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애써 웃음 지어 보여도/ 나는 알고 있어 때로 너는 남들 몰래 울곤 하겠지/ 특별할 것 없는 나에게도 마법 같은 사건이 필요해”온종일 지치고 피곤한 날이 있다. 혹은 무언가 뜻대로 되지 않는 하루. 우리에게는 간혹 그런 날들이 있다. 노래 속 화자는 어디론가 남들 몰래 사라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이야기를 되뇌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거울 안의 자신에게 자신의 인생에 가장 필요한 것은 ‘용기’이며 울지 않고 매일을 꿈꾸는 것은 내일을 위함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늘상 행복하고 기운이
아침에 눈을 뜨고 씻고 지각하지 않으려고 급하게 학교에 가는 평범한 중학생이었던 내 머릿속엔 ‘학교 가기 싫다’는 생각이 가득 차 있었다. 그러던 중 나는 중학교 1학년을 마치고 이사를 하게 되었고 전학을 가는 선택 대신 자퇴를 한 후 검정고시를 보는 선택했다.중학교 1학년을 다니면서 한 일이라고는 엎드려서 잠자기, 친구들과 몰래 장난치기, 수업 시간에 빠져나가기 등 나쁜 일 밖에는 없었다. 수업 시간이 너무 지루하기 때문이었다.선생님들은 미리 준비한 ppt를 넘기며 읽다가 학생들이 지루해하면 “옛날 내 제자가 말이야”로 시작해서
고요히 잔잔한 물결이 삶과 죽음을 가른다. 그 가운데 대청호수난구조대가 있다. 대청호수난구조대는 민간 봉사단체이자 소방청 소속 구조대로, 대청호 인근 지역에서는 119보다 빠른 출동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정회원 40여 명이 소속돼 있지만 실질적으로 즉시 출동이 가능한 ‘5분 대기조’는 단 5명. 그 중 유일한 여성 대원 김서현(48, 군북면 대정리) 이사가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25일 개최된 ‘옥천군 자원봉사자 대회’에서 군수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지난해 12월21일, 군북면 방아실에 위치한 대청호수난구조대 본부를 찾았다. 김서
전국에 수많은 학생이 수학을 배우다 좌절한다. 괜히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라는 말이 나온 게 아닐 테다. 그리스어 마테시스(mathesis) 어원에서 파생된 수학(mathematics)은 배움, 정신수양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숫자나 기호를 이용해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현상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학문이다. 한 예로,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정사각뿔 모양의 이집트 피라미드가 4500년이 지난 현재까지 남아있는 이유는 건축물 안에 정교한 수학적 질서가 있기 때문이다.지난 12월1일~31일까지 교동갤러리카페
저마다의 이유로 옥천을 찾아온 이들이 있다. 바로 옥천저널리즘스쿨(이하 옥천신문 인턴기자)에 몸담고 있는 10여 명의 청년들이다. 그들이 옥천을 찾은 까닭은 각양각색이다. 추후에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보며, 펜과 수첩으로 올바른 사회를 위해 발로 뛰는 ‘언론인’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 또, 자신만의 방송을 만드는 ‘기획자’를 꿈꾸는 이들, ‘중앙이 아닌 지역의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이들. 옥천이라는 ‘이 고장에 매료된 이들’도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매 시기마다 ‘올바른 글쓰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열의를 지니고 있는 청년들이
이북에서 내려온 사람들만 실향민이 아니다. 어르신도 실향민이셨다. 어린시절 친구들과 멱 감던 시냇가의 추억자리를 잃었다. 대청댐에 수몰지구가 된 덩기미와 피실 고향집도 잃어버렸다. 그리움만 남은 마음의 고향이라시며 당신도 실향민이라는 말씀을 놓치지 않으셨다. ■ 수몰로 잃어버린 고향의 추억 내 고향 피실은 1980년대 대청댐이 완공되기 전에는 30호 정도 1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살던 정겨운 마을 이었다. 금강을 앞으로 두고 작은 농사를 지었지만 이웃들이 서로 챙겨가면서 두 끼를 겨우 먹고 살았다. 1979년 수몰지구 마을 이주
■ ‘글’을 만드는 이들, 주파수로 ‘말’을 전하다 지난 21일에 개국한 ‘옥천FM공동체라디오(이하 OBN)’에도 인턴기자들이 다방면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 , , 등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풍성하다. OBN이 개국을 앞둔 시점부터 프로그램 기획과 대본 작성, 라디오 프로그램이 구성되고 송출이 되는 과정까지 그들의 역할이 상당하다.“기사를 쓸 때는 단발성인 경우가 많았어요. 인터뷰를 한 번 하고 이야기를 듣고, 그걸 기사로 작성하면 끝이었으니
‘일상의 소중함’. 흔한 말이라도 마음에 제대로 와 닿기란 쉽지 않다. 마음에 한번 닿는다 한들 그 말을 오래도록 기억하며 살 수 있을까. 바쁘게 살다 까마득하게 잊기 마련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옥천에 온 지 2년만에 오래전 다짐을 다시 떠올려냈다. 그 다짐을 안고 새로운 꿈도 갖게 됐다. 옥천에서 생긴 꿈을 옥천에서 이룰 거라며 웃어 보이던 그였다. ■ 마음을 따르다보니 옥천에 오게 됐다박득환(32, 서울)배우는 배우이자 연기 선생님으로 2년간 옥천에서 상주했다. 옥천에 오기 전에는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고, 졸업 후 서울예술
17일, 청소년수련관에서 진행된 ‘5인 5색 공연 보따리’ 프로젝트에는 감초 역할이 있었다. 재치 있는 멘트를 곁들인 사회와 뮤지컬에서 남다른 춤 솜씨를 선보인 진민수(21)씨다. 공연에 참여한 청소년 중 유일한 대학생이었다. 옥천에서 나고 자라 장야초, 옥천중, 옥천고를 나온 진민수씨는 처음으로 옥천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27일 군 입대를 앞두고 있어서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되는 군 생활을 앞두고 기분이 착잡할 법도 하지만 그의 표정과 말투는 밝았다. 성격유형검사 ‘MBTI’에서 외향성을 나타내는 척도인 E의 극점에
우리의 소리를 지키는 파수꾼, 그들의 삶은 우리의 소리로 만들어진다오랜 세월 우리 전통의 소리를 목이 터져라 부르는 이들이 있다. 또 누군가는 우리의 소리를 이곳저곳에서 알리기 위해 밤 낮으로 고군분투한다. 그런가 하면 또 어떤 이는 오랜 세월 장인의 정신과 올곧은 자세로 우리의 소리를 만들어낸다. 그들은 저마다 다른 곳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라져가는 우리의 소리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었다.흐르는 세월의 풍파에 우리의 소리는 점점 역사의 뒷전으로 향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급속도로 변화하는 혈기 왕성한 젊은 문화의 흐름에 이제는
심장 뛰는 소리가 귀에 들려서, 떨리는 마음에 잠을 설쳤다. 부모님한테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떴다. 옥천고 1학년에 재학 중인 문지영(17, 동이면)씨는 배우가 꿈이다. 중학생 때는 8개월간 대전으로 연기학원을 다니기도 했다. 말과 행동이 빠른 걸 고치고, 어미 끝을 올려 말하는 연습을 했지만, 사람들 앞에서 실제로 연기를 해 본 경험은 없었다. 그러다 ‘옥천군민연극’을 신청해, 연극 의 장난꾸러기 남동생, ‘월리’역할을 맡게 됐다. 1달간의 연습을 마치고 공연 하루 전, 그는 다음날 연
자고로 무대에 오르는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달라야 한다. 공연하기 전까지 내 모습을 철저히 감춘다. 딱 한 번, 오로지 딱 한 번 보여준다. 미용실 가서 머리를 화려하게 하고, 살이 훤히 보이는 하얀 드레스를 입고, 풀 메이크업으로 얼굴을 단장한다. 노래가 됐든, 춤이 됐든, 잘하고 못하고는 둘째 문제다. 실수해도 관객들은 잘 모른다. 관객들에게 ‘멋있다’ ‘나도 저거 하고 싶다’는 인상을 줘야 한다. 무대는 아무나 올라갈 수 없다.저녁에 공연하면 아침 일찍 와야 리허설을 몇 번이라도 더 한다. 지방 공연은 음향 장비를 챙겨 전날 미
“시낭송을 한다는 것은 그 시인이 이걸 왜 썼는지, 이 부분의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이해하는 과정이에요. 아무리 못해도 100번 이상 시를 보게 되죠. 즉, 시를 나의 것이라고 받아들여야 시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뜻을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죠.”읍내에 위치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과장직을 맡고 있는 김정미씨는 본업과 함께 지용시낭송협회장을 병행하고 있다. 지용시낭송협회는 2008년 결성돼 12년째 이어오고 있는 군내 유일한 시낭송협회이다. 김 회장은 “정지용 시인이라는 걸출한 문인의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군에는 시낭송협회가 없
‘해바라기 씨를 심자/담 모롱이 참새 눈 숨기고/해바라기 씨를 심자/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괭이가 꼬리로 다진다/우리가 눈 감고 한 밤 자고 나면/이슬이 내려와 같이 자고 가고/우리가 이웃에 간 동안에/햇빛이 입 맞추고 가고/해바라기는 첫 시약시인데/사흘이 지나도 부끄러워/고개를 아니 든다…’어린이가 화자인 동시를 나이 여든이 넘은 할머니가 자장가 부르듯 읊는다. 음의 고저 없이 느릿느릿 안정적이다. 그가 읊는 정지용 시인의 는 그리운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만 같다.시 낭송가는
옥·덕·후 (옥: 옥천 덕: 덕후는 후 :who(누구)?)낮잠 자기 딱 좋은 오후 2시, 옥천버스 종점에 회색 패딩을 입고 있는 한 청소년이 벤치에 앉아서 핸드폰을 하고 있다. 무엇을 기다리며 저기 앉아있는지 궁금한 마음에 말을 걸어 보았다. 박혜란(22, 읍 서대리)씨는 알바가 끝나고 서대리로 가는 2시40분 버스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그는 삼양초등학교 급식소에서 초등학생들의 방역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1시30분에 일이 끝나면 집에 가기 위해 1시간 넘게 종점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그는 인터뷰해도 되냐는 질문에 버스를 기다리는
편집자주_한 해 동안 이웃 사랑을 실천한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는 자리가 열렸다. 지난달 25일 개최된 ‘옥천군 자원봉사자 대회’에서 48명의 자원봉사자가 군수, 군의장, 경찰서장 등의 훈격으로 표창을 수상했다. 이들은 옥천군자원봉사센터에 등록된 자원봉사자 가운데 표창 대상 기준을 충족해 공적심의와 추천을 통해 선정됐다. 여성포럼봉사단 김영옥(60, 군서면 오동리)씨도 같은 과정을 거쳐 군수표창을 받았다. 지난 6일, 그를 만나 봉사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동네 사랑방의 주인공“커피 한 잔 드릴까?” 김영옥(60, 군서면 오동리)씨
폴리매스(Ploy math) ‘서로 연관 없어 보이는 다양한 영역에서 출중한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화가이자 음악가, 발명가뿐만 아니라 수많은 직업을 가졌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있다. 실개천 마을학교에서 마술사와 가수, 프로게이머와 운동선수, 동물사육사의 역량을 지닌 폴리매스 김진영 학생을 만났다.김진영 학생에게 잘하는 것에 대해 묻자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마술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카드에 짝만 맞았더라도 당장 눈앞에서 마술을 보여줄 기세다. 옆에선 김진영 학생의 동생 리아(1학년)가 오빠 곁에 찰싹 붙어
마암리 필성빌라 맞은편에서 추억을 자극하는 냄새가 풍겨온다. 추운 겨울, 따뜻한 붕어빵 하나와 어묵 국물이면 속 든든하게 집에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추억에 이끌리듯 들어간 점포 안에는 한 아주머니 혼자서 붕어빵을 굽고 있었다. 그는 연유심씨(58, 읍 대천리)이다. 추운 겨울, 많은 사람들에게 가슴을 따뜻하게 구워주는 연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우울증을 떨쳐내기 위해 시작한 붕어빵 장사 붕어빵 장사는 언제부터 했냐는 질문에 어제부터 시작했다고 답하는 연씨. “9시 반에 나왔는데 어제 미처 정리하지 못한 것들 정리하느라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