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 눈웃음으로 반기는 어르신, 여든 가까이 살아왔지만 역사는 어르신의 삶을 기억하지 않았다. 딸로 아내로 엄마로 일꾼으로 살았던 소박한 어르신. 그 작은 역사에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겼다. 처마 밑에 나란히 키 맞춰 매달린 마늘이 어르신의 지난 1년간의 행복를말하고 있었다. 얼음 동동 띄운 손이 시린 보리차를 내오시는 손끝은 까칠하고 뭉툭하지만 인정이 배어 있었다.■ 인생이 농사와 다를 바 없다. 새벽마다 목마른 녀석들의 숨소리가 들린다. 농사가 힘들지 않냐고 묻지만 50년 동안 몸에 밴 일이라 새벽이면 발길이 먼저 대문을 나서
코로나19가 종식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최근 상황이 더욱 심각해진 탓에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터. 인터넷을 살펴보면 아이들이 나가 놀지 못해 답답해한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선뜻 나가놀라고 할 수도 없다. 이런 상황에 옥천에 코로나19의 타격을 크게 받은 곳이 있다. 아이들이 이용하는 곳, “드림팡팡” 실내 방방놀이터이다.옥천읍 중앙로 9길 12 장천교와 삼금교 사이, ‘드림팡팡’을 운영하는 박선영(40,옥천읍)씨는 코로나19로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받아 걱
백운리. 조용하고 깨끗한 동네였다. 방금 빗자루로 쓸어낸 듯 깨끗하고 좁은 골목길 끝까지 걸어가니 오른쪽에 빙그레 미소짓듯 살포시 열린 대문 옆에 참 아름다운 나무가 정갈하게 놓여있다. 흙에서 큰 나무가 아니라 화분에 담겨있는데 주인의 손길이 많이 가서 어여쁜 수형을 자랑하고 있다. 오늘 내가 만날 엄니도 분명히 아름다우실 거야.“내 고생한 거 말도 말아.” 엄니들은 첫 마디가 다 똑같다. 후후후. 나의 고향은 평안북도 초산군이야. 압록강 근처 중국 변경인데 초산이라는 이름은 궁벽한 산골에 나무가 무성하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마비나이는 고원지대입니다. 예상보다는 가파르지는 않습니다. 라오스 5시간짜리 고원지대를 생각하면 겸손한 길입니다. 자전거 코스로 생각하고 있는 길이라 꼼꼼히 살펴보며 올라갑니다. 이방인들의 발길이 뜸한 곳인지 가끔씩 길가의 구멍가게에 놀고 있는 어린 친구들 곁으로 가려하면 부끄러워하며 자리를 옮기려 합니다. 속도는 50km를 유지했습니다. 청정한 자연에 불온한 가스를 만드는 주제에 속도를 올리는 건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래도 열대를 달릴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아 선택한 고육지책 입니다.몇 번을 새옹지마같은 고개를 오르
군북면 비야리 출신 청암 송건호선생 평전 만화를 게재합니다. 송건호 선생은 독재정권시대 정론직필을 하여 많은 언론인들의 존경을 받았던 인물입니다. 김윤작가가 그리고 고래실에서 출간한 만화를 지면에 연재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우리 마을은 옥천군과 보은군 경계를 이루고 있는 덕대산[573m)과 금적산[652m] 높은 봉우리가 평풍처럼 둘려 쌓여 있으며 동쪽 깊은 계곡에서 사시 사철 흐르는 물소리 바람소리에 옛날부터 복조리와 같다고 하여 복이 들어오면 마을 밖으로 나가지 안는다는 전설의 정남향 양지바른 마을이다.가을 추수가 끝나고 겨울 땔감을 마련하기 위하여 안내면 관내 여러 마을에서 청년부터 어르신들까지 이른 아침부터 지게를 지고 일열로떼를 지어 우리 마을 골짝이로 몰려와서 한짐 씩 나무를 해가지고 나가는 것을 보면 참으로 볼거리도 되었다고 한다. 우리마
푸른 바람 솔향기 실어나그네 가슴시린데당재 날망 주막집 막걸리 한 사발온갖 시름 내린다발아래 휘도는 금강, 고개에 걸린 구름 한 조각가을 녘 햇빛에 가물거리는데심천장 가는 길옛날 큰길로 서던 추억이 바람소리로 쓸쓸하다콩 서너 말 등에 얹어 장 보고고무신 몇 켤레 자루 속 넣어 넘나든 고개굽이마다 절은 행수나그네 가슴 쌓인 세월의 흔적 노을 속으로 맴돈다세정골, 메주골 발아래 동네오솔길 오가며 정 쌓던 고개 마루제 밑 가로지르던 고속도로마저 옆으로 눈 돌리고나그네 발길 뜸해지니새소리 외롭다
자연이 끝없이 변했다. 천기의 흐름이라 감히 사람은 정확히 알 수 없다. 30년쯤엔 절기를 보고 어떻게 변할지 알고 미리 대처했다. 참담한 피해를 최소화했다. 과학 산업이 고도로 발전되면서 에너지 남용 후 연소가 덜된 탄산가스, 미세먼지, 다이옥신, 이산화탄소가 있다. 대기권에 형성돼 천기 흐름에 장애가 되므로 지구 온도는 올라 온난화가 된 원인이다. 그로 인해 자주 돌변하는 기후, 지진, 광란 같은 태풍으로 도시가 물에 잠겼다. 처참히 무너져 많은 사람이 죽어갔다.계절변화도 3도씩 구분이 되었다. 요즘 봄, 가을은 스치듯 짧게 지
옥천으로 귀촌 한지 7년째 되는 사진작가 박경용(55,군북면 소정리)씨의 귀한 옥천 사진을 연재합니다. 박경용 사진작가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드론과 니콘 D750 카메라를 활용해 다양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본 옥천은 그야말로 경이롭습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던 아름다운 옥천을 함께 감상하시죠.
편집자주_ 동이면 목사리에 살다가 충주로 이사가신 이가을 동화작가가 옥천주민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를 매주 싣습니다. 함께 읽으며 시심을 키우는 코너가 되었으면 합니다. 꽃잎 김수영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많이는 아니고 조금벼를 터는 마당에서 바람도 안 부는데옥수수 잎이 흔들리듯 그렇게 조금 바람의 고개는 자기가 일어서는 줄모르고 자기가 가 닿는 언덕을모르고 거룩한 산에 가 닿기전에는 즐거움을 모르고 조금안 즐거움이 꽃으로 피어도그저 조금 꺼졌다 깨어나고 언뜻 보기엔 임종의 생명 같고바위를 뭉개고 떨어져 내릴한
어르신 분들의 말씀 중에 석 달 열흘가뭄은 견디어도 사흘장마는 견디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가뭄 끝에는 얻을게 있어도 사흘 장마에는 남아나는 게 없다는 뜻이 아닌가 싶다. 이처럼 사흘장마도 견디기 어렵다는 장마가 50일 가까이 지속 되면서 막대한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몸도 마음도 지쳐간다. 피땀으로 일궈낸 농작물은 침수로 건질 거라곤 부패하는 악취뿐이고 손때 묻은 가재도구는 휩쓸리고 남은 거라곤 진흙에 범벅이 되어 쓸 거라곤 찾아 볼 수가 없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랑하는 가족을 수마에 빼앗기고 애타는 가족 분들에 가슴은 숯 검
사십 년도 넘은 옛날을 회상해보려 한다. 시골은 모두가 희미한 호롱불 밑에서 살 땐데 어느 날 우리 동네도 전기가 들어온다는 소문이 돌았다. 첨엔 믿기지 않았지만 그게 차츰 현실이 되어갔다. 옥천금강유원지 쪽에서 전기를 끌어오는데 우리 동네까지 여섯 개 부락이 선정된 것이다. 윗동네에서 우리 동네까진 거리로도 이 킬로 정도 되고 강도 건너야 하는데 선정된 게 다행스러웠다. 밑으로 여러 동네가 있었지만 우리 동네가 끝번이었으니 행운이었다.당시만 해도 다리가 없어 강가까지 가져온 전봇대를 목도로 여울을 건너 운반해야 했다. 그때가 추울
모름지기 선입관은 몰입을 방해한다. 요리가 나오기 전에 먹는 음식, 에피타이저. 는 너무 독했다. 음식의 맛을 헷갈리게 했다. 히어로 장르의 정체성을 흔들었다. 그렇다고 다크 나이트가 에피타이저는 아니다. 비유하자면 로 생긴 선입관이 의 참맛을 느끼게 하는데 방해했다. 물론 잘못은 아니다. 의 완성도가 문제다. 랑 비교하지 말라고들 한다. 하지만 덕분에 가 라이즈 된 게 아닐까? 배트맨 시리즈라
꿈결 같은 유년의 기억들그 때는 집집마다 소를 키워 새끼를 빼고, 송아지나 어미 소를 팔아 목돈을 지었다. 소를 돌보는 것은 아이들 차지였다. 동네 아이들이 저마다 자기 집의 소를 몰고 이른 아침 먼 당산으로 길을 떠났다. 새벽녘의 길섶이슬은 헐거워진 고무신에 쏟아져 미끄러웠고 아침이 늦을까봐 마음 졸이느라 다들 바빴다. 저녁이면 소를 데리러 산으로 올라갔다. 동무들은 미리 주전부리가 될 만한 것들을 챙겨 와서 소들이 안전한지 먼저 살핀 뒤, 평평한 묏등에 모여 콩을 굽고 보리개떡을 나눠 먹었다. ■ 유복했던 최가네 큰 딸 나는,
하늘에서 참외가 열린다고?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의 애니메이션 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럴수. 럴수 이럴수가’, 정말 군서면 은행리 최영관씨 토마토 밭에 급습(?)하고 나서 주위를 살펴보니 ‘신기방기’하게 참외가 포도처럼 주렁주렁 위에 매달려 있는게 아닌가. 익숙하지 않은 풍경은 ‘마치 신세계’에 온 느낌이 들었다. 참외는 수박처럼 밭에 나 뒹구는 거 아니었나. 잎사귀 사이로 땅과 바싹 맞닿아 있는 참외를 찾아 수확하는게 지금까지 상식적인 일로 치부되었지만, 최영관씨의 참외는 달랐다. 덩굴을 가지껏 끌어올려 사람 키높이만한 지
코살라국의 성도인 스라바스디(사위성)에 한 장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수달 타였다. 그는 코살라국과 마가다국을 오가면서 무역을 하는 대부호였다. 그는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와 불우한 아이들을 위하여 고아원을 설립하여 구호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이러한 관계로 수달타는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았으며, 코사라 국왕의 신뢰도 두터웠다. 수달타는 어느 날 사업상의 용무로 마가다국에 사는 부호요, 매제인 슈라의 저택을 방문했다. 수달타가 오는 날은 매제의 환대가 지성이었는데, 그날은 매제의 집이 온통 잔칫집으로 혼란스러웠다. 수달타는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