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상록봉사단, 퇴직공무원 21명으로 구성된 자원봉사단체
칼갈이, 테이핑요법, 전래놀이 등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사람들 도와
인기 만점 테이핑요법, 기자가 직접 체험해보니 “시원하다”

순서대로 서시범(73, 옥천읍 마암리) 총무와 김희재(71, 옥천읍 마암리) 회장
순서대로 향수상록봉사단의 서시범(73, 옥천읍 마암리) 총무와 김희재(71, 옥천읍 마암리) 회장. 넉넉하고 온화한 미소가 그들의 따뜻한 마음을 잘 나타낸 것 같다.

[다함께 복지]

■ 향수상록봉사단 김희재 회장과 서시범 총무를 만나다

첫 인상은 ‘개성있다’였다. 김희재(71, 옥천읍 마암리) 회장과 서시범(73, 옥천읍 마암리) 총무의 인상이 정반대라고 느꼈기 때문. 도형으로 비유해서, 동그라미와 마름모가 함께 놓인 느낌이었다. 처음에는 같은 봉사단 소속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이 봉사심으로 뭉친 끈끈한 동료란 걸 눈치 챌 수 있었다.

이들이 소속된 향수상록봉사단은 퇴직공무원 봉사단체다. 2014년도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대전지부에서 진행한 자원봉사이론 교육이 봉사단 형성의 계기. 교육 후 봉사단을 만들자는 얘기가 속속 튀어나왔다고 한다. 모임 첫날부터 나오지 않은 사람도 생기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현재 21명의 봉사단원이 소속돼있는 탄탄한 단체다.

향수상록봉사단은 이동봉사단에 참여하고 있다. 단, 자원봉사센터의 다른 봉사단체들도 참여하기 때문에 일부 단원들만 참여한다. 이동봉사단에서는 칼갈이와 테이핑요법 위주로 하고 있다. 칼갈이의 경우는 날을 갈지 못해 칼을 여러 개 갖고 있는 주민들이 올 때가 있단다. 테이핑요법은 주민들에게 인기가 많다. 즉각적인 통증 완화와 거동 도움 효과 때문. 한 명이 “이것 봐”하고 몸을 움직이면 너도나도 찾아온다고 한다. 

단독으로는 사회복귀시설 별뜰과 어린이집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그곳에선 전래놀이, 칠교놀이, 마술 등 다양한 놀이봉사를 한단다. 상대가 어른이든 아이든 상관없이 즐겁다. 어른이면 친구가 될 수 있어서, 아이면 덩달아 순수해지는 기분이 들어 좋다. 일방적으로 무언가를 주는 게 아닌, 서로 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된 것. 이젠 먼저 악수를 청하는 친구들도 생겼다.

나라에서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위함이 봉사를 시작한 이유였다. 좋은 선택이었다. 봉사를 하면 할수록 치유의 기운이 그들의 마음을 가득 채운다. 이런 마음을 다른 사람들도 경험해봤으면 하는 게 그들의 마음.

“사람들이 많이 봉사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죠. 특히 도지사, 군수 등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이면 더 좋고요. 젊은 사람들도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계속 하려고 해요.” (김희재 회장)

“소일거리라도 하려고 봉사단에 들어왔는데, 아주 만족해요. 봉사를 통해 정신과 마음이 건강해졌어요. 다른 사람들도 느껴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서시범 총무)

 

■ 인기 많은 테이핑요법, 기자가 체험해봤다

향수상록봉사단 김희재(71, 옥천읍 마암리) 회장이 테이핑요법 중 하
"이게 바로 테이핑요법 테이프들이랍니다"

4일 안내면 북대리 마을회관에서 이동봉사단이 찾아온다기에 기자가 직접 가봤다. 입구부터 향수상록봉사단 서시범 총무가 칼갈이를 하며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마을회관 안쪽에선 김희재 회장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가 위치한 곳엔 살구색 테이프가 쌓인 박스가 있었다.

김희재 회장이 테이핑요법을 받아보라며 의자에 앉혔다. 반딧불척추연동치유센터의 박문서, 김건자 원장 부부가 테이핑요법을 진행하기로 했다.

반딧불척추연동치유센터 박문자, 김건자 원장 부부는 이동봉사단이 열릴 때마다 향수상록봉사단과 테이핑요법을 하고 있다. 전문가와 함께하면서 향수상록봉사단은 더 나은 봉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향수상록봉사단은 테이핑요법을 하기 위해 12주 동안 전문 강사의 교육을 받았다. 강의비는 자원봉사센터와 연금관리공단에서 지원했다고 한다.

진단을 위해 박문자, 김건자 부부가 기자의 몸 이곳저곳을 움직여본다. 기자는 “으악”하며 곡소리를 냈다. 진단 결과는 골반 틀어짐. 평소 바르지 않은 자세를 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김건자 원장은 기자의 몸에 격자 테이프와 동그란 테이프를 붙였다. 격자 테이프는 근육과 관절에 균형을 맞춰주는 테이프라고 한다. 동그란 테이프는 에너지 테이프라고 부른다. 몸의 통증 완화와 독소 제거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독소가 올라오면 짙은 반점이 테이프 위로 올라온다. 독소가 많은 사람들은 테이프가 새까맣게 변하기도 한단다.

독소로 짙은 반점이 올라온 에너지테이프의 모습.
독소로 짙은 반점이 올라온 에너지테이프의 모습.
김희재(71, 옥천읍 마암리) 회장이 테이핑요법을 선보이고 있다.
김희재(71, 옥천읍 마암리) 회장이 한 봉사자에게 테이핑요법을 진행하고 있다.

테이핑요법을 받은 후 왼쪽으로 돌아가지 않던 기자의 목이 유연해졌다. 또한 몸도 한 층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즉각적인 효과로 인기가 많다던 테이핑요법을 기자가 검증한 결과, 인기 많을 만 하다. 마을회관 옆 정자에서도 주민들이 한참 테이프를 붙이고 있었다. 홈쇼핑 전후 비교마냥 검사 땐 표정을 찡그렸다가 끝날 때쯤 활짝 편다. “시원하세요?”하고 물으니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기자가 테이핑요법을 칭찬하자 자원봉사센터 금정숙 센터장이 매일 이동봉사단을 따라오라며 웃었다. 김희재 회장에게 언제 테이프를 떼어도 되냐 물었더니 “2~3일 정도면 될 걸요”하다가 “근지러우면 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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