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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서 더 행복한 축제’ 증약초 작은 운동회 열다
‘작아서 더 행복한 축제’ 증약초 작은 운동회 열다
  • 정서영
  • 승인 2019.10.0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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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일 증약초에 열린 작은 운동회
비오는 날에도 식지 않은 열기
‘증약가족들’ 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주민 모두 함께 해
아이들이 힘을 모아 커다란 공을 굴리고 있다.
아이들이 힘을 모아 커다란 공을 굴리고 있다.
옥천신문은 서울시 청년허브와 함께 별의별 이주기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주동안 지역신문 기자 연수 및 체험을 하는 건데요. 이형화, 정서영 인턴기자가 2일 있었던 증약초 운동회를 다녀왔습니다. 같은 현장에서 취재했는데 각자의 시각이 담긴 다른 기사가 나와서 같이 싣습니다. 짧은 시간 느낀 현장을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우와아!!”

 10월2일, 증약초등학교(교장 김화자) 강당인 증약관에 함성소리가 울려 퍼진다. 증약초 운동회 ‘문화공감 한마음축제’가 열띤 호응과 함께 진행되고 있는 현장. OX 퀴즈의 정답자들이 기쁨에 겨워 즐거워하는 소리다. 사회자 대 교장 선생님의 가위바위보 결과, 학부모가 제기를 몇 번 차는지 등 다채로운 문제들이 출제된다. 마지막 정답이 발표되고 끝까지 남아 선물을 받은 사람들의 얼굴에 승리의 미소가 번진다.

 증약초는 현재 본교 53명, 대정분교 11명(초등 7명, 유치원 4명)으로 총 64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작은 학교다. 본교에서 차로 20분 거리인 대정분교는 평소 서로 활발히 교류한다. 공간만 달랐지 하나의 학교인 것. 당연하게도 운동회 또한 본교와 분교 공동체 모두 함께했다.

 이날 운동회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열렸다. 1부에서는 천 릴레이, 점보컵 쌓기, 협동 봉 이어달리기, 신발 컬링 등을 진행했다. 점심식사 후 2부에서는 커다란 공 나르기, 학부모 줄다리기, 춤과 함께하는 대동제 등이 이어졌다. 모든 게임에 모든 학년이 다 참여하는 만큼, 학생들은 누구를 응원할 틈도 쉴 틈도 없었다. 그런데도 지치지 않고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모두가 어울려 함께 했기에 재미도 에너지도 ‘두 배’가 되었던 것 아닐까.

 “공굴리기는 달콤팀의 승리!” 운동회하면 떠오르는 ‘청팀vs백팀’이 아닌 ‘행복팀vs달콤팀’의 독창적 구도는 김화자 교장의 아이디어였다. ‘채움(꿈)‧배움(智)‧나눔(樂)으로 행복충전, 증약 달콤교육’이라는 증약초의 교육비전에서 유래했다고.

 본래 운동장과 증약관 두 곳에서 함께 치러질 예정이었던 운동회는 비가 오는 탓에 실내에서만 진행하였다. 바깥에는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지만 참여한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얼굴에는 햇빛보다 밝은 미소가 한 가득이다.

 “오래간만에 나오니 좋아요.”

 강당 한 편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던 이선형 할머니(73, 군북면 증약리)는 손녀손자들인 이서영(증약초 1학년), 이준영 학생(증약초 3학년)과 함께 운동회를 찾았다. 손녀손자가 “꼭 오셔야 돼요!” 부탁해 안 오실 수가 없으셨다고. 할머니는 맞벌이 부부인 며느리와 아들을 대신하여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그런 할머니의 평소 외출은 마을에 위치한 ‘행복한 교회’에 나가는 것 뿐. 그래서인지 시끌벅적 모두가 어울려 노는 운동회가 마냥 즐겁다. “신발 컬링 게임에서 세 번이나 신발을 던졌는데 다 졌어. 그래도 안하던 거 하니까 재밌더라.”

 이날 운동회에는 최미화(41, 군북면 대정리) 증약초 대정분교 학부모회장도 참여했다. 양시은(대정분교 5학년), 양정은(대정분교 유치원 6세) 학생의 어머니인 최미화 학부모회장은 “애들이 재밌게 노는 거 보기만 해도 좋아요”하며 뿌듯한 웃음을 지었다. 물론 정말 보기만 하지는 않았다고. “OX 퀴즈 참여했죠. 이겼어요. (웃음)”

 그렇게 모두가 어울려 노는 축제의 장. 초등학교 운동회인데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여럿 와있다. 누군가 하니 작년 증약초 대정분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모교 운동회를 찾은 것. 김다은 대정분교 졸업생(대전 동신중 1학년)은 운동회에 오기 위해 함께 졸업한 김재석, 류승범(대전 동신중 1학년) 학생과 버스를 타고 30분을 달려 왔다.

 “저번에 졸업앨범을 보다가 학교가 너무 그리웠는데 오늘 운동회 한다 해서 구경하러 왔어요.”

 전통놀이 위주로 진행했던 예년 운동회와는 달리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같이 게임도 하고 싶은데 조금 쑥스럽네요.(웃음) 그래도 기회 되면 꼭 참여할 거예요.” 졸업생도 함께하는 운동회가 어디 흔할까. ‘한 마음 축제’라는 제목에 걸맞게 현 시점의 학생, 학부모, 교사 뿐 아닌 학교와 인연을 맺은 모든 이들을 위한 축제임을 알 수 있었다.

 올해 9월 1일 새로 부임한 김화자 교장 또한 아이들을 향한 응원을 펼치며 함께 즐거워했다. 김화자 교장은 “이번 운동회를 통해 아이들과 학부모님들, 선생님들 그리고 지역사회 공동체 모두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했어요. 이렇게 모든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덧붙여 “부임한 이후 학교 공동체와 첫 대면하는 자리인지라 조금 긴장됐지만, 오늘 기회를 통해 훨씬 더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 같아 참 좋았다”는 소감도 전했다.

 “(증약초는) 비록 작은 학교지만 학부모님들도 적극적이시고, ‘꿈지락’이라는 증약초만의 교육과정을 통해 다양한 활동들을 해나가는 학교”라며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해서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육을 선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 또한 밝혔다.

 “나는 엄마다! 나와주세요!”

 모두가 춤으로 하나되는 대동제 시간. 어머니들이 김연자 가수의 ‘아모르 파티’ 노래에 맞춰 숨겨왔던 춤 실력을 뽐낸다. 범상치 않은 어머니들의 한 바탕 춤이 끝나고 이어지는 다음 멘트.

 “나는 증약초등학교 선생님들을 사랑한다! 나와주세요!”

 사회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우르르 아이들이 달려 나간다. 즐겁게 웃으며 춤추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모습에서 선생님과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저절로 느껴진다. 여느 초등학교 운동회와는 달랐던 증약초의 운동회. 작은 학교만이 가질 수 있는 끈끈한 공동체성 때문 아니었을까.

"우리 팀 이겨라!"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는 아이들의 모습.
"우리 팀 이겨라!" 아이들이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고 있다
'링가링가링' 신나게 춤을 추는 학부모와 아이들의 모습.
'링가링가링' 신나게 춤을 추는 학부모와 아이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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