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 문학의 향연

한평생 살아도 피우지 못한 꽃, 밤새 궁리하고도 부치지 못한 편지, 나는 그것들을 오십령까지 끌고 와 고된 토악질한다 내 새끼들이 부화되지 못하고 가슴에 묻혀 사리를 빚는 밤이면 가쁜 숨을 몰아쉰다

 

주체할 수 없이 부푼 거품들이 연약한 살갗으로 터져 나간다 그곳에 물꼬처럼 아픈 옹이 하나 돋는다 복잡한 나의 이론들, 내 손에 쥐어진 것은 달랑 바람 한 줌뿐이다

-이명식, 개밥바라기,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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