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망면락 부위거경背邙面洛 浮渭據涇동경은 북에 망산이 있고낙양은 남에 낙천이 있으며위수에 뜨고 경수를 눌렀으니장안은 서북에 위천, 경수, 두물이 있었다궁전반울 루관비경宮殿盤鬱 樓觀飛驚궁전은 울창한 나무 사이에 서린듯 정하고궁전 가운데 있는 물견대(物見台)는 높아서올라가면 나는 듯하여 놀란다
청잣빛 하늘 잔잔한 호수예술의 무대 막장 후산지천에 낙엽이 날으면스산한 바람 따라달빛 쏟아지면고요했던 마음도 요동친다잎을 떨구는 가지이별가 비행 소리에가슴마다 하얀 밤 지새우고긴 이야기들풀벌레 소리 선율 타고하모니를 이루면가을은 소리 없이 익어간다.
멀리서 보는백학봉(白鶴峰)슬프고두렵구나가까이서 보면 영락없는한 마리 흰 학,봉우리 아래 치솟은저 팔층 사리탑고통과고통의 결정체인저 검은 돌탑이왜 이토록 아리따운가왜 이토록 소롯소롯한가투쟁으로 병들고병으로 여윈 지선(知詵)스님 얼굴이오늘웬일로이리 아담한가이리 소담한가산문 밖 개울가에서합장하고 헤어질 때검은 물위에 언뜻 비친흰 장삼 한자락이 펄럭,아 이제야 알겠구나흰 빛의서로 다른두 얼굴을.
내 친구 89살 황재임이 10월24일 3시쯤 운명했다. 기어이 가고 말았다. 영원히 잊지 못할 친구, 잘 가시오, 있을 때 참 좋았는데. 대화도 되고 무엇이든 줘도 아깝지 않던 사람, 옷도 그에게 많이 줬고 전화도 사흘마다 가장 많이 했던 친구다. 좋았던 것, 속상했던 것도, 나빴던 것도 이야기 다 해주던 친구, 동갑이고 세달 먼저 난 친구, 키는 나보다 훨씬 작았지만, 속 넓고 맑고 깨끗한 사람이었다. 며느리와 같이 살면서 편하게 지냈다. 서울에 사촌 여동생이 옷도 다 해줬다고. 돈도 계속 보내주고 유성서 컸다고 했다. 거짓말 같
지난 3월 초 일본에 사는 나의 지인이 이곳까지 나를 만나러 왔다. 참 오랜만의 만남이었다. 우리는 그동안의 쌓인 이야기를 하루 종일 나누었다. 섭섭했지만 저녁에는 헤어져야 했다. 그는 돌아가는 버스에 오르면서 나에게 “길 걸을 때 조심하세요. 길이 울퉁불퉁해서 잘못하면 다치겠어요”라는 말을 했다. 그의 눈에 힘든 길이 보였나 보다.이곳 저곳 길을 보수하는 작업이 여름 내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도 끝이 나지 않은 모양이다. 일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덜 힘들게 너무 더운 때나 아니면 혹한에는 좀 쉴 수 있게 멈추는 게 좋으련만. 아
아기 울음도 없다청소차도우체부도 오지 않는다앰뷸런스 경고음도 없다공가출입금지 구역출입 적발 시 엄벌에 처함가위, 가위, 가위 X X X긴장을 팽팽히 당기는 붉은 금줄들다툼들은 유리창처럼 깨져숨죽여 옥상에 누워있고길 잃은 바람이주인 없는 안방에 서성인다낯붉히던 연탄들 하얗게 숨져있고때지 못한 연탄줄은 묵상 중이다버려진 수저와 십자가쏟아져 발가벗겨진 실핏줄 가득한 화분 속버려져도 환하게 웃는 아기, 돌사진틀아직도 금빛으로 빛나는 트리감나무는 잘려나가고지붕이 날아간다마당이 없어진다골목이 사라진다110년 된 새터말언덕에 등 붙이고 살던 신
등신불을 보았다.살아서도 산 적 없고죽어서도 죽은 적 없는 그를 만났다.그가 없는 빈 몸에오늘을 떠돌이가 들어와평생을 살다간다.
견지아조 호작자미堅持雅操 好爵自縻맑은 지조를 굳게 가지고 있으면나의 도리를 극진히 함이며스스로 벼슬을 얻게 되니 천작을 극진하면인작이 스스로 이르게 된다도읍화하 동서이경都邑華夏 東西二京도읍은 왕성의 지위를 말한 것이고화하는 당시 중국을 지칭한 말이다
편집자주_지난 7월19일부터 8월16일까지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주최로 ‘2023 청소년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가 열렸습니다. 옥천고, 청산고 1~2학년 학생 46명이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이 우리고장 내 일터 현장에 찾아가 직무체험을 했는데요. 이들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어른들을 멘토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진로를 탐색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역 내 17개 사업장이 참여한 가운데 옥천고등학교 1학년 김민아 학생이 옥천읍 문정리에 있는 건축사사무소 지음(멘토 이대영)에 찾아가 3일간 체험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중학교
성정정일 심동신피性靜情逸 心動神疲성품이 고요하면 뜻이 편안하니고요함은 천성이요 감정도 편안하며마음이 움직이면 신기가 피곤하고마음이 불안하면 신기가 불편하다.수진지만 축물의이守眞志滿 逐物意移사람의 도리를 지키면 뜻이 가득 차고군자의 도를 지키면 의지가 충만해지고욕심을 좇으면 마음이 불안하다.
기차를 타면 흔들린다철거덕, 철거덕주기적으로 바퀴와 레일이 주는 소음이뱃속에 있을 때 들었던어머니의 심장 소리처럼 느껴진다가장 에로틱한 밀실처럼허리를 숙이고 설레는 소리나는 한 걸음도 떼지 않은 채 목적지에 다다른다마주한 바람이 잉태하는 옥천역,녹음된 말소리가 땅에 떨어지자마자무거운 공기 속에서 굴절하여위로 구부러지듯이 진로를 바꾸는철커덕, 철커덕, 철커덕,침묵의 충만함으로부터 나오는 소리는서로 속하는 것이다홀로 앉은 그리움, 서두르지 마라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하늘의 그물은 성글지만아무도 빠져나가지 못합니다다만 가을밤에 보름달 뜨면어린 새끼들을 데리고 기러기들만하나 둘 떼지어 빠져나갑니다
소가 제 꼬리를 휘둘러 쇠파리를 쫓는다물에서 나온 개가 부르르 몸서리치며 물방울을 털어낸다아토피에 걸린 어린아이가 밤새도록 제 살을 긁는다지구가 비스듬히 기운 채 무서운 속도로 자전하는 까닭을 알겠다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광욕하는 이유를 알겠다피부병이 도져서 그러는 것이다제 살갗에 들러붙은 것들을 떼어버리려는 것이다태양광의 힘으로 소독하려는 것이다
대들이 휘인다휘이면서 소리한다연사흘 밤낮 내리는 흰 눈발 속에서우듬지들은 흰 눈을 털면서 소리하지만아무도 알아듣는 이가 없다어떤 대들은 맑은 가락을 지상地上에 그려내지만아무도 알아듣는 이가 없다눈뭉치들이 힘겹게 우듬지를 흘러내리는대숲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삼베 옷 검은 두건을 들친 백제 젊은 修士들이 지나고풋풋한 망아지떼 울음들이 찍혀 있다연사흘 밤낮 내리는 흰 눈발 속에서대숲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면한밤중 암수 무당들이 대가지를 흔드는 붉은 쾌자자락들이 보이고활활 타오르는 모닥불을 넘는미친 불개들의 울음 소리가 들린다
인자은측 조차불리仁慈隱惻 造次弗離어진 마음으로 남을 사랑하고또는 이를 측은히 여겨야 하며남을 위한 동정심을 잠시라도 잊지 말아야 한다.절의렴퇴 전패비휴節義廉退 顚沛匪虧청렴과 절개와 의리와사양함과 물러감은 늘 지켜야 하며엎어지고 넘어져도 이지러지지 않으니용기를 잃지 말라.
43년 전 네덜란드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 1853~1890) 미술관을 찾은 적이 있다. 그 때는 아직 이 화가가 우리나라에 별로 알려지지 않았을 때다. 물론 나도 그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았다. 유난히 해바라기 그림에 눈이 갔다. 그는 왜 해바라기를 그렸을까? 흔하게 많이 본 것을 그린 것일 수도 있다. 많은 미술사가들은 고흐는 삶과 죽음에 대하여 깊은 생각을 하고 그렸다고 한다. 해바라기는 생성에서 소멸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바라기 씨앗은 놀라운 생명력, 즉 영원히 지지 않는 생명. 노란색은
공회형제 동기연지孔懷兄弟 同氣連枝형제는 서로 사랑하여 의좋게 지내야 하며부모의 기운을 함께 받았으니나무의 가지와 같음이다교우투분 절마잠규交友投分 切磨箴規벗을 사귈 때는서로가 분에 맞는 사람끼리 사귀며열심히 닦고 배워서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지켜야 한다
가보자떨어진 낙엽을 밟으며바스락거리는 오솔길과갈대의 버성김옛적 그리움에 잠겨말없이 먼 곳을 바라보며터벅터벅 흙길을 걸어보자키 큰 갈대는허연 미소로 손을 흔들고갈매기 노래를 부르네우리가 걸어온 길걸어갈 길을 얘기해 보자가슴에 묻어둔 얘기가 있으면 해보렴너의 얘기 들으며 난 추억에 빠지고나의 얘기를 전하며 교감을 나눠보자어깨동무하면 더욱 좋겠지철없던 시절에 잠겨먼 수평선을 함께 바라보자함께하는 네가 있음에난 덧없이 기쁘고 힘이 솟는구나
서리 덮힌 기러기 죽지로그믐밤을 떠돌던 방황도오십령伍十嶺 고개부터는추사체로 뻗친 길이다천명天命이 일러주는 세한행 그 길이다누구의 눈물로도 녹지 않는 얼음장길을닳고 터진 알발로뜨겁게 녹여 가라신다매웁고도 아린 향기 자오록한 꽃진 흘려서자욱자욱 붉게붉게 뒤따르게 하라신다
외수부훈 입봉모의外受傅訓 入奉母儀어린아이 칠 팔세면밖의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고집에 돌아와서는 어머니를 받들어 종사하라제고백숙 유자차아諸姑伯叔 猶子此兒모든 고모 백부 숙부 등은집안의 친척 등을 말함이며조카들도 자기의 아들과 같이 대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