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겸 교사 기획, 환경, 인권, 지역을 주제로 한 참신한 광고 눈길
4개 조로 나뉘어 매시간마다 주제별 공익광고 제작해

 

옥천여중이 학교 수업으로 공익광고를 배우고 직접 제작하는 시간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학생인권, 동물생명권, 지역 홍보 등의 주제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로 뚝딱뚝딱 한시간만에 즉석에서 포스터를 제작하며 설명하는 시간을 가져 ‘재미’와 ‘의미'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9월부터 시작한 수업은 모두 2시간씩 4개 차시가 끝난 상황이고 그림으로 그린 지면 공익광고를 바탕으로 9월23일부터는 4차시 수업으로 김원택 방과후교사가 영상으로 제작하는 방법에 대해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중 1학년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동영상 작품이 10월 말 쯤 개봉박두 예정이어서 잔뜩 기대가 되고 있다. 

 옥천신문사와 함께한 이번 수업에는 공익광고에 대한 취지와 의미에 대해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매 시간마다 주제를 가진 공익광고를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환경 및 동물생명권을 주제로 한 두번째 시간에는 천은정, 최현서, 황다빈, 김채민 학생 조는 ‘우리가 사용한 일회용품이 기후 온난화를 가중시켜 독도를 잠기게 할 지도 모른다’는 취지의 포스터를 제작하며 ‘독도가 일본이 아닌 기후 온난화 때문에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내용을 담아 눈길을 끌었다. 한참 경제보복으로 달아오른 반일감정을 색다르게 활용하며 일회용품 사용으로 인한 기후위기 상황을 꼬집었다. 

 이석주, 정민서, 이나영, 정예지 학생 조는 같은 조 학생 이름을 재미있게 차용하며 ‘석주야 담배피고 뒷처리는 잘해라’는 도발적인 문구로 ‘흡연’에 대한 경고를 뛰어넘어 환경을 고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아 재미있게 제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허지수, 현수정, 황정연 조는 농약과 항생제,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젖소를 상징적으로 그리면서 ‘약 주고, 병 받고 쓰레기 무한리필점, 인간들이 그 주인입니다’라는 강렬한 문구로 동물 생명권을 공익광고로 이야기했다. ‘젖소는 좁은 공간에서 항생제를 맞으며 살지만, 인간들은 그게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는 문구를 삽입하여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구체화했다. 

 오다은, 곽다현, 강다연, 오예인 학생들은 여름 금강휴게소에 집에서 기르는 동물을 버리고 가는 세태를 꼬집었다. ‘여름 휴가철 잊으신 거는 없으십니까?’란 문구로 물어보며 ‘강아지는 물건이 아닙니다’라는 짧고 강렬한 문구로 동물을 유기하는 사람들을 비판했다. 

 

세번째 시간인 학생인권을 주제로 한 시간은 학생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공익광고 내용이 더 흥미진진했다. 이 시간에는 두가지 공익광고가 눈에 띄었는데 ‘화장’에 관한 두가지 상반된 시선이 일맥상통하게 연결되어 있어 같이 보면서 그 가치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허지수, 현수정, 황정연 조가 만든 공익광고는 ‘여자면 꼭 꾸며야 하나요?’라는 물음을 던지며 ‘당당하게 외출하고 싶어요’, ‘내가 아닌 나’, ‘아이디 성형외과’ 등의 문구를 배치하면서 강요된 정형화된 외모로 평가받는 여성들의 빼앗긴 인권에 대해 강하게 성토했다. 

 이에 반해 이석주, 정민서, 이나영, 정예지 학생 조는 ‘우리도 초등학생이나 어른들처럼 꾸밀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문구로 ‘자유로운 염색이나 퍼머, 화장, 장신구 착용 등을 강하게 규제하는 중고등학교 규칙’에 대해 비판했다. 

 두 포스터는 묘하게 대비되면서 ‘강박’과 ‘억압’이라는 코드로 맥을 같이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첫 광고는 정형화된 외모 지상주의를 강요하는 사회에 대한 비판이 들어있고, 두번째 광고는 합의하지 않은 규칙에 의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신체의 권리를 학교가 박탈한다는 비판이 담겨 있었다. 

마지막 시간에 열린 지역 홍보 공익광고 역시 참신한 아이디어가 담긴 공익광고가 톡톡 튀어 나왔다. 4개 조에서 2개조가 포도복숭아를 주제로 한 공익광고를 만들었는데 색감과 아이디어가 괜찮다는 평을 얻었다. 이석주, 정민서, 정예지, 이나영 학생 조는 ‘내년 7월 옥천 포도, 복숭아 축제에 놀러오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정지용 시인의 호수 시를 조금 바꿔 콜라보를 만들어 포도 복숭아와 정지용 시인을 같이 홍보하는 일석이조를 노렸다. ‘포도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포도 복숭아 먹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옥천 올 수 밖에’란 내용으로 시를 재미나개 바꿨다.

 곽다연, 오다은, 강다연, 오예인 학생은 가수 스윙스의 유행어를 십분 활용해 ‘저기요. 포도 복숭아 좋아하세요?’라고 몰으면서 옥천포도와 복숭아에 대한 장점을 설명했다.  옥천 포도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하우스 포도로 달고 맛있다는 내용과 복숭아는 기름진 땅에서 자라 달고 그윽한 향이 난다는 홍보 문구를 달아 관심을 끌었고 두 포스터 모두 포도 복숭아의 색감을 대비되게 활용해 눈에 확 들어왔다는 평가다. 

 이에 반해 현수정, 허지수, 황정연 학생이 만든 지역홍보 포스터는 지금까지 등장하지 않은 새로운 곳을 학생의 관점으로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포스터를 대각선으로 양분하여 옥천향수씨네마와 금강휴게소를 옥천의 대표적인 장소로 꼽아 장점을 설명했다. 

 ‘가격은 다운, 편리함은 업, 에어컨 빵빵, 자리 프리’라는 라임으로 옥천 작은영화관 ‘향수씨네마’를 홍보했다. 현수정 학생 조는 “굳이 이제 영화보러 대전까지 나가지 않아도 자리도 마음대로 앉을 수 있고 편안하고 오붓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향수씨네마가 옥천의 명소”라며 “가격도 대전에 비해 절반값이고 먹을 것도 가격이 저렴하여 많이 이용하는 장소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향수씨네마 공익광고를 접한 향수씨네마 변창환 관장은 “이 광고를 향수씨네마에서 꼭 구매하고 싶다”며 “이 광고를 제작한 학생들에게 영화티켓과 팝콘을 선물해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하나의 명소로 소개된 금강휴게소는 ‘서울까지 언제가니? 사랑의 자물쇠 채우고, 도리뱅뱅 고고, 당장 고고’란 랩의 라임으로 소개했다. 방송인 이영자도 추천하는 금강휴게소의 도리뱅뱅이를 강력하게 추천하며 옥천 향토음식을 더불어 홍보하기도 했다. 

 옥천여중 안다겸 교사는 “4회차로 진행하는 공익광고 수업 시간 동안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학생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로 공익광고를 제작해 내어 놀랐다”며 “앞으로 수업은 인식의 지평을 더 넓히는 차원에서 인권과 환경, 지역에 대해 더 깊이 있게 공부하는 시간을 갖고서 공익광고를 만든다면 더 울림이 있는 광고를 만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 홍보 광고는 나중에 영어, 일어 등 다양한 언어 버전으로 만들어 옥천군에 기부하고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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