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여성취업센터 박혜영씨, 8년 학교 후배 김지은씨와 함께 일하는 것 신나
8년차 취업컨설턴트, '경력단절여성, 전문계고 졸업생 취업은 나에게 맡겨라!'

[고사미] 기억에는 흐릿하지만 청원 현도에서 태어나 어릴 때 이원면 신흥리로 왔다.  

 어릴 때 기억은 대부분 옥천이다. 이원초등학교, 이원중학교, 옥천상고(45회)까지 완전 옥천 토박이다. 당시 대전에 있던 혜천대(현 대전과학기술대) 정보처리과를 졸업하고 나서 굳이 도시에 있을 이유를 찾지 못했다. 

“제가 굳이 낯선 곳에서 경쟁하면서까지 일자리를 구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미 정서적으로 편안한 그리고 아는 사람도 많은 옥천이 있는데 왜 낯선 도시에서 헤매고 싶지는 않았던 거겠지요. 그래서 망설일 필요 없이 옥천에 왔던 것 같아요.” 옥천여성취업센터 박혜영(42, 옥천읍 장야리) 취업컨설턴트의 말은 요즘 학생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충북산업과학고 학생들에게 제가 그래요. 이름은 바뀌었지만, 제 후배들이거든요. 밖에 나가봐야 아무 소용없다. 도시와 대기업에 대한 선망을 가지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지만, 그게 허상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넌지시 이야기 해요. 물론 얘기해봐도 귓등으로 듣는 경우가 많고 직접 경험해봐야 느끼는 것도 있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해요. 선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시행착오의 오류를 줄일 수 있을 테니까요?” 

 “자본주의 속성상 돈을 주면 그만큼 일을 시키고요. 의지할 곳 하나 없는 도시에가서 생고생을 해봐야 돈을 벌 수 있을지 몰라도 마음을 다치는 경우가 허다하더라구요.”

 박혜영씨는 건설회사 사무직 등을 다니다가 씽크빅, 빨간펜 등 학습지 생활을 오래했다. 그러다가 2012년 3월 다시 취업하려고 취업센터 문을 두드렸다가 사실 스카웃 된 사례다. 학부모 상담을 오래했기 때문에 취업상담도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직업교육훈련 매니저활동을 하다가 어느새 연차가 쌓이다 보니 취업컨설턴트로 승진했다. 벌써 8년 차. 옥천여성취업센터는 입소문이 대전까지 났다. 거기가면 맞춤형으로 취업시켜준다더라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대전에서 버스타고 취업상담하러 오기도 한다. 옥천은 그들 때문에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됐다. 

 지금까지 취업시켜 준 사람만 해도 세자릿수가 훌쩍 넘는다. 취업 연계가 그리 쉽지는 않다. 상담자의 특성과 성향을 파악한 이후에 기업과 연계를 해줘야 하는데 기업의 특장점도 잘 파악해야 ‘중매’ 아닌 ‘중메’에 성공한다. 

 ‘중매 잘 하면 술이 석잔이고 못하면 뺨이 석대라’는 속담이 있듯이 취업연계도 그와 같다. 잘 연결시켜주면 두고두고 연락이 와서 인연이 닿는다. 기업한테도 취업자에게도 기쁜 칭찬 세례를 받는다. 오죽하면 중학생 아들 동윤(옥천중 1)이와 다예(장야초5)도 친구들한테 그랬단다. “너희 엄마 취업할 거면 우리 엄마한테 가면 다 취업시켜준다고.” 아이들한테도 인정받는 취업상담사인 셈. 

 그런 그가 고마운 사람이 있다. 2017년 2월 직업훈련상담을 하러 왔다가 단 숨에 취업센터에 취업한 김지은씨다. 옥천상고 8년 후배지만, 사회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는 든든한 파트너다. 활발하고 붙임성이 있으며 눈치가 100단이라 말하지 않아도 이심전심으로 합이 척척 맞는다. 무엇보다 그는 약속을 지켰다. 육아휴직을 하고 나서 돌아오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지만, 그는 육아휴직을 끝내고 바로 돌아왔다. 같이 일을 했던 사이로 얼마나 든든한 지 몰랐다. 

 “사실 안 오면 어떡하나 쬐금 걱정하긴 했어요. 그래도 의리가 있더라구요. 복귀해서 오더니 일을 척척척 해내는 걸 보면 기특해요.”

 김지은씨가 옆에서 맞장구를 친다. “제가 박혜영 샘 싫으면 복직했겠어요? 사람이 좋으니까 왠지 얼른 오고싶더라구요.”

 취업상담에서 일하는 사람의 파트너쉽은 절대적이다. 하루에도 10명 가량 취업센터 문을 두드리고 일일이 개별상담을 통해 기업을 연결시켜주려면 일당백을 해야 한다. 23일에는 군과 고용노동부, 자활센터 등과 첫 일자리협의회를 가졌다. 첫 대면을 했는데 기대가 크다. 각자의 역할을 잘 하고 협조한다면 옥천군의 일자리가 잘 만들어질 거라 생각한다고. 

 “옥천에는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지역을 떠나기도 하는 걸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10명 이하 영세기업들이 참 많거든요. 옥천군에서도 정책적으로 이들 기업이 잘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이런 지원이 노동자들의 복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취업이 늘어나겠지요.”

 “저의 바람은요. 충북산과고 학생들과 경력단절 여성들이 더이상 옥천을 벗어나지 않고도 지근거리 옥천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구해 취업하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죠. 그리고 옥천에 그만큼 좋은 일자리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먹고 사는게 해결이 되어야 옥천에 남을 수 있으니까 무엇보다 일자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구요. 저희는 가장 많은 인력풀을 보유하고 있으니까 일자리상담은 저희한테 맡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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