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살림 식농교육, ‘가까이愛 절기밥상’
향긋한 가을버섯의 바삭 쫄깃한 변신
버섯, 들깨부터 각종 장까지, 모두 ‘옥천푸드’ 사용

 계절에 맞는 지역 먹거리를 활용해 식(食)과 농(農)의 혼연일체를 꿈꾸는 옥천살림의 식농교육, ‘가까이愛 절기밥상.’ 이곳에도 바야흐로 가을이 찾아왔다. ‘가을’이라 하면 떠오르는 것이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단풍, 낙엽, 추석, 감, 송편, 부침개… 꼴깍. 오늘의 식농교육 선생님인 낭랑소반의 정지연 대표는 “가을 하면 버섯”이라고 말한다. 9월의 첫 번째 지역 먹거리로 간택된 버섯의 무한한 변신, 그 중에서도 송고버섯강정과 표고버섯전을 6일 오전 10시 농업기술센터 3층에서 만나봤다.

송고버섯이 맛있게 튀겨지는 중이다.
표고버섯전의 준비과정. 재료를 모두 잘게 썰었다.
표고버섯전의 준비과정. 재료를 모두 잘게 썰었다.

 송고버섯,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버섯의 향연이 펼쳐지는 농업기술센터. 모두 옥천에서 난 ‘옥천푸드’다. 그뿐만이 아니다. 요리에 사용된 것 중에서 옥천에서 나지 않는 것을 제외하면 들깨나 감자, 각종 장, 매실청 등이 모두 옥천 것이다. ‘가까이愛 절기밥상’이라는 이름도 계절에 맞는 옥천푸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만들어졌다. 밥상살림 식생활센터 김인원 센터장의 말처럼 “계절에 맞게 지역의 음식을 먹는 것이 건강에는 최고”니까.

 오늘의 요리는 ‘송고버섯강정’과 ‘표고버섯전’. 버섯으로 강정을 만든다니 약간 생소하다. 익숙하게 들리는 표고버섯전 역시 익히 아는 그 모양새는 아니다. 표고버섯의 갓 속에 소를 넣어 부치는 전을 생각했다면 오산 중에 오산, 경기도 오산이다. 오늘의 표고버섯전은 색다르게 건표고와 감자를 채썰어 잘게 찢은 느타리와 함께 버무려 만들기 때문이다.

낭랑소반의 정지연 대표가 오늘의 선생님이다.
낭랑소반의 정지연 대표가 오늘의 선생님이다.

 정지연 대표는 오늘의 전을 “밀가루는 거의 들어가지 않고, 제철음식인 버섯과 들깨, 남아있는 여름철 감자를 활용해 응축된 가을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간도 소금으로 약간만 해서 재료 본연의 자연적인 맛을 냈다. “소금으로 간을 해야 부드럽고 물기가 나온다”는 꿀팁은 덤이다.

튀겨진 강정에 양념을 입히는 빠른 손길을 포착했다.
튀겨진 강정에 양념을 입히는 빠른 손길을 포착했다.

 송고버섯강정은 튀김요리의 번거로움을 절감시켜 만들었다. 튀김은 기름이 많이 들고 번거로워 집에서 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향과 영양을 보존하기에 좋다는 장점이 있다.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 기름과 시간이 적게 드는 정지연 대표의 간편한 튀김요리법을 전격 공개한다.

 1. 한입 크기로 잘라 튀김옷을 입힌 버섯을 준비한다.
 2. 불을 켜지 않은 팬에 찬 기름과 버섯을 넣는다.
 3. 팬에 종이를 덮고 그 위에 뚜껑을 덮는다.
 4. 불을 켠 후 3분간 기다린다.
 5. 빗소리가 나면 잘 튀겨진 것. 팬을 열어 버섯을 뒤집어준 후 다시 기다린다.
청일점 참여자인 김기완(73, 이원면 원동리)씨.
청일점 참여자인 김기완(73, 이원면 원동리)씨의 예사롭지 않은 칼질. '할빠요리'에서 배운 것이라고 한다.

 이날 식농교육에 청일점으로 참여한 김기완(73, 이원면 원동리)씨는 여성회관의 ‘할빠요리’ 경험자다. 아니나 다를까 건표고를 써는 칼질이 예사롭지 않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하잖아요? 요리도 마찬가지야. 이 버섯으로 천 가지를 만들 수가 있어요. 사람 하기 나름이지. 뭐든 할 수 있어서, 요리의 변신은 무죄라니까.”

김은정(43, 옥천읍 죽향리)씨
김은정(43, 옥천읍 죽향리)씨가 노릇하게 구워진 표고버섯전을 접시에 담고 있다.

 김은정(43, 옥천읍 죽향리)씨는 식생활네트워크 회원이다. 일 때문에 처음 와 보는데 재미있어서 또 참여하고 싶다고. ‘오늘 해보고 집에 가서 또 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돌아오는 대답이 뭐였을까? “이 정도쯤이야!”

 이순자(46, 옥천읍 장야리)씨는 작년에도 3개월 동안 식농교육에 참여했다. 올해는 첫 번째 참여라고. “갓에 소를 넣은 표고전은 약간 어른 입맛이라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이건 야채튀김 같아서 애들도 잘 먹겠네요.”

"기자님도 이거 맛 좀 보셔!"
"기자님도 이거 맛 좀 보셔!"

 하나둘 음식이 완성되고,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맛을 봤다. 옆 테이블 짝꿍에게 한 입, 옆에서 사진 찍는 기자에게 한 입, 학생들을 살피러 온 정지연 대표에게 한 입. 송고버섯강정은 바삭 달콤, 표고버섯전은 바삭 고소, 안에서는 버섯 향이 쫄깃하게 가득 씹힌다. 표고버섯전에 들어간 감자와 들깨는 식감과 향을 한층 더 살려준다.

담은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담은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같은 재료로 같은 음식을 만들었는데도 누구는 더 바삭하게, 누구는 더 짭짤하게, 손끝마다 모두 조금씩 맛이 다르다. 담는 모양도 모두 가지각색. 김기완씨의 말대로다. ‘버섯의 변신은 무죄’다. 옥천푸드의 무한한 변신, 그 변화에 옥천살림이 함께하고 있다.

담은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담은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서로 간장도 따라주고 참기름도 따라준다.
서로 간장도 따라주고 참기름도 따라준다.
표고버섯전의 재료를 섞는 빠른 손길 포착!
표고버섯전의 재료를 섞는 빠른 손길 포착!
노릇노릇 맛있게 구워지고 있는 표고버섯전.
노릇노릇 맛있게 구워지고 있는 표고버섯전.
여기도 피었다, 버섯꽃!
여기도 피었다, 버섯꽃!
동글동글 빚어서 얹어야 모양이 예쁘다.
동글동글 빚어서 얹어야 모양이 예쁘다.

 

버섯꽃과 함께 기념사진 찰칵!
버섯꽃과 함께 기념사진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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