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는 현직 한국외식음료협회 심사위원인 지관민씨
'새로운 도전, 힘들지만 재미있어요'

 “시작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수험번호 0번 문승주입니다. 제가 커피를 배우게 된 동기는 맛있는 커피를 많은 분들에게 만들어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많은 분들과 커피로 소통하고 싶습니다.”

 티률 카페에 작은 떨림이 섞인 낭랑한 목소리가 울렸다. 멘트를 조심조심 떠올리며 꺼내다가도 다시 대본 한번 쳐다보고, 쳐다보고 하는 것이 주변에 둘러앉아 바라보는 이들에게도 긴장을 전해준다. 괜히 각자의 대본을 또 한번 바라본다. 평생학습원의 ‘커피바리스타 자격증반’ 수업 현장이다.

 티률 카페를 운영하는 지관민(43)씨가 이 수업의 강사다. 2015년부터 벌써 5년째 진행하고 있는 수업이다. 평생학습원에 첫번째로 개설된 커피 수업이라고. “처음 커피숍 할 때는 자격증이 없었어요. 자격증을 따려고 보니까 옥천에는 배울 곳이 없더라고요. 게다가 카페 운영까지 하면서 배우려니 시간을 맞추기도 힘들고 돈도 더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덕분에 멘토를 만날 수 있었다. 바로 당시 자격증을 딸 때 배웠던 선생님이다. 한국외식음료협회의 심사위원이기도 했던 선생님에게 ‘강사가 되고 싶다. 심사위원이 되고 싶다’고 말해서 협회에 추천을 받을 수 있었다. 가는 곳마다 동행해 많이 배우기도 했다. 결국은 한국외식음료협회 심사위원이 되어 현재까지도 그 자리를 맡고 있다. “심사위원을 맡고 있는 게 수업하는 데에도 많이 도움이 돼요. 다른 강사는 방법만 알려줄 수 있는데, 저는 합격 노하우를 정확하게 전수해줄 수 있으니까요.”

 카페를 운영하면서 바리스타를 양성하는 것이 마치 경쟁자를 만들어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지관민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평생학습의 취지가 그렇잖아요.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요. 경쟁자가 아니라 동행하는 거죠. 같이 가지 않으면 다 힘들어요.” 평생학습원에 등록된 두 명의 커피 강사 중 한 명인 김연경씨가 바로, 지관민씨가 생각하는 바를 잘 보여주는 예다. 커피 수업을 원하는 사람은 많은데, 지관민씨 혼자서 여러 개의 강좌를 모두 맡기는 사실상 힘들다. 김연경씨는 커피바리스타 자격증반, 바로 이 수업의 1기 수강생이다. 수업을 통해 자격증을 따고, 배움을 계속해 강사가 된 것이다.

 김선미(39, 옥천읍 장야리)씨는 김연경씨가 강의하는 두드림의 홈카페 바리스타 취미반을 들었다. 그리고 이번 수업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는 참이다. “아이들에게 ‘엄마도 이렇게 도전한다. 엄마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도전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너무 떨렸는데, 이제 연습을 많이 해서 잘 할 수 있어요.” 박옥주(49, 옥천읍 장야리)씨는 지인의 추천으로 함께 수강중이다. “힘들면서도 재미있어요. 손에 익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아직은 어려워서 긴장되네요.” ‘우리보다는 이렇게 연륜 있는 언니들이 침착하게 잘 하더라’며 웃는 얼굴에 긴장감은 사르르 녹아내린다.

 ‘자격증반’이라는 이름은 다소 딱딱한 분위기의 수업을 연상시켰다. 하지만 모두들 (자신이 시연할 차례만 아니면) 편안하고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왜일까? 아마도 이것이 커피의 마법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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