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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운의 세월들판에 풀꽃 소소한 정으로 피어 내 마음 가득한 별이 되었습니다은은한 그대의 향기 따라소중한 인연 한 줄기 빛으로솟구칩니다서산에 노을이 진다고슬퍼하지 말아요해님은 다시 떠오릅니다산천광의 풍광(風光)금강의 향기추억의 유람선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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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3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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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새 떼 날고 있는 금강 여울목코흘리개 친구들 귀향길 어깨동무 날개짓 하늘을 휘감고 그리움은 물과 산길을 날아 소싯적 향수(鄕愁)에 젖습니다빌딩의 불빛 혼탁한 도시를 떠나 추억의 교향곡 가슴 가득백두대간 산천을 돌아장령산 햇살 아래 추억은 잠이 들고삶의 고추바람 잠재웁니다구름도 쉬어가는 물비늘 전망대고사리손 흔들며 재잘대던 호수길코스모스 춤을 추고 중년의 삶 어둠이 몰려올 때선사공원 희망(希望)의 별 되고타향살이 인고의 세월 품어달래주는 옥천의 명소9경 그 곳은 옹기종기 행복을 만드는중년의 나룻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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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3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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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구름그림자도 없는 하늘에 빛이요아지랑이 꿈꾸는 갈에 봄날은 아롱아롱나폴나폴 나비는 길도 없이 날아가고보리밭은 누렇게 익어 가는데노고지리는 봄 하늘에 그리는 악보요그리움과 기다림에 동구나무랑 봄은 들녘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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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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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손이 마우스를 둘러싸고 메일함에서그녀가 떠다닌다메일을 열 때마다 피어나는 냄새까만 눈동자를 굴리는 쥐새끼들이 살림을 차리고 있다번식력 좋은 새 땅에 놈들이 숨어들어 왔다그 방은 천장이 낮아서밤이면 쥐새끼 때문에 잠을 설쳤다초저녁에 가만있다가 새벽녘만 되면 덜거덕거려서꼬챙이로 천장을 두드려도 소용없었다쥐약을 놓아야 하나, 고양이를 키워야 하나,도주경로 차단 후에 몰아서 때려잡아야 하나완전 퇴치는 불가능내 집 쥐를 쫓으면 다른 집으로 갔다가결국엔 각종 병원균을 가지고서다시 내 집으로 돌아왔다쉿 비밀을 엿듣는 쥐새끼가 숨어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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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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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듣고 있나요.청포도 익어가는 칠월이 오면가신님들의 파랗게 질려 허공에 얼어버린 비명소리를,그 누구 듣고 있나요.누구 보고 있나요사슴도 숨어 산다는 노근리 쌍굴다리에 서서주검을 뒤집어쓰고 총알을 피하며 흘러드는 핏물 마시며 나흘을 버텼다는 아수라장을,그 누구 보고 있나요.누가 알고 있나요.난데없이 쌕쌕이와 포틴과 기관총의 표적이 되어 철도 레일이 휘고 소가 공중 분해되는 학살의 현장에서등골이 오뉴월 서릿발로 오싹하다 혼절하여백척간두에서 떨어지던 목숨의 꽃을,그 누가 알고 있나요.누가 알고 있나요.난데없이 쌕쌕이와 포탄과 기관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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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9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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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악기 명연주조잘조잘 산새 들새 합창도깊은 동굴 청아한 낙수 소리도 천진난만한 아기 웃음 못 당한다.심산유곡 감도는 여울물 소리파도에 씻기는 몽돌 노래도장난치며 깔깔대는 아이들 웃음 못 당한다.그 웃음 무척이나 청아하고 귀에 달콤하다.그런데, 그런데고목 아래 땅 따먹기 하는 아이들 조잘 댐골목 누비며 숨바꼭질 말 타기 하던 아이들은 모두 사라졌다.텅 빈 골목엔 게임기 소리이름 모를 악기소리 간간히 들릴 뿐다투며 커 가는 아이 웃음소리는 없다.아이들은 어디에도 없다.고 품격 예술가 판치는 세상 오려나어른들만사는 적막 세상 오려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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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2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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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노을 돌아서는 아직은 회색빛 이른 저녁 하루해는 일을 마치려 어둠을 깔고 있다그제부터 울어대는 까마귀 소리와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고 온 노인은 흐릿한 눈으로 마당을 가로지른 빨랫줄에서 걷은 옷을 가지고 방으로 들어갔다바로 뒤뜰에 나갔던 며느리는 어둠과 같이 들어와 늦은 저녁을 짓느라 분주하다복숭아뼈까지 늘어진 치마소리는 늦은 저녁의 미안함을 대신하고 있는 듯 하다얼마 뒤 사랑방에서 들려오는 기침소리는 1년 내내 시원찮다벌써 사나흘 전 하늘에서 명단을 받고 대기 중인걸 그는 알았는지 새 옷으로 갈아입고 전날 손주가 사온 서양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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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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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빠져나가니까 씁쓸하다 속을 다 보여주고 나니까 그래 후련 하더냐 더러 갈증을 부르는데 옆으로 걷는 바닷게와 갯지렁이 낚시 밑밥을 맛본 망둥이가 급한 몸짓이다바닷가에 가면 사막을 거니는 오래된 쌍봉낙타처럼 등 움푹 파인 갯바위를 볼 수 있다 오아시스를 찾아 사막을 건너온 쌍봉낙타 등에는 끈끈한 해초들이 자라고 소라, 고동 같은 것들이 딱딱한 갑옷을 걸치고 힘주어 발 딛고 있다 하루에 두 번 자맥질로 촉촉한 피부를 가꾸기도 하고 번 듯이 모래톱에 드러누워 몸을 말리기도 한다강태공은 튼튼한 쌍봉낙타 등에 올라타 짠물에 낚시를 드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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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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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갑순씨는 평생 일하며 살았다, 밥을 짓고, 아이를 키우고, 누에를 기르고, 가마니를 짜 살림을 꾸렸다. 살림을 꾸려온 그의 일은 세상을 아우르는 넓고 푸른 몸짓이었다.살림이란 한 집안을 이루어 살아가는 일을 말한다. 사람들은 살림을 꾸려나가면서 해야 하는 빨래, 밥 짓기, 청소 등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 집안을 이루어 살아가는 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안남면 청정리에 사는 이갑순(85)씨는 한 집안을 꾸리는 일을 하며 살아왔다. 주름살 배긴 이마, 정성스레 봉숭아 물 들인 손톱, 안남면 어머니학교 화백으로 불릴 만큼 그림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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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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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우연이다.인생의 행로가 바뀌는 큰일도 그러하거니와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기쁨도 우연에서 비롯된다.물맛 좋기로 소문난 약수터가 우리 동네에 있다. 그곳은 물통을 줄 세워 놓고 그늘에서 땀을 식히는 사람들로 언제나 붐빈다. “물맛이 거기서 거기지 뭐, 날도 더운데 참 유난스럽다. 그냥 생수 배달해서 먹으면 편할텐데…….”하고 관심조차 없어했다. 그러던 초여름 어느날 그 앞을 지나가다 때 마침 내린 소나기로 한층 더 싱그러워진 숲을 올려다보았다. 자꾸 보면 정이 든다고 했던가. 곁눈질만 하던 곳이지만 마치 오래전부터 다니던 곳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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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9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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