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꾸미 낚시 3년차, 강예지 학생(충북산과고1)의 쭈꾸미 낚시 예찬론
아버지와 대천으로 쭈꾸미 낚시 시작한 게 연이 돼 이젠 취미로

강예지 학생이 잡은 쭈꾸미와 타고 갔던 배 사진
강예지 학생이 잡은 쭈꾸미
강예지 학생이 잡은 쭈꾸미와 타고 갔던 배 사진
강예지 학생이 대천에 갔다가 우연히 찍은 배 사진

 제가 쭈꾸미 낚시를 시작하게 된 건 2017년 옥천여중 2학년 즈음입니다. 아빠가 쭈꾸미 낚시를 강력하게 추천해주셔서 한번 대천으로 가서 낚시를 해본 것이 인연이 되어 계속 하게 되었죠. 미끼는 ‘에기’와 ‘에자’라는 특이하게 생긴 것을 사용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 잡히더라구요. 잘 잡히니 재미도 있고, 쭈꾸미를 낚아올릴 때 그 쾌감이 너무 짜릿해서 자주 가게 되었습니다. 다만 쭈꾸미는 금어기가 있어서, 9월부터 잡을 수 있기에 조금 아쉬웠어요. 그래서 아쉬운 만큼 더 잡아올리기로 했죠. 그래서 금어기가 지난 추석(13일)에 저희 가족은 바다로 신나게 달려갔습니다. 아빠 친구와 함께 가서인지, 아빠도 더 즐긴 것 같더라구요. 대천항에 도착해서 짐을 내리자마자 바다 특유의 짜고도 시원한 바람이 볼을 스쳐갔어요. 그제서야 ‘아, 드디어 바다에 왔구나.’ 하고 실감이 쫙 났어요. 맘 속으로 저 바닷속 쭈꾸미는 다 내꺼다, 하하! 하며 쩌렁쩌렁 외치고, 아빠를 도와 텐트를 설치하러 갔습니다.
 서로서로 도와가며 약 한시간에 걸쳐 텐트 설치와 배 세팅을 끝내고, 다같이 만선의 기대감에 빠져들어 웃으며 맛있게 저녁을 먹었어요. 그리고 내일 최상의 몸 상태를 위해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이 때 아빠가 엄청 많이 잡는 꿈을 꾸셨다고 하시더라구요. 하하, 어쩌면 ‘예지몽’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다음날 새벽 6시, 저와 아빠는 배를 띄워 바다로 나갔습니다. 바다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시원하게 물살을 가를 때의 짜릿함이란! 그 짜릿함과 더불어 해가 뜨며 서서히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의 모습은, 정말 무어라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그렇게 하늘을 감상하며 파도를 가르고 나간지 10분이 지나자, 쭈꾸미가 많이 잡히는 곳에 도착했어요. 아빠와 저는 미리 준비해둔 쭈꾸미 낚싯대와 에자로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에자로 하면 잘 잡힌다는 소문에 에자로 시작했는데, 정말 잘 잡혔어요! 제가 한 마리 낚으면 아빠도 한 마리 낚고, 계속해서 낚아올렸죠. 그렇게 수다 떨 틈도 없이 아침 8시까지 잡다가, 아침밥이 다 되었다는 아빠 친구의 연락을 받고 다시 육지로 올라갔습니다.
 미리 준비해둔 아침밥을 다같이 먹고, 잡아온 쭈꾸미는 아이스박스에 넣어뒀습니다. 양을 보니 아빠가 잡은 쭈꾸미보다 제가 잡은 쭈꾸미가 더 많아서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아빠를 이겼다는 느낌이 들어서인지 행복하더라구요. 밥을 다 먹고 정리를 끝내자마자 우린 다시 바다로 나갔어요. 바다에 오기 전 아빠는 ‘우린 그냥 낚시를 하는 게 아니라, 전투낚시를 하는 거다.’ 라고 하셨는데,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네요.
 쉬지 않고 쭈꾸미를 낚아올리고, 가끔 놓치는 일이 있으면 열이 올라 더욱 열심히 하며 오후 4시까지 바다를 무자비하게 활보했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전투낚시’였어요. 하지만 자연의 앞에서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폭풍의 여파로 파도가 세지는 바람에 쭈꾸미는 잘 잡히지 않았고, 멀미 또한 심해져 결국 육지로 다시 올라왔습니다. 더 진행하지 못해서 시무룩한 채로 육지에 올라왔지만, 잡은 쭈꾸미를 보고 안도감이 들었어요. ‘그래, 이정도 잡았으면 잘 한거지 뭐.’ 집에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께 자랑할 생각을 하자 기분은 얼마 안 가서 다시 좋아졌고, 저녁 식탁엔 맛있게 삶은 쭈꾸미가 올라왔습니다. 식탁에서 쭈꾸미를 마주하니 쭈꾸미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느낌이 들었달까요? 기분 좋게 쭈꾸미를 먹으며, 친구에게 전화로 실컷 자랑하다가 잠이 들었어요. 그렇게 바닷가에서 마지막 밤이 지났습니다. 다음 날에는 너무 열렬히 낚시를 한 탓인지, 꽤 피곤했어요. 우선 집으로 가야 하니, 텐트를 힘겹게 정리하고선 쉬는 시간을 잠시 갖고 집으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쉬는 시간에 먼 바다를 보며 다음번에 올 때에는 더 많이 잡겠다고 다짐했어요. 
 나에게 쭈꾸미 낚시는 지루한 일상을 탈출해 새로운 세계를 맛보면서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취미로 자리잡았죠. 쭈꾸미 낚시 한번 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직접 잡은 싱싱한 쭈꾸미를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그 쫄깃한 식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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