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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시급보다 알아야 할 게 더 많네요.’
‘최저시급보다 알아야 할 게 더 많네요.’
  • 김유진
  • 승인 2019.10.09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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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로 찾아가는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7일 청산고서 열려
충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활동가 3명 각 학년별 강좌
학생들, 경제생활에 밀접한 ‘실용적 강의’였다는 평가
주관단체 옥천노동자협의회, ‘학교 방문 횟수 확대 계획’
지난 7일, 옥천노동자협의회 주관 '학교로 찾아가는 청소년 노동인권교육'이 청산고에서 열렸다. 강의는 1부 노동권 이론 설명, 2부 참여형 수업으로 진행됐다. 사진은 학생들이 참여형 수업에서 조별로 회의하는 모습.
지난 7일, 옥천노동자협의회 주관 '학교로 찾아가는 청소년 노동인권교육'이 청산고에서 열렸다. 강의는 1부 노동권 이론 설명, 2부 참여형 수업으로 진행됐다. 사진은 학생들이 참여형 수업에서 조별로 회의하는 모습.

“8350원이요.”

최저 시급이 얼마인지 알고 있냐는 충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정미진 활동가의 물음에 학생들은 입을 모아 재빨리 대답했다. 학생들은 원하는 옷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데 필요한 아르바이트 최저 시급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그 밖의 노동권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아르바이트를 한 학생 중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본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야근수당, 주휴수당도 잘 몰랐다. 최저 시급 정도만 얕게 알고 있는 학생들에게 노동권에 대해 깊이알려주는 학교로 찾아가는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7일 청산고(교장 송영광)에서 열렸다. 당장 임금과 직결되고 노동복지와 연관되어 있는 이야기라 학생들은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다.

옥천노동자협의회(회장 오대성) 주관으로 충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활동가들이 진행한 이번 강의는 청소년들의 노동인권 인식 재고와 안전한 권리 행사를 위해 기획됐다.

강의는 1,2,3학년 3개 학급 모두에서 현장 질문을 하는 등 맞춤형으로 실시됐으며 한 시간씩 1,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학생들은 본인의 노동인권과 실질적으로 맞닿아 있는 강의 내용에 필기까지 하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청소년이라면 꼭 알아두어야 할 노동법 기준 10가지

강의 1부에서는 인권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과 청소년 노동권이 이야기됐다. 2학년 1반 강의를 맡은 충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정미진 활동가는 청소년은 자신이 어떤 권리를 가졌는지 잘 몰라요. 그래서 사업주와 만났을 때 불리한 상황에 놓이기도 하죠. 오늘은 청소년이 법적으로 어떤 권리를 가졌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알아보려고 해요라며 강의 포문을 열었다. 정 활동가가 인권 개념과 함께 청소년 노동 권리가 침해된 실제 사례를 소개하자 학생들은 웅성거리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어 정 활동가는 이것만큼은 꼭 알기를 바란다라며 청소년에게 적용되는 법적 기준 10가지 15세 이상부터 노동 가능 위험업종, 유해업종 노동 불가 근로계약서 작성 2019년 최저 시급 8,350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에 임금 지급 청소년 하루 7시간, 일주일 35시간 노동 가능(초과근무 시 1.5배 수당) 일주일 15시간 이상, 개근 시 주휴수당 지급 퇴직 후 14일 내 모든 임금 지불 본인 실수 포함 산재 시 보험처리 가능 인격 존중 받으면서 일할 권리를 제시했다.

정 활동가는 사업주에게 근로계약서를 요구하기 힘들 땐, “일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나 교대 시간표를 찍어두는 것도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1부 강의가 끝날 때쯤 한 학생이 만약 신고하려면 어디로 전화하나요?”라고 묻자, 정 활동가는 신고하기 전에 충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등 노동상담센터와 먼저 이야기하길 권하면서 자신의 번호를 직접 넘겨주기도 했다.

이번 '찾아가는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에서는 참여형 수업도 있었다. 학생들은 한 달 생활비를 직접 산출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은 산출한 한 달 생활비를 발표하는 모습.
이번 '찾아가는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에서는 참여형 수업도 있었다. 학생들은 한 달 생활비를 직접 산출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은 산출한 한 달 생활비를 발표하는 모습.

 

노동인권은 내 생활과 가장 맞닿아 있는 기본 권리

두 번째 강의는 참여형 수업으로 진행됐다. 4, 5명씩 조를 이룬 학생들은 미혼모 가정, 자취하는 대학생 등 각기 다른 상황을 설정하고, 이에 필요한 한 달 생활비를 산출했다. 생활비에 어떤 항목이 포함되는지조차 막막해하던 학생들은 시간이 지나자 아기 기저귓값이 엄청 비싸.”, “자취방 월세가 얼마일까?” 등을 고민하며 실제 그 상황에 놓인 듯 몰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의를 마무리하면서 정 활동가는 청소년의 시선에서 시급 8350원은 많아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오늘 생활비를 직접 계획해보면서 시급이 결코 큰 금액이 아님을 느꼈을 거예요. 아르바이트하다가 시급보다 적게 받았을 때, 그냥 넘어가지 말고 오늘 배운 것을 떠올려봤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이날 강의를 들은 2학년 안하늘(18, 지전길) 학생은 강의가 실용적이라고 평하면서 청소년 노동권에 대해서 따로 찾아본 적은 없었는데, 이렇게 학교 수업을 통해서 들으니까 좋았어요. 방학 때 카페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할 계획인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라며 덧붙였다. , 같은 학년 성경도(18, 청산로) 학생은 예전에 아르바이트할 때는 8시간 이상 일했는데도 초과수당을 못 받았어요. 그렇게 받아야 하는 줄 몰랐죠. 이제는 알았으니까 (초과근무를 하게 되면) 달라고 말할 거예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미진 활동가는 옥천 같은 지역 사회의 경우, 아르바이트하는 청소년들이 지역 경제의 중심일 때가 많아요. 하지만 지역의 폐쇄적인 면 때문에 업주끼리 담합하기 쉽고, 학생들은 문제가 있어도 문제 제기를 잘하지 못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깨닫고 행사할 수 있도록 이런 교육은 계속되어야 해요라고 말했다.

청산고등학교에서 진로상담을 담당하는 이한미 교사는 상담을 하다 보면 아르바이트한다는 학생들이 종종 있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아이들이 근로계약서는 제대로 쓰는지, 최저 시급은 받고 일하는지 걱정이 됐어요. 그래서 이런 수업을 마련한 거예요. 이번 기회를 통해서 학생들이 자기한테 주어진 권리를 직접 찾을 수 있기를 바라요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청소년은 노동 당사자면서 동시에 약자

옥천노동자협의회(이하 노협)가 충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와 손잡고 찾아가는 청소년 노동인권교육을 시작한 건 2014년부터다. 6년간 꾸준히 학교 안으로 들어가 학생들을 만나온 셈이다. 노협 이현경 사무국장은 청소년은 노동 당사자예요. 하지만 학교에서는 노동과 노동인권을 배우기 어렵죠. 그래서 청소년은 동시에 노동약자이기도 해요.  노협차원에서 이런 청소년들을 위해서 10대 때부터 노동인권을 교육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어요라고 말했다.

그간 한정된 예산에 많은 학교를 방문하진 못했지만 아르바이트와 현장 실습 경험이 있는 학생이 90%에 육박하는 충북산업과학고등학교부터 우선 찾아갔다. 청소년노동인권 강연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반영해 올해는 면 단위 학교까지 방문할 수 있게 됐다. 청산고가 바로 그 첫 타자였다.

이 사무국장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청산고와 계속 교류하는 것은 물론, 다른 학교와도 인연을 맺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노협이 공문을 보내고 신청을 받는 형태지만 곧 학교에서 먼저 요청을 해오는 날이 있겠죠라며 희망찬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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