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과 옥천, 인물을 추모하는 방법, 일상성과 재생산성이 담보되어야
옥천신문 풀뿌리청년언론학교로 청암 송건호 선생의 유지 받들 터
지역사회가 합심하여 지용 시인의 유지도 다 같이 받들어야

[상상하라! 옥천] 난계국악단은 영동군이 난계 박연선생을 기리기 위해 91년 5월18일에 만든 군립 국악관현악단이다. 운영예산만 한 해 25억 여원, 단원들은 34명에 이른다. 난계국악단에 주목을 하는 것은 재생산성이다. 박제된 인물을 추모하는 것을 넘어서서, 단지 일회성 행사를 치르는 것을 뛰어 넘어 제2의, 제3의 박연을 탄생시키기 위한 재생산성의 매개로 난계국악관현악단을 운용하는 것을 보면, 우리의 지용제를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난계국악단은 30년 가까이 운영해오면서 영동군내 각 초중고는 물론 주민들에게까지 국악 보급이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국악인을 꿈으로 한 학생들이 국악관련학과를 졸업하고 난계국악단에 취업하는 순환의 고리를 이미 완성하고 있다. 이것은 옥천이 부러워해야 하는 지점이다. 옥천은 그 동안 무얼 하고 있었는가? 정지용의 옷고름과 바짓가랑이만 붙들고 울궈먹을 것 다 울궈먹으면서 재생산성에 과연 관심을 가지기나 했던가. 영동의 난계국악단을 따라하자면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도입해 작가군이나, 청년 작가들을 대거 옥천으로 영입하여 각종 문학강좌나 문학프로그램들이 일상속에 넘실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토양속에서 제2의, 제3의 정지용 시인이 나오길 기대하는 것은 하늘에 입을 쩍 벌리고서 감 떨어지기를 바라는 요행수와 다름없다. 비판도 해야 하지만, 스스로 대안도 준비해야 하는 법. 옥천에는 또 하나의 인물이 있다. 걸출한 언론인, 요즘같이 기레기가 난무하는 시대에 모든 언론인들이 추앙하는 언론인 청암 송건호다. 지용시인의 재생산은 지역 사회에 맡겨둔다 하더라도 청암 송건호 선생을 기리는 것은 30년 전통의 주민들이 직접 세운 옥천신문에서도 방기할 수 없는 과제였다. 매년 추모제를 하는 것 이상으로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청암 선생의 뜻이 옥천 바닥에서, 옥천을 정점으로 전국에 퍼지는 것이다. 그래서 옥천신문에는 지난 7월 뜨거웠던 여름, 제1회 풀뿌리청년언론학교를 개최한 것을 주춧돌 삼아, 서울시 청년허브와 함께 일을 벌인 별의별 OO기자를 디딤돌로, 시즌 2 성격인 제2회 풀뿌리청년언론학교를 10월부터 개최하려고 한다. 이번에는 형식이 다르다. 월간이다. 봄, 여름,가을, 겨울, 사계절, 매년 12달 모집을 할 예정이다. 매월 정예인원 5명을 모집한다. 제대로 된 지역신문 기자를 길러내는 전국 유일의 ‘커뮤니티 저널리즘 센터’구실을 할 것이다. 끊임없이 현장에서 우수한 지역신문 기자를 길러내는 것이 송건호 선생의 뜻에 가장 부합하는 일이라고 확신한다. 옥천신문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서서 수많은 청년 기자들을 양성해 내 전국 각 지역으로 민들레 홀씨처럼 보내는 일은 송건호 선생이 살아계시다면 적극적으로 함께 할 일 중 하나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수강료는 대부분 숙식 비용으로 거의 무료에 가깝지만, 신문사 지역사회 공헌사업으로,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을 환원하는 차원에서도 사명을 갖고 진행하려고 한다. 또한 지역 출신 학생들에게는 이마저도 무료로 할 생각이다. 엄혹한 시기, 기레기가 넘쳐나서 기자직분이 욕을 먹는 이 시기에 더더욱이 참된 기자 한명이 필요하다. 지역에서 기자의 꿈을 간직한 학생들에게 자그마한 힘이 되고 싶다. 옥천신문이 청소년 기자단을 꾸준히 운영하고 풀뿌리청년언론학교를 시작하는 이유이다. 2일 어제 충주 연수동 마을기자단 학교에 강의를 하러 다녀왔다. 전국에서 지역신문, 마을 신문의 꿈을 꾸는 주민들이 많이 있다. 옥천신문이 그런 꿈을 가진 이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영동의 난계국악단으로 이루려고 하는 그 꿈을 옥천은 송건호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 풀뿌리 청년언론학교로 그것을 이루려고 한다. 지역사회가 합심하여 정지용 시인의 유지도 같이 받들기를 희망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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