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명지지역아동센터 학생들 ‘떡케이크 만들기’ 체험
김상희씨 “직접 만져 보면서 올바른 식습관 만들 수 있어”

 “이건 뭐지? 아무 맛도 안 나는데.”

 “밀가루 아냐?”

 창창한 하늘 아래 장독대들을 수놓은 듯한 별빛담은체험농장에서 학생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4일 ‘징검다리 연휴’로 관내 여러 초등학교가 자체 휴교를 한 덕이다. 명지지역아동센터 학생 29명 중 14명이 농장을 방문해 진로체험 프로그램으로 ‘떡케이크 만들기’ 체험학습을 했다.

 별빛담은체험농장을 운영하는 김상희(54, 군서면 오동리)씨가 오늘의 선생님이다. 별빛담은체험농장에서는 옥천의 농산물을 사용한 떡, 빵, 토속적인 장 등 음식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 이날은 김상희씨가 직접 농사지은 쌀로 떡케이크를 만들었다.

 명지지역아동센터의 주성숙 교사에 따르면 요리 쪽 진로를 생각하는 학생이 많아서 이런 프로그램을 짜게 됐다고. “학생들의 소근육과 창의력 발달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앙금 짜기 시범을 보이는 김상희씨 주위로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앙금 짜기 시범을 보이는 김상희씨 주위로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였다.
시범을 보고 잘 따라했다. 성공!
시범을 보고 잘 따라했다. 성공!

 모처럼만에 바깥에 나와 하는 체험학습이라서인지 아이들도 들떴다. 학교에 갔어야 할 날에 친구들과 모여 요리수업을 하니 더욱 신난다. 재료인 쌀가루며 초콜릿 칩도 하나씩 맛보며 깔깔거린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연령대가 넓다 보니 따라오는 속도도 저마다 다르다. 네 것 한번 보고, 내 것 한번 보며 서로가 서로에게 선생님이 됐다. 백년초, 치자, 클로렐라 등 천연재료로 색을 낸 앙금으로 알록달록 스스로 꾸미기도 했다. 테두리에 커버와 리본까지 씌우니 빵집 케이크가 부럽지 않다.

 박정희(10, 옥천읍 문정리) 학생의 케이크에는 앙금꽃이 가득 피었다. 먹기 아깝지 않을까 싶게 공을 들였다. “예뻐서 먹기 더 보람찬데요? 망설임 없이 크게 한 입 ‘앙’ 먹을 거예요!”

 쉬는 시간에는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던 개구쟁이들도 한껏 집중해 케이크를 꾸몄다. 심성현(8, 옥천읍 문정리) 학생은 한참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내려놓은 지 오래다. “휴대폰 게임보다 떡이 더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꼭 웨딩 케이크 같다. 5월의 신부가 나타날 것 같은 느낌이다.
꼭 웨딩 케이크 같다. 5월의 신부가 나타날 것 같은 느낌이다.
분홍 꽃밭이 만들어지고 있다.
분홍 꽃밭이 만들어지고 있다.

 수업을 진행한 김상희씨는 요리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을 ‘식재료에 친숙해진다’는 점으로 꼽았다. “아이들이 싫어하는 재료인 파프리카, 피망, 이런 것도 직접 썰어서 만들고 하다 보면 조금씩 바뀌는 게 눈에 보여요. 어느 날 와서 ‘이제 피망 먹을 수 있어요. 하나도 안 남겼어요’ 하고 자랑스럽게 얘기하곤 해요. 접하고 만들어 보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구나, 싫던 것도 좋은 기억으로 바꿔주는구나 하고 느꼈죠. 쉽게 접할 수 있는 빵이나 외식 문화만이 아니라 우리 전통의 쌀과 떡에도 애착을 가졌으면 해요.”

 이날 명지지역아동센터와의 수업은 김상희씨의 바람에 부합했을까? 아이들의 손 마다마다에 소중히 들린 케이크 상자가 대답해주는 것 같다.

분홍 꽃이 모여있는 부분이 '포인트'란다.
분홍 꽃이 모여있는 부분이 '포인트'란다.
김상희씨와 농장 마스코트인 장수.
김상희씨와 농장 마스코트인 장수. 쉬는시간에 아이들에게 인기 폭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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