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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교사, 유튜브 크리에이터 꿈꾸는 청산의 별들
영어 교사, 유튜브 크리에이터 꿈꾸는 청산의 별들
  • 정서영
  • 승인 2019.10.01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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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고 1학년 김지은, 권준호 학생
'티쳐 사인', '드라마틱' 동아리 만들어 활동도
청산고등학교 김지은, 권준호 학생

 

[희망이 자라는 옥천] 아담하지만 잘 정돈된 교정에 들어서니 색색의 코스모스들이 반겨준다. 푸르른 가을 하늘 아래 춤추는 코스모스라니! 탄성이 절로 나오게 아름답다. 이렇게 멋진 풍경을 벗 삼아 자라는 학생들은 어떤 친구들일지, 들뜨고 설레는 마음이 든다. 수업도 빠지고 인터뷰에 응해준 고마운 친구들은 청산고등학교(교장 송영광)의 김지은(1학년, 보은읍), 권준호(1학년, 청산면 지전리) 학생이다. 쭈뼛쭈뼛 수줍게 이야기를 이어가는 모습은 바람에 흔들리는 가냘픈 코스모스를 떠올리게 했다. 그렇지만 두 친구 모두 꿈을 말할 때는 어떠한 주저함도 없이 다부졌다. 어리다면 어린 나이 벌써부터 스스로의 꿈을 향해 한발 한발 성실히 걸어가는 지은, 준호 학생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집이 보은읍인 지은 학생은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영어교사요!” 대답하는 목소리에는 망설임이 하나도 없다. 앞으로의 꿈에 대해 이토록 뚜렷한 생각을 가진 고 1 친구라니. 이유를 들어보면 더욱 고개가 끄덕여진다. 영어와 가르치는 일을 좋아해서 두 가지를 합친 결과,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똑 부러진 꿈을 가지게 된 것. “제가 한 친구에게 가르쳐준 내용이 또 다른 친구에게 전달되는 모습을 보면 큰 기쁨을 느껴요.” 뿌듯한 기억을 떠올리며 웃는 모습을 보니, 교사라는 직업과 지은 학생은 분명 인연인 듯하다. 리더십까지 겸비한 지은 학생은 1학년 학생들 중 교사직에 관심 있는 친구들을 모아 동아리를 만들었다. “동아리 이름은 티츄얼 쏴인(Teacher sign)이에요.” 순간 자리의 모두가 깜짝 놀랐다. 지은 학생의 발음이 원어민 저리가라였기 때문! 할 수 있다면 음성파일을 첨부하고 싶을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지은 학생의 취미는 ‘미드’(미국 드라마) 감상이다. 요즘에는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를 즐겨본다고. “미드를 보면서 실생활에서 쓰이는 용어들을 배우고 있어요.” 그렇게 영어를 향한 지은 학생의 불타는 열정을 우연히 들려준 발음으로 미루어 알 수 있었다. 다부지게 스스로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에 멋지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지은 학생의 옆에서 내내 수줍은 미소를 짓던 준호 학생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꿈에 있어서는 거침없이 나아간다. 청산면서 나고 자라 청산초‧중을 거쳐 청산고에 진학한 준호 학생은 ‘1인 미디어’를 창작하는 크리에이터가 꿈이다. 초등학생 때부터 관심 있던 영상편집을 책과 유튜브로 독학했다는 준호 학생은 중학교 졸업식 영상 편집을 자원해서 도맡았다. 취미는 유튜브 시청인데, 그냥 보는 것이 아닌 요즘 어떤 편집이 ‘대세’인지를 파악하는 시장조사(!) 차원이라고 한다. 만만치 않게 똑 부러진다. 경력도 꾸준히 쌓아가는 준호 학생은 청산고 영상창작동아리 ‘드라마틱’(Dramatic)의 영상 편집을 일임하고 있다. 그런 영상 편집을 위해 준호 학생이 사용하는 ‘프리미어 프로’라는 프로그램은 그 가격이 학생 할인가로도 한 달에 2만원 초반대이다. 집에서 지원을 해주시나 했더니 본인 용돈의 3분의 1을 투자해 직접 부담한다고. 이거 정말 기특할 따름 아니겠는가.

 

 지금의 활동만으로도 자랑스러운 두 학생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봤다. 지은 학생은 영단어를 암기하는 동아리나 다른 국가의 드라마를 통해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동아리를 만들고 싶다. 망설임 없이 답하는 모습에 다양한 활동을 계속해서 구상해왔음을 알 수 있었다. 준호 학생은 “큰 돈 들인 프로그램, 뽕을 뽑아야죠.” 대답한다. ‘뽕을 뽑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유튜브를 통해 꾸준히 멋진 편집 방식을 연구하는 것. 탄탄한 준비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채널을 개설해 멋진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그 다음의 목표이다.

 꿈을 향해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스스로 뚜벅뚜벅 걸어가는 학생들은 마냥 수줍어 보였던 첫 인상과는 달리 참 다부졌다. 미래를 꿈꾸지만, 그런 만큼 현재의 하루하루에 더 집중하며 알찬 삶을 꾸려나간다. 청산면 밤하늘에 유난히 밝게 빛난다는 별처럼 반짝였던 두 친구. 꿈의 달성과는 상관없이, 언제나 반짝일 소중한 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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