려서 가요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옥천군과 서대문구가 결합한다면 충분히 풍부한 콘텐츠를 만들어 갈 수 있다 본다.

김현식 8집 앨범 'Sickbed live'. (사진 갈무리: 지니뮤직)

1990년 11월 1일 간경화로 세상을 떠난 가수 김현식. 그런 그가 숨지기 5개월 전 병상에서 부른 노래들이 지난 2002년 1월 세상에 발표됐다. 앨범에 수록된 17곡 중 12곡은 음원에 악기소리를 더해 잡음을 제거했고, 나머지 6곡은 당시 김현식의 육성과 통기타의 원음을 그대로 살려냈다. 기존 앨범 수록곡과 다르게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 마지막을 노래했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심금을 울렸다.

▶김현식 8집 다시보기

1. 눈 내리던 겨울밤(타이틀)

2. Yesterday

3. 추억만들기

4. 떠나가 버렸네

5. 가리워진 길

6. 그대 내품에

7. 밤의 고독 속에서

8. 재회

9. 슬퍼하지 말아요

10. 사랑의 나눔이 있는 곳

11. 추억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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