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홍보남 '천이'로 변신, 옥천 유튜브의 전도사가 되다
음성군 소이면 출신, 옥천에 사는 것 행복하고 즐거워

 ‘다소곳’하다는 표현이 적절할는 지는 알 수 없으나 그를 처음 봤을 때는 정적인 이미지였다. 

 외향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흔히 ‘내성적’이고 말 수가 적은 공무원으로 첫 인상이 박혔다. 눈에 띄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그를 봤을 때는 약간 도회적인 느낌도 언뜻 풍겨 ‘실례되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서도 농촌에 잘 안어울릴거라는 ‘편견’이 있었다. 역시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고 그에겐 반전 매력이 뿜뿜 품어져 나왔다. 

 옥천군 유튜브를 딱 접했을 때 이게 뭔가 싶었다. 수줍어 할 거라던 그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고 ‘안녕하세요! 천이입니다’ 하이톤의 큰 목소리로 우렁차게 이야기하며 곳곳을 뛰어다니면서 리포팅하는 모습은 사실 ‘충격’이었다. ‘이럴수가’라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옥천군 기획감사실 홍보팀의 다크호스 이효영(34)씨 이야기다. 그와 얼굴을 마주하고 인터뷰를 해보니 선입견이란게 얼마나 무서운 건지 실감할 수 있었다. 

 도회지 느낌이 난다는 그는 놀랍게도 음성군 소이면 중동리의 깡촌 출신이었다. 면소재지와도 멀어 한참 걸어걸어 학교를 다닌 촌동네 소년 이었던 것. 부모님은 농사를 지었다. 소이초등학교를 나와 음성중학교, 충주고를 나와 충북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말하는 것도 참 직설 그 자체다. “국어국문학과가 아시다시피 미래가 없잖아요. 열에 아홉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해요. 그래서 저도 그런 분위기에 편승했죠.”

 고향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답변한다. “시골이란 곳이 익명성이 없잖아요. 나를 모르는 새로운 곳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음성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옥천으로 갔죠. 마침 옥천에서 사람을 뽑더라구요.”

 그는 2014년에 공무원시험에 합격해 상하수도사업소에서 첫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 때 만난 조도연 기획팀장이 인사관련 상위 3개 부서 가야 일을 배울 수 있다고 해서 무작정 기획감사실을 써냈다고. 그래서 홍보팀과의 인연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 전까지는 유튜브, 블로그, SNS애 대해 정말 무감했지만, 업무가 그를 바꾸었다. 당시 옥천군 온라인 홍보는 바닥이었다. 페이스북 친구가 88명 수준이라면 말 다했다. 그가 움직이고 나서 페이스북 친구는 3천여 명으로 훌쩍 급상승했다. 블로그 업체도 지역 업체로 바꾸고 더 도약을 했다. 포토샵도 공부하고 본격적으로 유튜브 대열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옥천의 옥자와 천자를 따서 옥이와 천이라는 캐릭터를 만들고 직접 마이크를 잡기로 했다. 옥이 역할을 맡은 황현경씨가 업무가 바쁘면서 마이크 잡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옥천 홍보는 ‘천이’ 리포터가 본격적으로 주연으로 등극하기 시작했다. 

 “어색했지요. 정말요. 마이크를 잡으니까 사람이 달라지더라구요. 그리고 내 업무고 해야 하니까요. 옥천을 정말 제대로 알리고 싶었거든요. 사실 저 내성적인 거 맞습니다. 자리가 저를 이렇게 만들었죠. 그런데 변하는 저를 보니 저도 가끔 놀라곤 해요. 저 안의 다른 모습을 끄집어 내는 것 같아 새롭기도 하구요. 맨날 고민해요. 일주일에 한번 정도로 영상을 제작하려 하는데 어떤 아이템으로 만들까 늘 고민하죠.”

 그렇게 만들어진 영상이 벌써 5~6개 넘는다. 장령산 치유의 숲 홍보 영상에는 말을 아끼고 그림으로 출연했던 그가 옥수수 감자 축제부터 과감해지기 시작했다. 마이크를 들고 본격적으로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옥천을 홍보하는 남자 천이입니다’라는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곳곳을 돌아보는 영상은 5분 남짓 찰지게 편집돼 보는 순간 빨려든다. 관공서답지 않는 B급 홍보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충주시 조남식, 김선태 주무관이 그의 충주고등학교 동창이다. “솔직히 부럽지요. 그 친구들은 타고난 것 같아요. 쓰레기 하수처리장에서 하이라이스를 먹고 충주시청 로고 아래에서 대신 낮잠을 자고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유튜브 기획을 하는 것을 보면 대단하다 싶어요. 유튜브 구독자가 4만3천명에 달하면 어마어마한 거죠. 전국 지자체 중에 거의 탑3 안에 들거에요. 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따라하면 아류가 되니까 저는 다른 옥천만의 방식으로 이를 구축하려구요.” 옥천군 유튜브 구독자는 536명으로 조금씩 늘고 있다. 

 “시도해보고 싶은 게 정말 많아요. 구상도 많구요. 여러 부서 공무원들과 함께 찍고 싶은데 다들 어색해하더라구요. 그래서 함께 출연하는 것이 어려워 아쉬운 부분도 있어요. 옥천이 관광자원이 많이 없다보니 새롭게 발굴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들어요. 로컬푸드 직매장도 만들어졌고 이제 전통문화체험과도 완공될 예정이니 볼거리가 제법 있을 것 같아요.”

 그는 옥천 생활이 굉장히 만족스럽다. “대전도 가깝고 제 또래 공무원 친구들도 많구요. 옥천에 사는 게 참 좋아요. 평일에 많이 돌아다니다 보니 주말에는 집에 콕 박혀서 게임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합니다. 3천명 구독자부터 본격적인 수익이 발생한다는데 늘여보려구요. 옥천군 유튜브 구독신청 꼭 해주세요. 옥천 홍보 제대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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