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5일 개봉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귀화리 황하섭씨 시사회 초청돼
곽경택-김태훈 공동감독, 김명민 주연, 샤이니 최민호, 김인권, 매건 폭스 출연 화제
26일 옥천향수씨네마 개봉관에서도 초대 돼 군부대 장병들과 만나
6일 영덕 예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시사회에 초청돼 가족들 모두 다녀와

 장사상륙작전의 영웅 황하섭(93, 옥천읍 귀화리)씨와 학도병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장사리;앚혀진 영웅들’이 9월25일 개봉했다. 
 곽경택-김태훈 공동감독으로 김명민 주연에 샤이니의 최민호, 김인권, 헐리웃 배우 매건 폭스까지 출연하는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에 참전용사인 황하섭씨는 지난 6일 영덕 예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첫 시사회에 가족들과 함께 초대되어 영화를 보고 왔다. 그 소식을 전해들은 옥천향수씨네마(관장 변창환)도 황급히 26일 황하섭 참전용사를 초청하여 3시25분 보은에서 온 장안부대 단체관람 전에 소감을 밝히는 등 '반짝 행사'를 열어 주목을 끌었다. 황하섭씨는 "옥천 향수씨네마에 처음 방문을 한다"며 "제가 참전한 전투를 소재로 한 영화를 보러 많이 와 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아울러 "625전쟁이 나고 20일 후에 부산으로 내려갔는데 긴박하게 학도병으로 차출돼 싸우게 됐다"며 간략하게 참전 이야기를 소개했다. 

 보은 장안부대(2201부대 3대대) 김용휘 중령은 "하루 날 잡아서 전쟁영화를 보고 작전 훈련에 대해 논의해 보는 시간이 있는데 이번에는 장사리 영화를 옥천에서 상영한다 해서 다 같이 단체관람을 왔다"며 "그런데 뜻밖의 참전한 학도병을 옥천 영화관에서 만나게 돼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며 37사단 모자를 선물로 건넸다.  

 적진을 교란하고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학생과 피난민을 사지로 내몬 장사상륙작전(1950년 9월14~15일,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에는 영문도 모르고 배를 타고 갔다가 총탄세례를 받아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희대의 작전이었다. 북한군의 이목을 끌고 버티면서 작전은 성공했지만, 그만큼 희생도 컸다.
 625전쟁으로 인해 혼인한지 10일 만에 가족과 생이별을 하고 학생도 아닌데 학도병으로 차출돼 이미 죽음이 예정되어 있는 장사상륙작전에 동원된 황하섭씨 이야기는 옥천신문 9월21일자 ‘장사상륙작전의 주인공 황하섭’이란 인터뷰로 한번 실린 바 있다. 
 황하섭씨는 당시 옥천사료 황종섭씨 부친인 황주표씨와 함께 부산으로 피난을 갔다가 황주표씨는 UN군에, 황하섭씨는 학도병으로 차출된 것이 장사상륙작전에 참전하게 된 서막이었다.
 밀양으로 가서 총 한번 안 쏴보고 육군직할유격대에 소속돼 부산항 제4부두에서 문산호라는 배를 탔을 때만 해도 학도병 동생들과 역사적 현장으로 가리라는 것을 전혀 예감할 수 없었다. 
 인천상륙작전에는 7만5천여 병력과 261척의 해군함정, 국군과 유엔군의 대대적인 연합작전이었지만, 장사상륙작전은 낡은 상륙함 문산호 1척과 구축함 1척, 그리고 정규군 특수부대가 아닌 772유격대라 불리는 학도병이었다. 이 유격대에는 옥천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황하섭씨가 포함되어 있었다. 학도병 대부분은 경상도 지역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으로 이뤄진 군번도 없는 학생들이었다. 3주간의 체력훈련과 정신교육 훈련이 전부인 그들에게 장총 한자루와 미숫가루 몇 봉지만 주고 ‘너희는 죽음으로써 나라는 지킬 수 있다’는 이 한마디에 배를 탔다고.
 지금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는 이 전투에서 그는 살아남았다. 지금 남아있는 유격동지회 회원들은 서울 8명, 대구 8명, 옥천 1명 등 20명이 채 안 된다. 그는 10년 전부터 해마다 영덕에서 9월15일 열리는 기념행사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번 기념행사는 영화로 상영돼 더 뜻이 깊었다. 

 아들 황정연씨와 황은지, 황인기 손주들과 함께 직접 영화 시사회에 초대된 것. 아들 황정연씨는 “사실상 우리나라가 지금에 있기까지는 아버지가 무모했던 장사상륙작전에 참전하여 사지를 뚫고 싸웠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아버지와 같이 싸웠던 학도병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살아남아 증언을 할 수 있는 아버지가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시사회에 가족들 모두 같이 참여해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며 “옥천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함께 보고 장사상륙작전의 의미를 같이 느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국방부에서도 뒤늦게 이들에 대한 서훈을 하려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가족 관계자의 증언이다. 황정연씨는 “아버지와 학도병들의 숭고한 희생이 단순 야사로 기록될 것이 아니라 이들의 희생을 제대로 기리려면 국가 서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행사장에서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얼핏 들었는데 서훈까지 이어질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황하섭씨는 전쟁이 끝난 후 고향으로 돌아와 이장과 노인회장을 맡으면서 마을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마을회관에 땅을 희사하고 1958년 선제적으로 포도작목반을 구성하는 등 옥천포도가 이름이 나는데 밑거름이 됐다. 경북 영덕군은 2015년 5월 294억원을 들여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 조성을 시작했고, 현재 2천톤급 규모의 문산호가 거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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