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서 '김장 담기' 번거로운 옥천 주민 위해
배추·양념은 물론 공간 제공까지 늘푸른작목반이 담당
"가족과 함께하는 '놀이김장'…신청 후 몸만 와서 간편하게 김장하세요"

양수리 '지엘리베라움' 정문 앞에 마련된 늘푸른작목반 천성모 회원 소유의 땅. 11월 예정된 '놀이 김장' 행사가 해당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옥천을 살리는 옥천푸드]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 김장철이 다가오면 주부들의 근심과 걱정이 물밀 듯이 밀려온다. 김장의 주재료인 배추 구입부터 시작해서 절이기와 양념 무치기까지.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 집에서 한 번 김장 판을 벌렸다 하면 절인 배추 놓을 곳이 없어 베란다와 화장실을 점령하기 일쑤다. 이뿐이랴. 거실 바닥에 신문을 덕지덕지 깔아봐도, 빨간 양념들은 야속하게도 소파·TV 등으로 튀기 마련이다.

주택의 경우 마당이 있어 조금 더 수월하다 쳐도,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이런 고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여기에 배춧값은 왜 이렇게 비싼지. 김장 한 번 하려 치면 4인 가족 기준으로 26~30만원이 훌쩍 든다. 실제 지난해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가 4인 가족 기준으로 김장 비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26만7천원 △대형마트는 30만8천원이 들었다.

배추 구입부터 시작해 공간 마련까지 어느하나 쉬운 것 없는 김장. 그런데 이런 고민을 늘푸른작목반(반장 이종학)이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고 해 눈길을 끈다. 늘푸른작목반은 과수, 채소 관계없이 옥천읍 양수리와 가풍리 일대 농민 40여명이 모여 조직한 작목반이다. 그런데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김장 고민을 해결해 준다는 걸까.

 

늘푸른작목반 천성모 회원의 모습.

늘푸른작목반 회원 천성모(50,옥천읍 양수리)씨는 양수리 신축아파트 '지엘리베라움' 앞에 1천평 규모의 땅이 있다. 현재 이 자리는 들깨 등이 심어져 있으며, 로컬푸드 판매장이라는 이름으로 천막 하나가 쳐져 있다. 늘푸른작목반은 해당 공간을 김장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테마는 '놀이 김장'이다. 늘푸른작목반이 배추부터 양념, 공간까지 제공할 터이니 참여자들은 말 그대로 '놀러' 오면 된다. 수육과 밥도 함께 마련되니, 갓 무친 김장 김치와 함께 먹고 즐기면 된다.

이번 '놀이 김장'을 기획한 늘푸른작목반 천성모 회원은 "일단은 회원들이 키운 농산물을 팔아보자는 생각에서 '놀이 김장'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 회원들이 김장에 필요한 다양한 작목들을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젓갈 등을 제외하고는 다 옥천산으로 마련이 가능할 것 같다. 안정적인 판로를 위한 작은 시도로 보면 된다"며 "김장의 경우 아이와 함께 하면 재밌는 놀이문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희 작목반에서 재료와 공간을 다 마련할테니 참여자 분들은 말그대로 가족과 함께 놀러온다는 생각으로 참여하면 된다. 수익은 우선적으로 농민들에게 돌아가되, 군내 불우한 학생들을 돕는 봉사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늘푸른작목반 황두현 총무의 모습.

늘푸른작목반 황두현 총무는 "배추는 안내면에서 배추 농사를 짓고 있는 오덕1리 진석원 이장이 공수하고, 배추 양념에 필요한 고춧가루, 양파, 마늘, 고추, 갓 등은 작목반 회원들의 힘을 빌릴 예정이다. 모두 우리 옥천에서 난 재료를 써 의미가 있다"며 "참여하시는 분들은 김장한 김치를 담을 통만 가지고, 진짜 몸만 오시면 된다"고 말했다.

해당 행사는 11월 쯤 열릴 예정이다. 김장철인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에 이뤄질 예정이다. 행사 참여비 역시 논의 중에 있다. 늦가을 배추값에 대한 추이를 살펴본 후 결정할 예정이다.

'놀이 김장' 행사에 참여 하고 싶은 주민은 늘푸른작목반 천성모 사무장(010-8534-0759)로 문의하면 된다. 기본적으로 이름과 연락처, 김장양(kg)을 알려줘야 한다. 매일 사먹는 김치에 질려 김장 담기를 해보고 싶었던 1인 가구 주민은 물론, 김장철마다 공간 때문에 골머리를 썩었던 주민들에게 희소식이다. 재료, 공간 걱정 없이 '재밌게' 김장을 즐기고 싶은 주민은 모두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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