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5천원에 1식5찬, 직접 담근 김장과 된장, 청국장 일품
옥천살림 두부와 순두부로 만든 두부두루치기와 순두부찌게도 인기
10여 개 기업체도 이동급식해 매일 이용하는 검증받은 식당
부여 외산이 고향인 최주연 대표, ‘본인이름 걸고 식당하다'

옥천읍 양수리 주연식당의 자율백반은 단돈 5천원에 질높은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잇점에서 인기가 많다.
옥천읍 양수리 주연식당의 자율백반은 단돈 5천원에 질높은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잇점에서 인기가 많다.

 결혼하고 나서 잠깐 육아를 할 때 빼놓고 일을 손에 놓아본 적이 없었다. ‘생계'와  ‘생존'을 넘어서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슴팍에 박혀 있었다. 오랫동안 단련된 ‘습’인지도 몰랐다. 대전에서 치킨집도 하고, 옥천에 와서는 새벽 우유배달도 무려 5년 동안 했다.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6시까지 120여 가구 우유 배달을 5년 동안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낮에는 고된 식당일을 겸하면서 새벽배달을 했다는 것은 ‘성실성’과 ‘끈기’를 단박에 알 수 있는 기제였다. 뭐든 닥치는 대로 했다. 2004년부터 2015년에는 자강 구내식당을 맡아 직접 운영했다. 그러다가 이후 옥천읍 양수리 (주)대송에서 구내식당을 맡아서 하다가 2016년 대송 허성효 대표가 회사 옆에 건물을 지면서 ‘구내식당 겸 일반식당’ 임대 제안을 하자, 망설임없이 받아들였다. 잊지도 않는다. 2016년 7월8일 생애 처음 본인 이름을 건 ‘주연식당’을 차렸다. 걸어서 1분도 채 안 되는 양수리 단독주택 집과 가까워서 더 좋았다. ‘장소성’을 충분히 살리고자 ‘양수리’ 주연식당이라고 아예 간판에 못 박았다. 오랫동안 단련된 음식 솜씨는 단박에 소문이 났다. 그도 그럴 것이 본인 입맛에 맞지 않아 좀료도 거의 쓰지 않고 대부분 국내산 옥천산 농산물을 쓰고, 된장, 청국장은 직접 만들고 김장도 직접 하니 그 손 맛이 그대로 베어 있는 것. 안 맛 있을 수가 없다. 

주연식당 전경과 내부
주연식당 전경과 내부
주연식당 전경과 내부
주연식당 전경과 내부
주연식당 전경과 내부
주연식당 전경과 내부
주연식당 전경과 내부
주연식당 전경과 내부

 개업한 지 만 3년이 지나 4년차, 60평 88석의 식당 1식5찬 자율백반 점심, 저녁은 물론, ‘짜글이, 김치찌게, 청국장, 순두부, 된장찌게, 잔치국수, 묵은지 닭볶음탕, 한방 닭백숙, 오리백숙, 돼지두루치기, 두부두루치기, 동태찌게 등 별도 메뉴까지 운영하고, 10여개가 넘는 기업체 이동급식 배달까지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그는 최주연(51, 옥천읍 양수리)씨다. 급식 배달까지 하루에 240여 명 손님을 치루는 식당에는 놀랍게도 근무자가 최주연 대표 외에 반일근무자 강은순씨와 아르바이트 하는 조카 한종찬씨가 전부다. 다른 식당들은 대부분 점심 장사를 끝내면 잠깐 쉴 틈이 있는데 주연식당은 오전 오후 쉴 틈이 전혀 없이 빡빡하게 돌아간다. 이동급식 배달업체가 10여 곳이 넘기 때문이다. 최주연 대표는 오전 8시 쯤 출근하여 밤 10시까지 무려 14시간 가량을 일하는데 짬짬이 쉴 여력이 없이 바쁘다. 전날 저녁에 만들어 놓은 반찬 1개를 비롯해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반찬 3가지를 만들어놓고 오전 11시부터 직접 차를 몰고 읍내 전역을 돌며 10여 군데 배달을 시작한다. 식당의 점심 장사를 대충 끝내놓고 나면 배달한 그릇 수거해서 설겆이 하기 바쁘다. 그 다음에는 바로 저녁 장사 준비에 들어간다. 그래서 그나마 여유로운 것은 평일의 ‘빨간날'과 온전히 쉬는 일요일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량의 음식이 소비됨에도 불구하고 '지킬 것은 지킨다’는 것이 이 식당의 미덕이다. 이쯤 되면 싼 수입산 농산물 쓰고, 김치 사서 쓰고 된장, 청국장도 사서 쓰려는 것이 인지상정, 바뻐 죽겠는데 일일히 만들고 조미료를 안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를 고수하고 있다. 나름 철칙이다. 국내산을 넘어서 옥천산을 쓰려고 한다. 순두부와 두부 두루치기에는 과감히 맛있는 옥천살림 두부를 쓴다. 육수도 전부 직접 낸다. 

 “제 몸이 조미료가 잘 안 받아요. 제가 먹을 것 처럼 하자고 제 이름을 걸고 식당을 한 건데 저도 못 먹으면서 남이 먹는 밥상을 만들 수가 있나요? 그래서 연례행사처럼 김장을 하고 11월에는 메주 12말을 넘에 쑤어요. 식당에서 콩 불리고 집에서 메주 만들고 청국장 띄우고 하는 게 인이 베겼어요.”

주연식당 최주연 대표와 식당 메뉴
주연식당 최주연 대표와 식당 메뉴
주연식당 최주연 대표와 식당 메뉴
주연식당 최주연 대표와 식당 메뉴
주연식당 최주연 대표와 식당 메뉴
주연식당 최주연 대표와 식당 메뉴

 자율백반은 일식오찬인데 한끼에 오천원이다. 참 착한 가격 식당이다. 자율백반은 그냥 자유롭게 배식하듯 운용하면 되고 오셔서 메뉴판에 있는 메뉴를 시키려면 또 시키면 된다. 사실 식당 백반의 단점이라면 오래 먹다보면 질릴 법 한다는 건데 그건 조미료와 식단의 반복성 때문이리라. 하지만, 그는 이미 조미료를 거의 제거한 상황에서 신선한 제철농산물로 감각적으로 식단을 구성한다. 미리 짠 식단은 없다. 이미 부여 외산의 시골 출신이고, 결혼에서 옥천에 산지도 수십년이 넘었기 때문에 들녘의 상황들은 확확 다가온다. 식단을 미리 공지하지 않고 그 때 그 때 주인장 맘대로 일식 오찬을 만든다. 옥천 공설시장 안에 남부상회에서 신선한 채소를 공급받고 제이마트에서 가공식품을 일부 공급받으면서 번거롭게 직접 장을 보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조리에 더 매진할 수 있게 했다. 

 음식솜씨는 시간에 비례한다. 오래 매끼니를 대놓고 먹는 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질릴 법도 한데 많은 기업들, 세종건설, 대동, 대송, 협성, 옥천공업사, 삼인정공, 채움푸드, 장야주공관리사무소, 광명, 성일식품, 폐기물매립장, 폴리텍, 대국정밀, 삼일건설 등 정말 많은 기업체들이 아예 주연식당을 대놓고 먹는다. 

 100인 이상 기업도 가능하다고 하니 손도 빠르고 그만큼 음식 만드는 데는 이골이 나 있다. 10여 곳 이상을 매일 벌크 반찬으로 순식간에 배달하고 다시 걷어서 설겆이 한다는 설명만 들어도 숨이 찬다. 그런데 식당에서도 그만큼의 손님이 온다니 주연식당은 점심 때만 되면 거의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바쁘다. 이는 성실과 근면을 뛰어넘는 나름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 그리고 초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믿음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믿고 먹는다’는 중요한 가치를 그는 놓지 않았다. 

 “다 공장에서 일하는 생산직 노동자들이거든요. 몸 쓰는 일을 하니까 밥 먹는 량이 엄첨 많아요. 거의 우리는 아낌없이 머슴밥을 퍼 줘요. 닭강정, 튀김류가 나올라치면 배로 해야 해요. 엄청 좋아하거든요.”

 박리다매로 팔다보면 수입산 재료를 쓰거나 조미료로 맛을 낼 법도 한데 최주연 대표에게는 타협할 수 없는 선이란 게 있다. 재료와 맛을 직접 낸다는 식당 주방장으로서 자부심이다. 

 남들은 서민갑부라고 하지만, 그는 단지 그 소리를 듣기 위해 일하지 않는다.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보려 한다. 본인이 두 아들 키우면서 남편과 함께 어렵게 살았기 때문에 함께 살려는 마음가짐이 늘 있다. 그래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월 3만원씩 자동이체를 신청한 지 1년이 넘었고, 옥천읍에서 밑반찬 제공하는 식당을 구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선뜻 전화해 하겠다고 나섰다. 그래서 매주 수요일이면 4가구의 반찬을 정성스럽게 포장을 한다. 그 반찬 배달이 고맙다고 얼마 전에는 석순자 할머니께서 손뜨게로 만든 수세미를 보내줘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눈코 뜰 새없이 바쁘고 옆을 바라볼 여력도 없지만 그래도 더불어 살아야죠. 남이 있기 때문에 내가 있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항상 어렵게 사는 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게 없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말끔하고 정갈한 옥천 백반을 단돈 5천원에 맛보고 싶다면 주연식당에 가보자. 양수리 주연식당이 옥천 백반의 정수를 보여줄 지도 모른다. 

 문의)043-731-9252 주소)옥천읍 서부로 16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