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동이면 세산리 실로암요양원에서 3개 봉사단 음악 공연 선보여
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 릴레이의 일환, 3월부터 11월까지 진행
최승구씨의 깜짝 마술쇼도 열려…다양한 공연에 어르신들 ‘방긋’

24일 ‘세대를 넘나드는 재능공연 연합봉사’가 오후2시 동이면 세산리 실로암요양원에서 열렸다. 옥천색소폰이 색소폰 연주를 하고 있다.

[다함께 복지] 조용했던 동이면 세산리 실로암요양원이 신나는 음악소리로 들썩인다. 몇몇 어르신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멋지게 춤을 춰본다. 봉사자들과 어르신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24일 ‘세대를 넘나드는 재능공연 연합봉사’가 오후2시 실로암요양원에서 열렸다. 이날 자원봉사센터, 장령산기타동아리, 터울림난타, 옥천색소폰, 실로암요양원 등에서 80여명이 참석했다.

공연 시작에 앞서 자원봉사센터 금정숙 센터장이 터울림난타 오정순(60, 옥천읍 가풍리) 회장에게 릴레이 봉사 깃발을 전달했다. 이번 활동은 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 릴레이의 일환이다. 봉사자들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센터 측에서 기획한 것. 릴레이 자원봉사는 3월부터 시작해 11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오늘(24일)이 33번째란다.  

세 봉사단이 연합한 것도 자원봉사센터 덕이다. 센터에서 어울리는 동아리끼리 짝지어주면 2~3년 동안 같이 활동하게 된다고 한다. 장령산기타동아리, 터울림난타, 옥천색소폰은 올해부터 하나의 공연봉사 팀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터울림난타 오정순 회장이 연합동아리를 지도하고 있다.

자원봉사센터 금정숙 센터장이  터울림난타 오정순(60, 옥천읍 가풍리) 회장에게 자원봉사 릴레이 깃발을 전달했다.
옥천색소폰이 실로암요양원 어르신들 앞에서 색소폰 연주를 하고 있다.

옥천색소폰이 공연 첫 타자를 맡았다. 흰 셔츠와 검정조끼를 입은 5명이 걸어 들어오자 어르신들의 박수가 이어졌다. 봉사자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마우스피스에 입술을 가져다 댄다. 그리고 빰- 하고 색소폰의 깊은 소리가 울린다. 신철이(73, 옥천읍 장야리) 회장을 중심으로 힘차게 연주를 이어나갔다. 어딘가 구슬픈 가락에 어르신들은 박수를 치다가도 무언가 회상하는 듯 조용히 정면을 응시하기도 했다.

최승구(72, 옥천읍 양수리)씨가 실로암요양원 어르신들에게 마술을 보여주고 있다. 종이가 돈으로 바뀐 현장.

색소폰 연주가 끝나고 최승구(72, 옥천읍 양수리)씨의 깜짝 마술쇼가 벌어졌다. 최승구씨는 옥천색소폰 단원 임무희(63)씨의 남편으로, 매주 금요일 평생학습원에서 마술을 배우고 있단다. 삼색 천을 각각 투명한 관에 넣고 빼니 천이 하나로 합쳐진다던가, 종이를 접었다 피니까 종이꽃이 끝없이 쏟아진다거나 진귀한 광경의 연속이었다. 최승구씨가 주머니에 종이를 넣고 빼니 만원 지폐로 변했다. 다른 봉사자가 돈을 가져가려는 듯 장난을 친다. 그 모습을 보고 어르신들이 하하 하고 웃었다. 계획에는 없었지만 성공적인 쇼다. 무대 뒤에서 임무희씨가 최승구씨에게 “여보, 잘했어”한다.

터울림난타가 실로암요양원 어르신들 앞에서 퓨전난타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다음 공연은 터울림난타 5명의 퓨전난타. 트로트 노래에 난타로 흥을 더한다. 봉사자들은 검정색 시스루 상의에 하얀색 바지로 멋을 냈다. 오정순 회장이 말하길, 옷도 직접 맞췄다고 한다. 상의의 반짝이는 장식이 움직임을 강조한다. ‘빠라빠라빠빠빠~’ 음악이 재생되자 봉사자들은 하늘로 채를 치켜들더니 북을 ‘둥둥’하고 친다. 가면 갈수록 빨라지는 손놀림에 어르신들의 어깨가 들썩인다. 몇몇 어르신들은 가사를 알고 있는지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봉사자들이 채를 서로 교차해 부딪히거나 “어이!”하고 기합을 넣을 때가 하이라이트. 손은 바삐 움직여도 봉사자들은 어르신들과의 눈맞춤을 계속 이어나갔다.

장령산기타동아리가 실로암요양원 어르신들에게 기타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난타북 위에 마이크가 놓이고, 하모니카 소리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장령산기타동아리는 이것저것 많이 준비해왔는지 준비하는 데에 조금 시간이 걸렸다. 강사 김원택(49, 옥천읍 양수리)씨가 죄송하다며 멋쩍게 웃었다. 지연된 이유는 직접 노래를 선보이기 때문에 마이크와 스피커가 필요하기 때문. 하모니카도 준비했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인원도 9명으로 봉사단 중 제일 많이 왔다. 일어서서 공연을 진행하던 다른 팀과 다르게 자리에 풀썩 앉아버린다. 기타를 안정적으로 연주하기 위함. 봉사자들은 악보를 펼치고 음악을 연주했다. 목소리, 기타 소리, 하모니카 소리가 섞여 풍부한 느낌이 들었다. 노래를 편히 부르기 위해 터울림난타의 북 위에 마이크를 올려놓은 모습이 인상적. 어르신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봉사자들의 공연을 관람했다. 연주를 끝낸 다른 봉사자들도 뒤편에서 박수를 치며 공연을 즐겼다.

주인공은 원래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 모든 공연이 끝나고 어르신들과 봉사자들은 10분간 자유 무도회를 가졌다. “10분간 놀아봅시다”하고 외치니 너나할 것 없이 일어선다. 누군 노랠 부르고, 누군 춤을 춘다. 어르신, 복지사, 봉사자 모두 신나는 노래에 몸을 맡겼다.

실로암요양원의 어르신들과 복지사, 봉사자들이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실로암요양원 어르신들과 봉사자들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 
터울림난타 전수하(58, 옥천읍 금구리)씨가 공연 진행을 도와주고 있다.
터울림난타 전수하(58, 옥천읍 금구리)씨가 공연 진행을 도와주고 있다.

실로암요양원 어르신들은 봉사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김철(93)씨는 “공연이 재밌고 다들 잘한다. 소리가 정말 좋다. 와주셔서 고맙다”며 소감을 남겼다. 박수를 치며 노래를 듣던 육분순(77)씨는 “다들 연주를 잘하시는 것 같다. 신나는 노래를 들으니 마음도 들뜬다”고 전했다.

공연 진행을 도운 터울림난타의 청일점 전수하(58, 옥천읍 금구리)씨는 “상대적으로 외부인이나 문화생활을 접하기 어려운 어르신들을 위해 공연 봉사에 참여했다”며 “사람의 생명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지만 행복했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어르신들이 오늘 공연으로 행복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실로암요양원 박미현 원장은 “자원봉사센터에서 상반기 1번, 하반기 1번으로 1년에 2번 정도 공연 봉사를 온다”며 “어르신들이 정말 좋아하신다. 봉사를 와주신 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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