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에 미술관을" 꿈꿔 본다.
향수 100리 어디쯤 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빼기, 아담하지만 알찬 그런 미술관.
지용의 詩語를 닮은, 이미지의 寶庫같은 열린 시공간의 세계로 나아가는
그런 미술관을 옥천에 꿈꿔 본다.

[특별기고]

 

심향 박승무, 한원 박석호, 하동철 선생 등 옥천 출신 유명 화가가 많이 있지만, 옥천에 미술관은 없습니다. 옥천 출신 작가들의 상설전시나 지역예술인들의 기획전을 하면서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는 미술관의 부존재는 열악한 옥천 문화환경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이원면 대동리 출신 월간 서울아트를 발행하고 김달진 미술자료관을 운영중인 김달진 선생을 필두로 지역 출신 예술인들이 옥천 미술관 건립을 위한 기고를 연재합니다.

 

미술관은 미술작품을 전시, 감상하는 일방적인 시스템의 건축 공간

정영목서울대 명예교수
정영목서울대 명예교수

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거기서는 '문화'라 일컬어지는 다양한 인프라가 생산, 소비되는 복합 공간으로서, 미술관은 지역, 경제, 역사, 교육 등을 아우르며 확장해 나아가는 자본주의의 꽃과 같은 존재이다. 특히, 지방자치 시대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유일한 대안을 '문화'라 한다면, 그중에서도 미술관은 문화의 핵심이라 할만하다. 유럽, 미국, 일본, 그리고 최근의 중국 등 각 지역의 특색을 담은 미술관들이 그 지역의 경제적인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하는지에 관한 좋은 사례들을 보더라도 옥천도 그럴만한 여건은 충분하다. 

글쎄, 나의 고향이라 더욱 애착이 가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전국의 어디를 누벼 다녀도 옥천만큼 우리의 정서를 대변하는 수려함이 어디 있겠는가. 필자는 수북리 출신으로 늘 오대리와 석탄리의 금강 줄기를 끼고 자랐다. 때문에 이런 자연의 조건을 뒷받침해줄 문화공간은 더욱 절실하다. 

옥천이라는 자연에 걸맞게 지어진 미술관, 생각만 해도 즐겁다.   

옥천은 이미 지용이 있어 근대문학의 성지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무엇이 하나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항상 남는다. 또한, 어떤 연결고리라 생각할 수 있는 게, 지용의 시가 시각적인 이미지를 구사한다는 사실이다. 그림과 시, 매우 어울리는 한 쌍의 문화라 아니할 수 없다. 옥천에 시는 있는데 그림은 없다?

앞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미술관은 작품을 소장하고, 전시하고, 교육하는 단순한 기관이 아니다. 미술관은 문화의 온갖 형태들을 담는 사회적인 소통의 마당이다. 때문에 이러한 기능을 개발한다는 공공성의 측면에서도, 서울을 위시하여 대도시에 편중되어 있는 미술관을 이제는 각 지자체들이 적극 나서서 유치, 설립, 운영해야 할 대의적인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미술관은 장기적인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며, '옥천'의 이름을 전국에, 나아가 세계에까지도 떨칠 수 있는 전환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림과 시가 있는 - 문화 옥천" 그럴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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