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학교의 비전력 놀이시설, 전래놀이마당, 친환경숙소 주목해야
장계관광지, 칠방리 야영장, 학교 놀이시설, 공원에도 적용 가능

[상상하라! 옥천]’행복의 파랑새는 내 안에 있다’ 멀리 찾아다닌 필요가 없다. 다른 선진 사례 견학하러 발품을 팔러 다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우리 집 처마밑에 있는 ‘파랑새’를 놓아두고 다른 곳에 가서 파랑새를 찾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불성설이다. 

몇 주전 이 칼럼란에서 언급했던 배바우작은도서관의 사례는 전국적으로 견학도 많이 오고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만, 정작 옥천군은 이 사례를 다른 읍면에 적용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이제 작은도서관지원조례가 만들어졌으니 기대가 살짝 되긴 하지만, 10여년이 넘도록 이런 사례를 적용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것은 사실상 ‘직무유기’다. 또 하나의 중요한 사례가 옥천에 있다. 지난 5월 어린이날 즈음에 매스컴을 탄 비전력 놀이공원 ‘아자학교’이다. 아자학교는 청성면 산계3리 계하 마을 위에 있는 전래놀이학교이다. 대표를 맡은 고갑준 선생이 옥천에 둥지를 틀어 활동한 지도 어언 20년이 다 되어가니 실은 ‘옥천의 자랑’이다. 아자학교의 장점은 시시때때로 연구하고 바로 실천한다는 데 있다. 갈 때마다 풍경이 다르고 만날 때마다 다른 이야기를 하며 심취해 있다. 고갑준 선생이 만든 일련의 성취물들은 탁월하고 정말 박수를 칠만 하다. 비전력, 비선형, 비규칙, 비정형의 놀이기구는 매혹적이다. 전기가 없어도 서로의 역할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니. 그렇게 재미를 통해 의미를 찾아간다니 대단하다. 이런 놀이기구가 20여 종이다. 직접 만들었다. 늘 정형화되고 복제상품으로 여기저기 똑같은 것이 널려있는 학교나 관공서 놀이 기구와는 차원이 다르다. 사람을 대상화하는 놀이기구가 아니라 서로를 돋보이게 하고 의존케 하면서 서로 살리는 놀이기구라 사실 엄청난 물건이다. 아자학교 고갑준 대표의 생명평화 사상은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이 폭염에도 아자학교에는 에어컨이 없다. 여름은 더워야 맛이라 하고 불편이 곧 불행은 아니다라는 말은 생활에서 체득한 언어들이다. 매월 열리는 ‘나를 찾아 떠나는 보름달맞이 여행’도 눈여겨볼만 하다.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고 관계를 맺을 정도의 인원, 30명만 딱 받고서 진행한다.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일요일 오후 2시까지 꼬박 하룻밤 행사인데. 숙소도 이색적이다. 직접 황토벽돌로 지은 16객실의 숙소는 정말 친환경적이다. 에어컨이 없어도 바깥과의 온도차가 나서 시원하다. 방마다 1와트의 등을 설치했고 화장실에는 환풍기를 대신해 컴퓨터냉각팬을 설치했다. 어둡다고? 어둡지 않다. 빛에 적응되면 그 밝기도 충분히 밝다. 화장실에 냄새나지 않는다. 우리가 새삼 넘치는 과잉속에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지붕에는 태양광과 태양열, 풍력이 돌아가는 그야말로 자급이 가능한 주택이다. 2층은 비정형으로 다락방 구조여서 아이들의 선호도가 높다. 부족한 것 없이 팡팡 쓰는 이들에겐 이런 생활 자체가 불편함을 가져오지만, 다른 환경에서의 하룻밤은 우리의 삶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케 하는 성찰의 힘을 준다. 더구나 아자학교 고갑준 샘은 채식주의자다. 달걀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다. 사람과 사람이, 사람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 갈 것인지 그는 놀이를 통해 꾸준히 연구하고 실천하고 있다. 그의 아자학교에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고 그도 전국 방방골골 강의를 하러 발품을 팔고 있다. 그의 이런 검증된 놀이철학에 대해 옥천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래서 제안해본다. 장계관광지에 막대한 돈 들여 개발하지 말고 아자학교 모델을 적극 차용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환경부 예산을 받아 숙박이 가능한 물환경교육관은 아자학교의 친환경숙소 모델을 적극 차용하여 만들어보고, 장계관광지의 옛날 놀이시설이 그리운 옥천 사람들에게 고갑준 대표가 만든 비전력 놀이기구를 군데군데 설치한다면 정말 전국의 명소가 될 것이다. 거기다 수생태교육선까지 대청호를 순회하며 수생식물학습원과 석호리 청풍정, 막지리, 대청댐, 청남대까지 운행한다면 장계관광지를 찾는 사람도 늘어나고 수몰문화관을 설치해 잃어버린 마을의 자료들을 지금이라도 수집한다면 대청호를 바라보는 입체적인 눈이 길러질 것이다. 아자학교의 사례는 이원면 칠방리 학생 야영장에도 충분히 응용 가능하고 각 학교의 놀이시설에도 충분히 참고할만하며 곳곳에 생기는 공원에도 적용할 만하다. ‘안전’, ‘안전’이 중요하고 검증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는 관의 몫이다. 아이디어를 제공하여 이미 많은 주민들과 아이들이 찾고 있다면 체계에서 어떻게 확산할 것인가를 적극 고민해야 한다. 그가 옥천에서 십여년 넘게 일궈온 성과와 성취물들은 지역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전래놀이란 화두로 여러권의 책도 냈고 비전력 놀이공원으로 놀이에 대한 철학을 놀이기구에도 적용시켰다. 남들 하는 짚라인이나 스카이워커 이런 것 등에 한눈 팔아 막대한 돈 들여 복제품 만들지 말고 옥천에서 이미 하고있는 창의적인 비전력놀이시설을 어떻게 응용하여 안착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전래놀이와 함께 말이다. 사실 노는게 절반이다. 잘 놀아야 잘 살 수 있다. 행복의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다. 우리 안에 가지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고 남의 떡에만 욕심내지 말고, 제발 우리 것을 돌아보자. 우리 안을 살펴보자. 아자학교 비전력놀이시설과 친환경 숙소, 전래놀이 마당, ‘강력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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