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생명사랑사진공모전 수상자들의 사진 이야기
9일 관성회관에서 2019 생명사랑사진공모전 시상식 진행

9일 관성회관에서 정신건강·자살예방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관성회관 1층 복도에 2019 생명사랑사진공모전 수상작이 전시돼있다.
9일 관성회관에서 정신건강·자살예방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관성회관 1층 복도에 2019 생명사랑사진공모전 수상작이 전시돼있다.
9일 관성회관에서 열린 정신건강·자살예방의 날 기념행사에서 생명사랑사진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수상자들이 상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9일 관성회관에서 열린 정신건강·자살예방의 날 기념행사에서 생명사랑사진공모전 시상식이 열렸다. 수상자들이 김재종 군수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다함께 복지] 편집자주_9일 관성회관에서 정신건강·자살예방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특강(강사 홍성현), 선물증정, 정신건강복지센터 동영상 상영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됐죠. 그 중 하나는 2019 생명사랑 사진공모전 우수작 전시와 시상식. 덕분에 주민들이 멋진 사진들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생명사랑사진공모전은 옥천군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주관하고 옥천군이 주최한 공모전입니다. 주제는 생명사랑 및 생명존중. 일반부와 학생부로 나눠 8월17일까지 공모를 진행했습니다. 수상자는 대상 1명, 최우수상 2명, 우수상 3명, 장려상 4명으로 총 10명입니다.

사진에 담긴 이야기가 궁금해져 일반부‧학생부 수상자 각 1명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대상 강기정씨를 비롯한 나머지 수상자들은 개인사정으로 아쉽지만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이들의 사진 이야기가 독자들에게 좋은 추억이 됐으면 합니다. 또한 공모전 수상자 모두 축하드립니다.

 

■ ‘너도 귀중한 생명’ 학생부 최우수상 지유빈(장야초1, 옥천읍 문정리) 학생

지유빈 학생의 '너도 귀중한 생명'
학생부 최우수상 지유빈(장야초1, 옥천읍 문정리) 학생의 '너도 귀중한 생명'. 사촌동생 장수호(1)에게 분유를 먹이며 웃고 있다.
양갈래를 한 귀여운 지유빈(장야초1, 옥천읍 문정리) 학생. 상장을 보여주며 수줍게 웃고 있다. 상장의 옥천군 금색 마크가 마음에 든단다.
양갈래를 한 귀여운 지유빈(장야초1, 옥천읍 문정리) 학생. 상장을 보여주며 수줍게 웃고 있다. 상장의 옥천군 금색 마크가 마음에 든단다.

유빈 학생은 막 태어난 지 백일 된 사촌동생이 마냥 귀엽고 신기하다. 집에서는 막내지만, 조금만 걸어 나가면 유빈 학생은 누나가 된다. 사촌동생 장준혁(2), 장수호(1)가 같은 아파트 옆 동에 살기 때문이다. 유빈 학생은 막 백일을 넘긴 수호에게 자주 젖병을 물려준다. 덕분에 분유가루와 물을 얼마만큼 넣어야 할지도 알고 있다.  

유빈 학생은 여름방학 방학식 날 가정통신문을 여러 개 받았다. 그 중 하나는 생명사랑 사진 공모전 안내문. 평소 대외활동에 관심이 많은 유빈 학생은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엄마 장선안(38)씨에게 달려가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엄마 장선안씨는 수호에게 젖병을 물려주는 유빈 학생의 사진을 골랐다. 그 사진을 공모전에 제출한 결과, 유빈 학생은 학생부 최우수상이라는 쾌거를 안았다. 

엄마 장선안씨가 말하길, 유빈 학생은 동생들의 사진을 자주 찍어줬다고 한다. 함께하는 순간이 소중하고,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동생의 모습을 기록하고 싶어서다. 수호가 태어날 때도  같이 있었다고 한다. 유빈 학생은 아주 작았던 동생 수호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태어났을 때는 요만큼 작았는데(양손을 모으며), 지금은 이만해졌어(양손을 펼치며).” (지유빈 학생)

“그렇지, 금방 쑥쑥 자라지.” (엄마 장선안씨)

상을 받았을 때의 소감을 부탁하니 “좋았어요”하고 베시시 웃는다. 시상식 때 수업에 빠질 수 있어서 좋아했다는 사실을 엄마 장선안씨가 실토했다. 그 말을 들으니 유빈 학생의 배꼽이 데굴데굴 굴러간다. 시상식이 다가오자 긴장했는데, 막상 무대 위에 서니 긴장하지 않았다고 한다. 혼자가 아닌 여러 명이라 괜찮았다고. 

유빈 학생은 상금 10만원을 자신이 아닌 가족들에게 나누어줬다. 갖고 싶은 것도 없었고, 가족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상금보다도 상장이 마음에 들었다. 유빈 학생은 상장의 옥천군 마크가 금색이라 예쁘다며 고사리 손으로 가리켰다.

지유빈(장야초1, 옥천읍 문정리) 학생과 엄마 장선안(38)씨가 고른 수호의 사진.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귀엽다.
지유빈(장야초1, 옥천읍 문정리) 학생과 엄마 장선안(38)씨가 고른 수호의 사진.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이 귀엽다.

인터뷰 한 날(16일), 수호네 가족은 잠시 대전을 다녀온다고 한다. 저녁 즈음 수호가 도착하면, 유빈 학생은 수호를 만나러 간다. 그야말로 수호 ‘덕후’다. 

수호의 사진을 요청하자 유빈 학생과 엄마 장선안씨가 휴대폰 사진첩을 뒤적여본다. “이게 귀엽지”, “이게 더 귀엽지 않아?”하며 의견을 나눈다. 마침내 고른 사진은 곰돌이 귀가 달린 모자를 쓴 수호의 모습. “이걸로 할래요”하며 모녀는 따스한 미소를 지었다.


■ ‘콘크리트 속 생명’ 일반부 장려상 윤범석(24, 옥천읍 죽향리)씨

일반부 장려상 윤범석(24, 옥천읍 죽향리)씨의 '콘크리트 속 생명'. 콘크리트를 뚫고 자란 식물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일반부 장려상 윤범석(24, 옥천읍 죽향리)씨의 '콘크리트 속 생명'. 콘크리트를 뚫고 자란 식물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윤범석(24, 옥천읍 죽향리)씨가 상장을 들고 있다.
윤범석(24, 옥천읍 죽향리)씨가 상장을 들고 있다.

윤범석씨가 가족과의 식사를 위해 안내면 인포리에 위치한 할머니 댁에 방문한 날이었다. 그날 범석씨는 할머니 댁 대문 옆에서 작은 풀 한 포기가 벽 틈새로 자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고, 생명사랑 사진공모전 일반부 장려상을 받았다.

평소에 사진을 자주 찍는 편은 아니었다고 한다. 봉사활동이나 가족행사에서의 사진만 남기는 정도. 때문에 생명 존중과 생명 사랑을 보여주는 사진을 찍는 게 처음엔 난해하게 느껴졌다고. 생명력을 표현하기 위해 범석씨는 길을 지나가면서 식물들, 곤충들의 사진을 남겼다. 그러다 운명처럼 풀 한 포기를 발견한 것.

“단단한 콘크리트를 뚫고 자라는 식물을 보고 강인한 생명력을 느꼈어요. 연약한 식물이 그럴 수 있다는 게 경이롭더라고요.” (윤범석씨)

현재 범석씨는 대전보건대학교 사회복지과 3학년 2학기 재학 중이다. 꿈은 전공을 살린 사회복지사.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 번 실습을 거쳐야 한단다. 범석씨는 7월부터 8월까지 4주 동안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실습을 했다. 그 과정에서 복지센터 직원들이 범석씨에게 공모전 사실을 알려줬다고. 덕분에 상을 받을 수 있어서 감사하고 영광이란다.

범석씨는 장려상 상금 5만원을 받았다. 처음엔 아버지나 여동생에게 주려고 했으나 가족들이 범석씨에게 돌려줬다. 추후 햄버거 세트를 여러 개 구입해 가족과 주변인들에게 나누었다고 한다.

한편 범석씨는 주민들에게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알려지길 바라고 있다. 자신도 2년 전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다가 센터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다. 봉사와 실습을 거치면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유용하다고 생각했단다. 덧붙여, 졸업 후에 일하고 싶은 곳 중 하나가 정신건강복지센터라며 웃었다.

“우리나라가 OECD 자살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고, 최근엔 번아웃 증후군에 대해서도 많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아마 정신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이 많이 계실 거예요.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한번쯤 정신건강복지센터를 방문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윤범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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