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고을농장 운영하며, 겸업으로 카페와 펜션 7월20일에 문 열어
 고을아트라는 유통법인도 만들어 협업하며 온라인 농산물 유통도
 카페는 로컬음료 카페 지향, 펜션은 방 두개에 20명 가량 수용 가능

 ‘살아온 고향'이라고 '경험한 농촌'이라고 처음부터 호락호락하게 본건 아니었다. 그는 또 재고 신중하게 준비헸다. 귀농하기 전 서울시농업기술센터 귀농학교와 여주시농업경영전문학교 과수창업과정과 그 외 귀농 관련 교육만 500시간을 수료했다. 그 정도로 교육을 받아놓고도 마침 수입과일이 막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뉴스를 듣고 종목을 바꿨다. 생전 해보지 못한 양계로 바꿔 용인에서 방사양계를 하는 지인에게 5개월 동안 배운 후에 고향에 내려와 ‘큰고을농장'을 시작했다. 1천 수 토종닭 자연방사유정란을 생산한다는 것은 이름만 들어도 ‘고난의 행군’ 냄새가 물씬 난다. 조류독감이 일어나도 좋은 환경에서 지내는 건강한 토종닭들은 다 비켜가면서 뉴스에도 여러차례 오르내렸지만 잠시잠깐 주목을 받았을 뿐 그것이 농가소득으로 꾸준히 이어지지는 못했다. 축산업을 하면 어디 여행을 못 간다. 늘 매어있는 삶, 가족들 서울에 두고 혼자 하려고 하니 버거운 것도 있었다. 농사가 그리 쉽지 않다는 것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절절하게 느낀다고 했다. 1천 수의 토종닭은 300수로 줄이고 그는 다시 다른 길을 택했다. 농가소득만으로의 한계를 절감하고 농업외소득의 한 방편으로 카페와 펜션을 겸업하며 연 것. 그러면서 농산물 유통까지 손을 댔다. 어쩌면 또 다른 무모한 길을 걷는다 할 수 있을 지 몰라고 어찌됐든 살아내려는 몸부림이었다.

이론은 이론대로, 현장은 현장대로 '모범 귀농' 

윤창열(58, 군서면 평곡리), 그는 정말 ‘FM’대로 귀농을 준비했다. 미리 교육을 이수했고, 교육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안 그는 현장경험을 위해 군서 귀농회 사무국장을 6년쩨 자처해 맡고 있을 뿐더러 농업인단체 군서면회, 농촌지도자회 군서면회 총무를 일부러 맡아서 사람들을 만났다. 고향사람이라는 디딤돌만 의탁해서 할 생각은 아예 벗어던지고 초심으로 지역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정보를 습득했다. 궂은 일이지만, 회원 모두를 챙기고 만날 수 있는 역할이라 총무와 사무국장을 하는 재미가 솔솔했다. 이정도 마음가짐이면 정말 ‘모범’이라 할만하다. 그렇게 촘촘하게 준비한 그도 농가의 어려움엔 힘겨웠다. “어렵죠. 어려웠어요. 혼자 하루종일 붙어 있어야 인건비 거의 건져갈 정도니 말 다했죠. 회사 다닐 때야 정해진 시간만 일하면 됐는데 이건 대중 없어요. 농사라는 게 외부 환경적 요인이 엄청 작동하다 보니 시시각각 늘 긴장해야 해요.”

지역 알아주던 인재, 다시 농촌에 돌아오기까지

 군서초등학교와 옥천중학교, 대전상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온 지역에서 알아주는 수재였다. 대학졸업하고 CTI반도체와 메가스터디 등에서 일을 했던 ‘엘리트’였다. 자본주의 시장 깊숙하게 들어간 그는 살벌한 경쟁시스템에 염증을 느꼈고 정년이 없는 농업을 택하기로 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것. 노모와 가족들도 처음엔 반대했지만, 구순 노모는 이제 그가 옆에 있어 너무 좋다. 반대하던 가족들도 이젠 주말마다 온다. 농업을 포기하지 않고 지역을 떠나지 않고 다른 길을 모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명문대 나왔다고 명함 내밀을 생각은 아예 없었어요. 처음부터 밑바닥에서 박박 길 생각으로 농촌에 살았던 선후배들 모시면서 배울 생각이었죠. 그런 마음가짐이 귀농할 때 참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개울건너 카페와 펜션으로 놀러오시라

그래서 ‘개울건너’란 카페와 펜션을 7월20일에 문을 열었다. 새로 구입한 땅이 금천계곡 개울 건너에 있어서 카페와 펜션 최적지라는 판단이 들었다. 37번 국도를 따라가다 장령산자연휴양림 쪽으로 방향을 틀면 왼편에 개울과 만나게 된다. 개울가 첫 번째 다리인 증산교 건너에 솔밭을 등지고 서있는 신축 건물이 하나 있으니, 이름하여 “개울건너 cafe&펜션”.  77평 대지에 세워진 바닥면적 30평의 2층 건물이다. 1층 카페는 34명 정도 수용 가능한 깔끔한 카페공간으로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운영한다. 커피와 허브티 등 기본적인 카페 메뉴가 준비되어 있고, 점차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주스 종류도 늘려갈 예정이다. 직접 준비해 준 토마토 주스가 맛이 기가 막히다. 달달하지 않고 생토마토의 맛이 확 올라올 정도로 신선하다. 건강한 방사유정란도 지인들의 농산물로 가공한 음료도 곧 개봉박두라고 하니 더 기대가 된다. 한켠에 농산물직판장도 만들 생각을 한다고 하니 이게 6차산업이 아니고 무엇이랴. 2층에는 정갈한 숙소 두 개가 준비되어 있어 가족이나 지인들과 방문하여 즐기기에 좋다. (큰방 21만원, 작은방 17만원) 주방시설과 화장실, 붙박이장과 티브이까지 편의시설을 두루 갖추었고, 건물 옆쪽으로 바비큐 장과 쉼터도 이용 가능하다.

농산물 유통을 생각하다

큰고을농장에서 생산된 유정란은 주로 대도시에 택배로 보낸다. 로컬푸드직매장에도 유통했었으나 작년 8월23일부터 양계 축산농가의 사육환경표시제가 시행되면서 오프라인 판매를 중단했다. 생산품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제도 시행으로 난각이 필수가 되었는데, 수작업으로 하기에는 일손이 부족하고 기계를 들이자니 수천 만원의 설치비가 들어 실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작은 농가에는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생산, 판매, 유통까지 혼자서 다 감당하면서 충분한 수익을 얻기에는 물리적으로 역부족, 시간부족일 수밖에 없다. 
"어떻게 농업정책이 소농들한테는 더 힘들게 바뀌네요. 사실상 난각표시는 엄두가 안나는 거거든요. 수작업으로 하려면 일일이 계란에 도장을 찍고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또 한 품이 드니 이래저래 힘이 듭니다." 그래서 윤창열씨는 협업과 상생을 도모한다. 군서귀농회나 농촌지도자회 회원들끼리 일부 모여 최근에 무, 배추 공동경작을 시도했고 케이올콩 재배도 계획 중이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지역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맺고 농사 관련 정보를 얻는다. 더불어 농업회사법인 고을아트(주)를 설립하여 고구마, 대추, 벼, 유정란 등 이미 훌륭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는 농가와 연계하여 농산물 유통체계를 열어 가려고 노력 중이다.

 귀향인의 소망

 귀농 6년 차의 삶이 어떤지 묻자 윤창열씨는 지체 없이 “재미가 최고지요”라고 답했다. 즐겁지 않고서야 어찌 가능한 일이겠는가. 다만 경제소득은 어느 정도 마음을 비우되 최대한 노력해보려고 한다. 가족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여기 카페를 만들어 놓으니 아내가 가장 좋아해요. 지금은 서울에서 일하면서 학업 중인 막내와 지내고 있는데, 정년퇴임 후에 여기 내려와서도 할 일이 생긴 거니까.” 대학 공부까지 시켜놓은 아들이 귀농한다는 소식에 처음에는 걱정하며 말렸던 노모도 가까이서 의지하고 살아가는 지금이 든든하고 좋으시단다.

카페 오른쪽 마당 한 켠에 농산물 직판장 용도의 공간도 마련해두었다. 이런 저런 시도를 통해 결국은 좋은 농산물이 잘 팔리고 농가가 살아나기를 소망하며 힘쓰는 윤창열씨의 바람이 묻어난다. “할 일이 아주 많아요. 현재 농촌의 환경이 잘 받쳐주지 못하는 실정이지만 뭉치면 가능할 겁니다. 체계적으로 농산물을 유통할 방법들을 찾아가려고 해요.” 윤씨는 농산물 판로 개척이나 양계농장 운영 및 관리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의 연결을 기다리고 있다.

 “귀농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분들 상담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제가 밑바닥까지 훤희 깨고 있으니 저하고 같이 상담하고 의견을 나눈다면 적잖이 도움이 될 거에요."

 20여 명 정도의 중소기업이나 단체 회원 워크샵, 가족단위 1박2일 나들이를 하기에는 최적지다. 주변 배경이 되는 오래된 소나무와 유유히 흐르는 금천계곡만 바라보고 있어도 절로 힐링이 된다. 
 

문의 : 윤창열 대표 010-9775-6569 군서면 금산리 493번지
정리 : 염혜경, 문초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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