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혈관 강화·고혈압 예방 효과 탁월한 들깨·참깨에
칼슘 함량 높은 멸치 넣고 뚝딱…들깨·참깨 멸치 강정
냉장고 속 묵은 식재료로 다양하게 변주 가능해 '눈길'
지난달 30일 평달농장에서 박순이 셰프가 만들었다

지난달 30일 이원면 원동리에 있는 '평달농장'에서 박순이 셰프를 만났다. 완성된 들깨·참깨 멸치 강정 앞에서 로컬푸드 제철밥상 공식 포즈 '짠'을 외치고 있다. 

[로컬푸드 제철밥상] 찹쌀가루, 꿀, 엿기름, 참기름으로 만든 한국 전통 과자 '강정'. 강정은 원재료가 가진 고유한 식감을 그대로 살리는 동시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만드는 법은 어떨까. 흔히 강정이라 하면 오랜 시간,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고 생각할 터. 하지만 오늘 소개할 박순이(66, 이원면 원동리) 셰프의  '들깨·참깨 멸치 강정'은 누구나, 쉽고 빠르게 따라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이원면 원동리 '평달농장'에서 만난 박순이 셰프는 '들깨·참깨 멸치 강정'을 영양 균형이 잘 맞춰진 건강 간식이라고 평가했다. 들깨에는 알파 리놀렌산과 로즈마린산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단다. 리놀렌산은 항암 효과, 혈관 강화, 알레르기 증상 완화 등에 탁월하다. 로즈마린산은 혈당이 높아지는 것을 억제해 당뇨병 예방에 좋다. 참깨 속 '리그난'이라는 성분은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고, 동맥경화와 고혈압을 예방해 준다. 멸치는 많이 알려졌듯이 칼슘 함량이 높아 뼈를 튼튼하고 건강하게 만든다.

"들깨 멸치 강정을 메뉴로 선택한 이유는 건강 간식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냉장고 정리'를 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에요. 집마다 묵어 있던 식재료 등이 꼭 있잖아요? 저희 집은 들깨 농사를 짓기 때문에 묶어 있는 들깨가 꽤 있어요. 꼭 들깨가 아니어도 돼요. 강정의 경우 활용할 수 있는 재료 범위가 넓기 때문이죠. 이번 레시피를 참고해 추석이 돌아오기 전 잠자고 있던 각종 재료들을 방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요리 전 준비해야 할 식재료는 들깨, 지리멸치, 땅콩, 서리태다. 기호에 맞게 견과류 종류는 다양하게 쓸 수 있다. 
박순이 셰프가 평달농원 뒤에 마련된 텃밭에서 콩을 따고 있다. 이날 사용된 들깨, 콩, 땅콩 등은 모두 직접 키운 것이다. 

들깨 멸치 강정에는 우선 볶은 들깨나 참깨(1컵)와 지리멸치(2컵)가 필요하다. 여기에 씹는 맛을 더하기 위해 볶은 땅콩(1/4컵), 볶은 서리태(1/2컵) 등 각종 견과류를 준비한다. 이날 준비된 들깨, 땅콩, 서리태는 박순이 셰프가 평달농원 뒤편에 마련된 텃밭에서 직접 재배했다. 평달농장은 2008년부터 농촌교육농장을 시작했다. 아이들이 텃밭에서 나는 농산물을 직접 보고, 만지며 식재료를 이해했으면 하는 마음에 들깨 뿐 아니라, 고추·땅콩·연잎·쌀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들깨·참깨는 달궈진 프라이팬에 잘 볶는다. 
지리멸치는 물기가 싹 가실때 까지 후라이팬에 바싹 말린다.
말린 멸치는 체에 밭쳐 가루를 털어낸다.

들깨나 참깨는 펜이 충분히 달궈진 다음 볶는다. 처음에는 센불, 중간에는 약불로 줄여 색깔이 노르스름할 때 까지 볶는다. 지리 멸치는 기름을 두루지 않은 펜에 달군다. 멸치의 수분이 다 날라가도록 '바싹'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강정을 간식용으로 먹을건지 반찬용으로 먹을건지에 따라 멸치의 양을 달리 하면 돼요. 아무래도 반찬의 경우 멸치양을 조금 더 많게 해야 좋겟죠? 상황에 따라 조절하시면 됩니다."

바싹 말린 멸치는 체에 밭쳐 가루를 털어낸다. 작은 일이지만, 강정의 형태와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멸치 가루를 들어가게 되면 강정 전체 맛이 텁텁해지죠. 그렇기 때문에 멸치가루를 완전히 털어내야 해요. 이렇게 작은 팁을 지키는 게 맛있는 강정을 만들 수 있는 비법입니다."

들깨·참깨, 지리멸치 등 기본재료 준비가 끝났다면 엿장을 만들어야 한다. 엿장에는 한식조림 간장 1큰술(일반 진간장의 경우 3큰술을 넣는다. 간장 농도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과
올리고당 1컵, 설탕 5큰술을 넣었다.
여기에 고운 고춧가루 1큰술을 투하. 밥과 함께 먹는 반찬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다.
거품이 올라올 정도로 엿장을 젓다가 미리 준비한 들깨·참깨, 멸치, 각 종 견과류를 넣는다.

원재료 준비가 끝났다면, 엿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날 박순이 셰프는 한식 조림 간장 1큰술(일반 진간장의 경우 3큰술을 넣는다. 간장 농도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 올리고당 1컵, 설탕 5큰술을 넣었다. 여기에 고운 고춧가루 1큰술을 넣었다. 밥과 함께 먹는 반찬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다.

"여름 철의 경우 올리고당 비율보다 설탕 비율이 더 높아야 해요. 아무래도 습하기 때문에 올리고당 만으로는 잘 굳지 않기 때문이죠. 고춧가루는 아주 고운 걸 써야 해요. 강정이 완성됐을 때 고춧가루 크기가 너무 크면 보기에도 않좋고, 먹는데도 불편하죠."

만들어진 엿장은 약한 불로 끓인다. 엿장 안에 설탕이 충분히 녹을 때 까지 젓는다. 거품이 올라오면, 멸치의 비린맛을 잡기 위한 미림과 맛술을 1큰술씩 넣는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엿장에 미리 준비한 들깨·참깨, 멸치, 각종 견과류를 넣고 섞으면 된다.

사각틀 바닥에 참기름 1큰술을 바르고, 강정의 형태를 잡는다.
강정을 비닐로 옮겨 담고, 밀대로 밀어 먹기 좋은 크기로 만든다.
강정의 뜨거움이 가시도록 10~15분 가량 냉장고에 뒀다가 꺼낸다. 강정을 꺼낸 후 한입 크기로 잘라준다. 이때 비닐 째 잘라야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엿장과 재료들을 섞어 줬다면, 남은 것은 강정의 형태를 잡아주는 일이다. 박순이 셰프는 이날 사각 반찬 통과 주방용 랩, 지퍼백 등 집에 있는 도구만으로도 힘들이지 않고, 강정의 모양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우선 사각 그릇 밑에 강정이 잘 떨어질 수 있도록 참기를 골고루 발라줘요. 그다음에 만들어 놓은 엿장과 재료들을을 구석에 한데 몰아 넣고, 주걱으로 꾹꾹 눌러주며 모양을 잡습니다. 뜨거운 상태일 때 얼른 모양을 잡는 게 필요해요. "

모양을 잡은 엿장과 재료는 잠시 식힌다. 열기가 가시고 나면 지퍼백(비닐)으로 옮겨 담은 후 밀대를 활용해 적당한 두께가 되도록 밀어준다. 박순이 셰프는 주방용 랩을 밀대 대신 사용했다. 

"적당한 두께로 형태를 잡고나면 강정이 굳을 수 있도록 냉장고나 상온에 둡니다. 대략 15분 정도가 지나서 꺼내면 돼요. 그다음 비닐채로 한입 크기에 맞게 썰어주시면 돼요. 비닐채, 그대로 썰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들깨·참깨 멸치 강정 완성이다.

이날 박순이 셰프는 들깨와 참깨 둘 다 이용해 강정을 선보였다. 참깨 멸치 강정의 경우 고춧가루를 넣어 밥과 먹어도 손색이 없었다. 들깨 멸치 강정의 경우 입이 심심할 때 하나씩 먹는 간식류로 적합했다.

"요리를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어요. 많이 보고 듣고,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숙달이 되죠. 오늘 만든 강정 엿장을 활용하면 조금 더 다양한 강정 종류를 만들 수 있답니다."

박순이 셰프는 원광대 차문화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유원대 호텔조리학과 3학년으로 편입했다. 요리에 대한 열정이 끝이 없기에 늘 배움의 자세로 임한다. 올해는 졸업하는 해로, 졸업 작품 전시로 한식 다과를 선보였다. 이날 박순이 셰프는 독자들에게도 추석을 맞이해 송편과 다식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체험 농장을 운영하다보니까 바른 먹거리에 대한 공부를 계속하면서 역량을 강화하고 싶었죠. 그래서 호텔조리학과에 또 입학하게 됐어요. 양갱과 도라지전과, 호두말이 약과 등 졸업 작품 전시하고 남은 것들을 한 번 세팅해 봤습니다. 추석이 다가오기도 하고, 사진으로나마 함께 나눴으면 해요."

박순이 셰프가 올해 졸업 전시 작품으로 선보인 한식 다과들. 도라지 전과부터, 각종 양갱, 호두말이 약과가 먹음직스럽게 놓여있다.
박순이 셰프가 요리를 선보인 저연이 살아 숨쉬는 교육 농장 '평달농장'의 모습.
평달농장은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하는 우수농어촌식생활체험공간으로 선정됐다. 박순이 셰프는 평달농장에서 건강한 먹거리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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