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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여성영화제] '그녀의 이름을 부르다'
[옥천여성영화제] '그녀의 이름을 부르다'
  • 박해윤
  • 승인 2019.10.02 2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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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옥천여성영화제'서 영화 김복동·시인할매 상영
위안부 투쟁 역사 속 개인의 삶 그린 영화 '김복동'
한글 몰랐던 할매들의 시인 성장기 그린 영화 '할매시인'
지난달 23일 옥천여성영화제 일환으로 영화 김복동(감독 송원근)이 향수시네마에서 상영됐다. 24일에는 영화 시인할매(감독 이종은)가 안남도농교류센터에서 선보여졌다.

[르네상스 옥천] 지난달 23일과 24일에 거쳐 진행된 옥천여성영화제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23일에는 영화 김복동(감독 송원근)이 향수시네마에서 상영됐고, 24일에는 영화 시인할매(감독 이종은)가 안남도농교류센터에서 안남 어머니학교·안내 행복한 학교 어머님들을 대상으로 상영됐죠.

충북여성문화제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날 영화제는 청주 ywca가 주최하고 충북도가 후원하는데, 옥천을 시작으로 영동과 진천 등 충북 지역에서도 차례로 영화제가 개최됐습니다. 옥천여성영화제의 경우 지역문화활력소 고래실이 주관해 행사를 치렀고 영화제 개막 전 2019 옥천여성영화제 추진위원회(△김지혜△박누리 △여진 △우승인 △장경수 △황민호) 를 구성해 영화 '김복동'과 '시인할매' 상영의 뜻을 모았죠.

해당 영화제를 지역에서 구현하고자 고민한 지역문화활력소 고래실은 영화제 준비 시기에 한창 위안부 문제로 반일감정이 심각해진 때임을 주목했습니다. 해당 시기에 때마침 영화 '김복동'이 개봉하면서 위안부 문제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가 공론장이 형성되기도 했죠. 송원근 감독을 초청해 지역에서 해당 논의를 함께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인 할매 상영은 안남도농교류센터에서 이뤄져 의미를 더했습니다. 시인할매의 주된 내용은 한평생 자식을 위해 희생해 온 까막눈 할매들이 한글을 깨우치고, 나아가 시를 짓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안남면에는 '안남 어머니 학교', 안내면에 '행복한 학교'에서 어르신들이 문해 교육을 진행 중입니다. 시인 할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과 비슷한 삶을 살아온 어르신들은 영화를 보고 울고 웃었습니다.

옥천여성영화제서 상영된 두편의 영화는 김복동이라는 여성의 위안부 역사 속 투쟁을 그렸고, 한국사회에서 엄마로 살아 온, 이제는 늙어버린, 그러나 계속 해서 나아가는 여성의 삶을 그렸습니다. 영화제에 참석한 관람객들은 앞으로도 옥천에서 이같은 문화 행사들이 지속적으로 개최됐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습니다.

이번 르네상스 옥천편에서는 지난달 23일 향수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김복동' 상영회 내용을 간추려 실으려고 합니다.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한 주민들도 함께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지난달 23일 영화 김복동(감독 송원근)이 향수시네마에서 상영됐다. 영화 상영 후 송원근 감독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이날 사회를 맡은 우승인 충북녹색당 운영위원(왼쪽)이 맡았다.

■ "나이는 구십넷, 이름은 김복동입니다"

영화가 끝났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먹먹함을 참지 못한 관객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일본군 위안부 투쟁 역사 속에서 마주한 개인 김복동의 삶은 대단했고, 존경스러웠다. 동시에 청산되지 않은 채 남아있는 역사에 대한 분노가 올라왔다. 몇십년의 투쟁 속에서 아직까지도 일본의 사과를 받기 위해 투쟁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향수시네마에서 개최된 옥천여성영화제 참여 관객 100여명은 잊고 살았던, 그러나 함께 기억하고 연대해야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시 마주했다. 

"개인 김복동이 아닌 일본군 위안부 투쟁 속에서, 그러니까 역사 속에서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그리고 싶었다는 감독님의 말에 공감했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여성인권운동과 김복동 할머니의 이야기가 담기면서 그 파급력이 더 커졌다. 영화는 실제 영상 기록 등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자료인 만큼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 활동에 참고될 수 있게 했으면 한다" (최원석, 대전시)

"영화를 보면서 가슴이 답답해졌다. 시민이 어떤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가에 대한 무게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시민이 바뀌어야 나라도 바뀐다고 생각한다. 이번 옥천여성영화제는 해당 문제를 함께 공감하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 값진 시간이었다"(민경천, 옥천읍)

지난달 23일 영화 김복동(감독 송원근)이 향수시네마에서 상영됐다.
지난달 23일 영화 김복동(감독 송원근)이 향수시네마에서 상영됐다.

■ 송원근 감독 "역사 속 여성인권운동가로서 김복동 삶 조명"

영화 김복동의 런닝타임 1시간 41분이 지나고 송원근 감독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우승인 충북녹색당 운영위원이 사회를 맡아 행사를 진행했다. 제일 먼저 '영화를 어떻게 만들게 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김복동이라는 인물이 일본군 위안부 투쟁 속에서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어떻게 움직였는지. 역사 속 개인을 조명하고자 했어요. 지금까지 일본군 위안부 피해가 중점으로 다뤄진 영화들은 많았죠. 하지만 저는 피해자의 관점보다는 여성인권운동가로서 그의 삶을 조명하고 싶었습니다." (송원근 감독)

1992년부터 김복동과 함께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와 미디어몽구가 제공한 오디오 파일과 영상 등을 정리하고 역사적 사실을 모았다.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한 김복동 할머니의 27년 간의 기나긴 여정을 실제 사료들 위주로 영화 속에 담았다.

"기록 문서를 참고하고,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작업했습니다.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한 이후 할머니를 찾아갔지만, 당시 상황이 인터뷰가 가능한 상황은 아니었어요. 욕심내서 무리하면 안된다는 판단이 서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았죠. 결국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공적인 가치가 담긴 김복동을 담고자 했죠. 역사를 벗어나서는 할머니를 설명 할 수 없거든요." (송원근 감독)

지난달 23일 영화 김복동(감독 송원근)이 향수시네마에서 상영됐다.
지난달 23일 영화 김복동(감독 송원근)이 향수시네마에서 상영됐다. 월간 옥이네 박누리 편집장이 영화 상영 시작 전 안내를 하고 있다.

 

■ 영화 속 김복동 감정을 대변하는 장면과 내레이션

영화 속에는 유독 바다를 촬영한 장면이 많다. 27년 투쟁 역사 속 김복동의 감정을 대변한다.

"실제 할머니가 부산 다대포에 사셨어요. 진전없는 투쟁 속에 '더는 못 있겠다'며 서울 마포구에 있는 '평화의 우리집'을 떠나 다대포로 돌아가신 적도 있어요. 2015년 당시 위안부 합의가 이뤄지고 나서 답답한 마음에 속초 바다를 보러 가기도 하셨죠. 할머니가 느꼈던 허무함 같은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실제 속초나 다대포 바닷가에서 영상을 담았어요. 결국 할머니의 삶을 꿰뚫는 것이 바다가 아닐까 싶어요." (송원근 감독)

영화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한지민은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묵묵하지만, 포근하다.

"한지민씨는 2017년 '기억의 터' 1주년 행사에 참여해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와 만난 적이 있어요. 이를 계기로 부탁을 드렸는데 응해주셨죠. 전반적으로 묵묵하게, 토닥토닥 살포시 안아주는 느낌으로 읽어줄 것을 부탁했어요. 감정을 실은 부분은 '바다가 보고 싶다'는 대목이나 마지막 내레이션 정도였어요." (송원근 감독)

지난달 23일 영화 김복동(감독 송원근)이 향수시네마에서 상영됐다.

■일본 만행 알리는 작업 계속 돼야

김복동은 병상에 누워 투병하는 동안 일본으로부터 '미안하다'는 말을 듣기 바랐다. 바라는 건 그것 하나였다.

"할머니 본인이 이 싸움을 끝내고 싶어하는 생각이 크셨던 것 같아요. 돌아가시기 4개월 전에도 외교부 앞에서 1인시위를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는 크게 바라는 게 없다며 그저 일본으로부터 '미안하다'라는 말을 듣는 것. 이거 하나를 바랐어요. 죽기 싫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셨죠. 집에 가고 싶다며,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는 말을 했죠." (송원근 감독)

현재 영화 김복동은 일본어 판 번역 중에 있다. 영국과 프랑스 번역은 물론 스페인이나 남미 번역할 수 있는 모든 언어로 해외 각국에 소개됐으면 한다.

"일본이 정말 만행을 저질렀구나라는 걸 외국도 알 수 있게 하고 싶어요. 배리어 프리(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판도 BH엔터테인먼트 소속 박성훈 배우가 녹음을 할 예정입니다." (송원근 감독)

영화를 만들기 위해 취재한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도 진행중이다.

"영화를 제작하면서 위안부 투쟁의 역사에 관한 자료가 부족함을 느꼈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취재노트를 정리하고 있어요. 원고를 쓰기 위해 취재하면서 메모한 내용인데 공공의 영역에 올려 놓으려고요. 빠른 시일 내에 완료하려고 합니다."

지난달 23일 영화 김복동(감독 송원근)이 향수시네마에서 상영됐다.
지난달 23일 영화 김복동(감독 송원근)이 향수시네마에서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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