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젊은이와 뮤지션 모여 다양한 문화 창출한 과거 신촌
가수 김현식도 1980년대 신촌 레드 제플린서 '신촌 블루스'와 함께 노래
서대문구 과거 문화 명성 되찾기 위한 김현식 골목길 사업 추진단 구성
"가수 김현식 콘텐츠 골목 연결시킬 방법 찾아 골목 부흥 이끌어야"

가수 김현식은 1980년대 신촌 레드 제플린을 거점으로 음악활동을 했다. 당시 신촌 레드제플린은 다양한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이 공연을 하던 유명한 라이브 카페다. 지금은 영업을 종료했다. (사진 갈무리: MBC 김현식 20주기 다큐멘터리 '비처럼 음악처럼')

[옥천 인물 발굴] 가수 김현식은 1980년대 중후반 신촌 '레드 제플린'을 주무대로 활동한다. 레드 제플린은 1980년대 언더 그라운드 가수들이 주로 공연하던 라이브 카페인데, 김현식은 주로 신촌블루스 원년멤버(엄인호·이정선)와 즉흥적인 형식으로 공연을 했다. 신촌블루스의 객원보컬이었던 가수 한영애와는 음악적으로 잘 맞아 듀엣곡을 많이 불렀단다. 1970~80년도 신촌은 청춘 문화의 중심지자, 문화의 용광로였다. 

그렇다고 신촌이 처음부터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의 주된 근거지는 아니였다. 한국 대중음악사를 살펴보면 본래 명동과 종로를 중심으로 세시봉 등이 포크뮤직을 부흥시켰다. 이에따라 자연스레 수많은 라이브 카페들이 생겨났는데 차차 임대료가 올라가면서 거점공간이 이대와 신촌, 이태원 등으로 옮겨온다. 음악 장르 역시 포크에서 재즈로 흐름이 바뀐다. 여기에 신촌 블루스의 등장으로 한국형 블루스 장르가 탄생, 수많은 젊은이와 뮤지션들이 신촌으로 모여들고 다양한 음악적 감성이 자라난다.

2019년 현재 신촌은 여전히 예술인들의 성지이자, 젊은이들의 놀이터일까. 21일 신촌에서 만난 다양한 관계자들은 모두 예술의 근거지나 젊은이들의 활동 반경이 신촌에서 홍대로 넘어갔다고 답했다. 다양한 요인이 있을테지만, 우선적으로 1996년 음악카페 '롤링스톤즈'에서 일어난 대형 화재 사건의 영향이 컸다. 신촌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김봉수 위원장은 "해당 화재 사건을 많은 희생자가 생겼고, 엄격한 소방 점검이 대대적으로 일어나면서 많은 업장들이 기준 미달로 경고 조치를 받거나 심하면 폐쇄됐다"며 "이를 계기로 언더 그라운드 음악이 위축됐고, 홍대 등으로 그 위치를 옮겨 간다"고 말했다.

이에 서대문구는 과거 명성을 잃은 신촌과 서대문구를 다시 알리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우선 그들이 신촌의 청춘문화를 다시 살리기 위해 △2014년 12월 신촌플레이버스 △2016년 7월 창작놀이센터 △2018년 6월 신촌문화발전소 △2018년 9월 이화쉼터 △2018년 9월 공공임대상가 '신촌 박스퀘어' △2019년 5월 신촌, 파랑고래 등을 차례로 개관한다. 청년 예술인 지원과 청년 창업 지원, 청년 문화 공간 조성 등 청년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거점 문화 공간을 만든 것이다.

서대문구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신촌, 파랑고래'다. 33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만들었다. 서대문구에 따르면 10월 중순 즈음 파랑고래가 있는 창천공원에 가수 김현식 조형물이 들어올 예정이다. 
서대문구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신촌, 파랑고래'다. 33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만들었다. 서대문구에 따르면 10월 중순 즈음 파랑고래가 있는 창천공원에 가수 김현식 조형물이 들어올 예정이다. 

여기에 과거 신촌을 주무대로 활동했던 가수 김현식에 대한 골목길 사업 추진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 2월 18일 외부위원 8명과 내부위원 2명으로 구성된 '김현식 골목길 사업추진단'이 형성됐고, 7월 22일 김현식 스토리텔링 조형물 제작에 대한 착수 보고회가 진행됐다. 해당 조형물 조성에는 9천만원의 자체 예산이 투입된다. 서대문구에 따르면 가수 김현식의 전성기 시절의 모습으로 동상이 제작될 예정이다. 동상이 세워지는 장소는 '신촌, 파랑고래'가 있는 창천공원이다. 

서대문구는 창천공원에 김현식 조형물 설치를 시작으로 골목길 사업에 대한 구상을 이어 나갈 전망이다. 서대문구청 문화체육과 박선우 문화관광팀장 "아직까지 확실하게 골목길 조성 사업의 시작점이나 끝점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우선적으로 동상 제막식을 제5회 김현식 가요제가 열리는 10월19일에 할 예정이다"라며 "골목길 사업은 신촌에서 주된 활동을 펼쳤던 가수 김현식을 조명하며 신촌과 서대문구를 알리는데 의의가 있다. 김현식 뿐 아니라 70~80년대 신촌을 무대로 활동했던 가수들의 음악 역시 함께 조명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지난 2월 18일 김현식 스토리텔링 골목길 조성 사업을 위한 추진단을 위촉했다. 외부위원 8명과 내부위원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진제공: 서대문구청)
서대문구는 지난 2월 18일 김현식 스토리텔링 골목길 조성 사업을 위한 추진단을 위촉했다. 외부위원 8명과 내부위원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제공: 서대문구청)
지난 7월 22일 김현식 스토리텔링 조형물 제작에 대한 착수 보고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사진제공: 서대문구청)
제1회 김현식 가요제 개최 포스터(사진제공: 서대문구청)

■ 단편적 사업 골목 안으로 끌어드릴 연결고리 찾아야

신촌의 청춘 문화를 부흥하기 위한 도시재생 사업과 가수 김현식을 기리는 문화 관광 사업은 사업 소관 부서가 도시재생과와 문화체육과로 각각 다르다. 서대문구의 도시재생 사업은 몇 해 전부터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지속적인 논의가 오가며 성과를 내고 있지만, 김현식 골목길 사업은 아직 초기 구상단계에 있는 신생 사업이다.

서대문구가 지난 2015년을 시작으로 김현식 가요제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신촌 골목 자원과의 연계성을 갖는다기 보다는 가수 김현식을 추억하고 기린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골목길 사업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으로 이뤄지던 가요제를 골목사업 내로 끌고 와 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단순한 조형물 설치를 넘어서 거리와 거리를 연결시키는 콘텐츠 발굴 역시 필요하다.

신촌 도시재생 주민협의체 김봉수 위원장은 "김현식 조형물이 들어오는 것에서 단순히 끝내는 게 아니라 가수 김현식이라는 문화 자산을 골목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가수 김현식 외에도 그 시절 신촌을 빛냈던 연극, 미술, 문학 등 종합적인 대준문화에 대한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식 2집 앨범사진 (사진 갈무리: 지니뮤직)

어려운 상황을 뚫고 제작 2년만에 발표한 김현식 1집은 대중으로부터 외면받은 '저주받은 걸작'이었다. 1집의 실패 이후 김현식의 삶에는 여러 변화가 생긴다. 결혼과 아이의 탄생이다. 1982년 3월 우연히 옷가게에서 만난 김경자씨와 결혼하고, 그해 12월 아들 김완제씨를 낳은 것이다. 김현식은 이후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아내와 함께 작은 피자가게를 운영했지만 실패한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무대로 돌아간 김현식은 밤무대 가수로 활동한다. 그러다 동아기획 김영 사장에 눈에 띄어, 2집 앨범을 발매한다. 김현식은 2집 타이틀곡 '사랑했어요'를 통해 대중 가수의 입지를 쌓아간다.

▶김현식 2집 다시보기

1. (타이틀) 사랑했어요

2. 회상

3. 어둠 그 별빛

4. 떠나기 전에

5. 그대 외로워지면

6. 바람인 줄 알았는데

7. 당신의 모습

8. 너를 기다리며

9. 아무말도 하지 말아요

10. 변덕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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