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기(2)
허정수 (청소년 기자단, 안내면 도율리)

통일궁 안 경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베트남여행 동행도 구하고 정보도 공유하는 채팅방이있다. 그곳에 있는 김채현이란 분에게 어제 새벽 숙소로 오는 길에서 연락을 받았다. 자신도 '호치민을 혼자 여행 중이고, 괜찮으면 만나자. '고 말이다. 당연히 나는 좋다고 했고, 그렇게 우리는 하루종일 같이 돌아 다니게 되었다. 그는 지금 교사발령 대기 중이어서 여행하는 중이랬다. 오전 10시쯤 부터 베트남 전쟁에 대해 알 수 있는 전쟁박물관, 프랑스 식민지 정부가 세운 통일궁 등을 돌아봤다. 그리고 내일 같이 할 메콩강투어를 예약하고, 벤탄시장으로 환전을 하러갔다. 

한국에서 700$를 환전해왔다. 일단 500$만 바꾸고 나머지 100$은 나중에 부족하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갑에서 500$를 꺼냈다. 지갑에 100$가 남아있어야 한다. 그런데 없다. 다시 세봤다. 하지만 없다. 몇번이고 다시 세보고 확인을 해봐도 100$가 없다. 

약 우리돈 12만원. 이곳에서 약 5일 정도는 쓸수 있는 돈이다.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왔다. '아! 어제 택시구나!' 그제서야 눈치챘다. 어제 1$만 달라던 택시기사. 나는 1$가 없었고, 그는 지갑을 보여달랬다. 나는 보여줬고, 그는 천원짜리 한장을 가져갔다. 그 순간이다. 그 찰나의 순간에 100$를 가져간거다.

베트남에서 택시 조심하라고, 정말 많은 여행후기를 봤다. 덕분에 나는 어제 정신 바짝차리고 택시를 잘 타고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내가 멍청했다. '대체 왜 지갑을 보여줬을까?' 순간 내 스스로가 너무 멍청해보였다. 바보 같이 사기를 당하다니 그것도 12만원 정도를. 환전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호주에서 일 하고 있다는 한국인, 앤써니 형에게 이 상황을 말했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뭐. 어떤 사람은 너보다 더 큰 돈도 당했대. 여행 초반부터 당해서 기분 나쁘겠다. 하지만 여행 초반에 당했으니 남은 일정동안은 안 당할거야. 그것도 경험이지. 좋게 생각해.'

'그래 이미 없어진 돈 뭐 어쩌겠어. 어차피 비상금으로 100$ 더 챙겨온 거 잖아. 그거 없다고 생활이 힘들어 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잊자.'

아까 100$가 없어진걸 눈치채고 정신 없는 와중에 채현이 형에게 저녁에 에어360이라는 스카이라운지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했다. 낮잠좀 자다가 그랩바이크를(오토바이 택시)타고 서둘러 약속장소로 향했다. 아래로는 꺼지지 않을 것 같은 호치민 사람들의 열기가 보였고, 우린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도 모를 만큼 놀았다. 제대로 된 호치민의 첫날 밤을 그렇게 보냈다.

벤탄시장 앞 거리<br>
벤탄시장 앞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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