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수 (청소년 기자단, 안내면 도율리)

7/21 일요일 나 홀로 떠나는 두 번째 여행 첫 날이다. 지난번 러시아 여행과는 조금 다르다. 전날 부터 짐을 챙겨 놓는다거나, 한국음식을 챙기지 않았다. 더군다나 더운나라로 가기에 옷의 부피가 크지 않고, 적어도 5일에 한 번은 빨래를 할거기에 짐이 별로 많지도 않다.

내 두 번째 여행지가 베트남으로 정해지자, 많은 지인들이 물었다. '왜 겨울에는 더 추운데로 가고, 여름에는 더 더운데로가? 힘들지 않겠어?' 나는 날씨를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호치민의 배낭여행자거리와 무이네에 있는 사막에 가보고 싶었다. 베트남은 무비자로 15일을 여행 할 수 있고, 그 일정에 맞추어서 호치민-무이네-달랏-나트랑 순으로 베트남 남부를 여행하기로 정했다. 

공항에 내려, 뒤에는 40리터짜리 수하물용 배낭을 메고 앞으로는 필름카메라와 필름, 기내에 반입불가한 보조배터리 등이 들어있는 기내용 가방을 메고 셀프체크인을 하러갔다. '편도 항공권을 소지하신 승객께서는 셀프체크인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베트남은 편도 티켓을 가지고 입국을 하지 못 한단다. 그래서 직접 카운터에 가서 귀국항공권을 제시 해야한댄다.

서둘러 체크인을 마치고, 간단히 저녁을 먹었다. 인천공항 앱을 이용해서 출국심사 게이트중 가장 혼잡하지 않은 곳에서 심사를 받고, 탑승구로 향했다. 항공편이 40분이나 연착되었지만 상관없었다. 카페에 앉아 비행기에서 볼 영상들을 다운 받고, 비행기에 올랐다. 활주로가 확보되지 않아 30분이나 또 연착되었다. '아무렴 어때 무사히 잘 가기만 하면 되지.'

공항 밖으로 나오니 현지시각으로 새벽 1시가 넘어있었다. 서둘러 유심을 사고 당장 쓸돈 100$만 환전했다.  

베트남 중에서도 특히 호치민에서 소매치기나 택시비사기가 많이 일어난다. 그중 택시가기가 굉장히 많은데, 당하지 않으려면, 그랩을(우리나라의 카카오택시 같은 앱) 이용하여 다녀야 한다. 그랩 사용법을 찾아 보고 있는데, 어떤 한 남자가 다가와 핸드폰을 보여준다. 그 화면은 그랩에서 책정된 부이비엔거리까지의 요금이었고, 내 호스텔은 부이비엔거리 내에 있기에 가자고 했다. 자기가 먼저 적절한 요금을 보여주니 사기일리가 없지 않은가. 

혼다의 중형 차량이었다. 출발을 할 생각이 없어보여서 물었더니, '회사에서 영수증을 이리로 갖고 올거야. 3분이면 돼.' 곧 누군가 오더니 그 남자가 '사실 이 사람이 기사야 속여서 미안해.'라고 하며 떠나고, 다른 사람이 올라탔다.

바로 출발을 했다. 
 

 

호치민 부이비엔거리의 아침 모습<br>
호치민 부이비엔거리의 아침 모습

   기사:주차비로 1$만 줄래?
 나:1$없어. 100$짜리가 전부야. 
 아 이런식으로 돈을 더 챙기는구나 생각했다. 
 기사:진짜? 못 믿겠는데? 지갑 보여줘. 
 나:그래 보여줄게
 기사:이 돈은 뭐야?(천원짜리 지폐를 가르키며)
 나:그건 한국에서 1$야. 그거라도 가져가던가. 
 기사:알겠어

주차장을 통과하고, 이제 좀 가나 싶어 구글맵을 키고 제대로 가나 확인 하는데 갑자기 내리란다. 저 차로 갈아타야한다고. 그렇게 경차로 갈아탔다. 물론 기사도 바뀌었다. '아 좋은 차로 호객을 하고, 다른 차로 갈아태워서 보내고, 또다시 호객을 하러 가는구나! 아무렴 어때 숙소만 잘 가면됐지.' 그렇게 무사히 부이비엔거리에 내렸다. 

여러 클럽에서 나오는 시끄러운 음악소리, 어깨를 부딪히며 다니는 수많은 사람들, 정신이 없었다. 구글맵을 키고 숙소를 찾는데 잘 보이지 않는다. 

덥고 습한 날씨에 땀이 턱을 타고 내려와 핸드폰 화면에 떨어진다. 너무 늦은 시각이라 호스트가 전화도 받지 않는다. 물어 물어 찾아갔지만 문이 닫혀있었고, 안에 자고 있는 사람들에게 민폐라는걸 알지만, 문을 두드려서 겨우 들어갔다. 다들 이미 자고 있어서, 잠옷과 샤워도구만 가방에서 꺼냈다. 서둘러 샤워를 하고, 현관문 넘어 들리는 클럽음악소리따위는 신경쓸 겨를도 없이 곯아 떨어졌다.

호치민 부이비엔거리의 아침 모습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