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한 줌, 바람 한 모금, 지저귀는 새 소리. 오랫동안 꿈꿔왔던 산촌. 조급함이 밀려왔던 도시 생활을 뒤로하고 시골 옥천에 머문 지 어느덧 12년. 자연이 주는 생동감에 처음부터 반했다. 공방 옆 이지당이 보물처럼 다가왔다. 내 발로 느리게 걷기, 나를 묵묵히 바라보는 시간. 들숨과 날숨은 점점 깊어져 간다. 내 안의 진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흙을 만지고, 그림을 그리고, 색을 바르며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마음이 가는 대로 선과 면을 이어 입체의 세계에 침잠했다.내 마음속 깊은 곳, 무엇이 있는지 모르며 지냈다. 아니, 애써
30년간 참 많이도 변했다. 나도, 내 고향 옥천도. 장날만 되면 발 디딜 곳 없이 북적이던 시장은 상가들이 차지했고, 진흙밭이던 금구천엔 주차장이 들어섰다. 치열한 열정을 가졌던 91년 젊은 나도, 옥천을 따라 많이 변했다.옥천에서 나고 자라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이른 나이에 결혼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 인생의 초점을 생업에 맞추니 자연스레 사진은 흐려졌다. 딸아이들을 모두 대학에 보낼 때가 되니 그제야 다시 사진이 보이더라. 거창한 카메라도 필요 없었다. 핸드폰으로 옥천을 담고, 소박한 목표를 세웠다. 내 세월을 담은
편집자주_ 삶의 무게를 내려놓자 눈앞에 하늘이 나타났다. 가슴을 활짝 열며 하늘을 바라봤다.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그래, 그림을 그려보겠노라. 하늘은 나의 캔버스. 푸른 하늘, 노을, 태양, 밤하늘, 나무 잎새, 구름을 있는 그대로 담았다. 너무 화려할 필요 있을까. 그저 순탄하게. 자연적인 것이 감사하고 좋다는 걸 느낀다. 인생도 그렇다. 자연적으로 살아야 어떤 과한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열심히 살았던 만큼 자주 우울해지고, 누군가를 믿었던 만큼 불안해하며 사는 우리네 인생. 그래도 그림 그릴 때만큼은 자유로웠다. 하고
■ 보건소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기본적으로 보건행정과와 건강관리과가 있어요. 보건행정과는 주로 보건과 관련된 행정·회계 업무를, 건강관리과는 건강 증진 사업을 담당하고 있어요. 우리 지역은 군 보건소 외에도 8개 면에 보건지소가 하나씩 있고, 16개의 보건진료소가 있어요. 보건진료소는 간호사 혼자 근무하는데, 농어촌특별법에 의해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의 보건진료소가 간호사이면서 유일하게 진료권을 가지고 있어요. 보건행정과는 보건 계획, 지출 등 사무를 담당하는 보건행정팀, 만성감염병을 담당하는 감염병관리팀, 급성감염병과
땡볕이 극성일 때 어머니를 뵈었다. 능소화가 하나 둘 떨어져 내 발걸음에 밟힐까 사뿐히 내딛던 날에...그날은 염천임에도 절정의 가을날에 농익은 주황빛 과실을 맺어줄 감나무 잎도 반들반들 윤기가 흘렀다. 능소화와 감 열매, 둘이 짝꿍이라는 건 주황빛깔의 따뜻함으로 말할 수 있다. 그렇게 예쁜 집 2층에서 어머니가 나에게 손을 흔들고 계셨다. “여기에요”어머니의 80년 인생, 듣지 않고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2층에 오르자마자 인사보다 탄성이 먼저 나왔다. 눈앞에 펼쳐진 전망. 살아서 움직이는 나뭇잎들을 감싸 안은 짙은 녹음, 빈 운동
8월15일부터 8월19일까지 5일간 옥천FM공동체라디오에 교육 연수하였다. 취재와 라디오 중 선택하여 실습받을 수 있었는데 동대신문사는 취재와 기사 작성, DKBS는 라디오 실습을 하였다. 라디오 실습은 기획서와 큐시트, 대본을 모두 직접 작성하여 라디오 녹음까지 마치는 일정으로 진행되었다.8월15일 첫째 날 이른 아침, 옥천신문에 도착하자마자 마주친 것은 굳게 닫힌 문이었다.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신문사 번호로 연락을 드리니 대표님께서 친절하게 잘 알려주셔서 금방 해결되었다.1일 차 교육 내용은 옥천신문과 옥천FM공동체라디오에 대
전시회는 꼭 작가나 예술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자기 자신만의 작품이 있으면 누구든지 기회는 열려있다. 지난 달 24일, 옥천노인장애인복지관 1층에서 구자대(77, 옥천읍 장야리) 씨의 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작년에는 추상화를 전시했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는 작년 전시회가 종료된 뒤부터 1년 동안 그림을 그려 총 7개의 인물화와 풍경화를 전시 했다.특히 그림들은 옥천뿐만 아니라 제주도, 용인 등 다른 지역의 모습도 담아냈다. 구 씨는 “자식들이 보내준 사진을 참고하여 그림을 그렸다”며 “그림을 보면 사진이 생각나게 할 정도로 열심
누군가 말했다. “그 조그마한 동네에 뭔 이야기가 있긴 있어?” 우리고장 이야기를 담는 잡지 ‘월간 옥이네’ 박누리(36, 읍 문정리) 편집국장이 지역 잡지를 만들며 가장 많이 듣는 말이라고 한다.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은 서울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서울로 향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누리 편집국장은 지역을 궁금하게 하는 ‘월간 옥이네’를 만들며 답한다. “서울에 10개의 이야기가 있다면, 지역에도 10개의 이야기가 있다”고. 농촌과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어린 시절부터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보여주는 걸 좋아했다. 영상으로 표현하는 방송PD도 꿈꾸고, 글로 표현하는 기자도 꿈꿨다. 그리고 만화로 이야기를 창작하는 매력에 빠져 만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그 순간의 용기가 지금의 홍용훈(50, 안남면 청정리) 작가를 만들었다.홍용훈 작가는 만화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만화가 어시스트, 한겨레교육문화센터 만화가 과정, 우만연(우리만화 발전을 위한 연대모임)간사,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 조교를 했다. 몇 년의 시간이었지만 만화가가 되기 위해서라면 만화의 언저리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람은 누구나 늙는다. 또 누구나 다칠 수 있다. 사람을 챙기는 건 또 다른 사람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더불어 살아간다. 그래서 사람 없인 사람이 살 수 없다고 하나 보다. 사람이 좋아 사회복지사가 됐다. 사회복지의 자활 분야에서 주위 이웃을 돌본 지 20여년. 옥천지역자활센터 강호신(55, 옥천읍) 센터장에게 사회복지는 ‘사람’ 그 자체다. 행정학을 전공해 일반 기업을 다니다 돌연 사회복지 대학원에 들어갔다. 직장 생활 중에 만난 봉사활동 단체가 그 시작이었다. 사람과의 관계를 보는 사회복지의 무엇이 그의 마음에 그렇게도 내달렸을
1938년 안내면 정호택장자의 소요유(逍遙遊)편에 굽은 나무이야기가 있다. 쓸모없어서 목수가 베어가지 않는 나무. 하지만 그 나무 그늘에서 많은 사람들이 쉬며 한숨을 돌린다.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 라는 장자의 사상이다. 어르신이 그런 분이셨다. 사나이가 무엇일까. 남자들은 ‘사나이’라는 올가미에 갇혀 힘든 인생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눈물을 보여서도, 약한 모습을 보여서도 안 된다는 누가 심어놓은 진리인지 알 수 없지만 벗어날 수 없는 창살 없는 감옥이었다. 섬 마을의 영특한 소년이었고 세상에 나가 큰 꿈도 펼쳐보고 싶었지만
지난 8월11일 진행된 에 참여해 청소년의 미디어 활동과 지속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3명의 패널이 토론하는 모습을 참관했다. 여기서 웨비나는 웹과 세미나의 합성어로 인터넷을 활용해 강사와 참석자가 양방향으로 진행하는 세미나를 의미한다.이번 토론회에서는 청소년이 미디어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와 미디어의 주체로 서기 위한 노력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요즘 화두인 ‘지속 가능성’은 오늘날의 필요 충족을 위해 미래 세대가 사용할 경제·사회·환경 등 자원을 낭비하거나 미래세대
2022 청소년마을일터체험 멘토 박진희 PD ‘2022 청소년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사)청암송건호기념사업회에서 광고에 꿈을 가진 고등학생을 위한 진로탐색 시간을 마련했다. 앞선 프로젝트에서 멘토로 참여한 박진희 PD(24, 옥천읍 금구리)는 송건호기념사업회에서 미디어제작과 SNS를 관리하고 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광고에 대한 막연한 꿈이 있었던 그녀는 과거 광고홍보학부 전공 및 광고대행사 인턴을 해온 경험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재 옥천 FM을 홍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등 광고와 밀접한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광고는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아자쌤과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시간, 이번 주는 김수아씨가 정리한 요즘 신조어를 하나하나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김수아씨는 청산중을 졸업하고 청주에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데요. 대입은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준비하고 있으며, 심리학과를 전공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이 부분에 대해선 PD님이 조언해줄 수 있을 거 같아요.” 아자쌤의 말을 이어 재석PD가 입시 경험을 소개했는데요. 학생부 종합전형도 넣어봤지만 정작 합격한 전형은 내신과 수능 최저등급만 보는 학생부 교과. “지금
'그래도 당신이 좋아' 라는 시트콤을 보았다. 팔십노인 부부가 산골짝에서 살고 있다.이십가구가 살던 곳에서 딱 두가구가 남았다. 그곳에서 자급자족하고 사는 것이다. 서로 도울 수 있는 데까지는 돕고 있다. 이제 힘도 없어 농사일을 하고 살기도 힘겹다. 우리들의 일상이다. 그래도 둘이 사니 다행인데 그 중에 한 사람이 떠난다면 어쩔까 내가 걱정이 된다. 시장가려면 한 시간 반이나 걸어가야만 버스를 탄다. 금산 산골 버스 손님도 노인들 뿐이다. 내가 혼자 사니까 그래도 저렇게 둘이 사니 행복해 보인다.오십오년 전 열여덟에 시집와 팔십이
지금 많은 생각을 가져본다. 작년에 농지원부 만든다고 밭을 사서 생애 처음으로 농부의 길을 걷기 위해 밭에 참깨와 들깨를 심었다. 호미 자루를 들고 씨를 뿌리고 모종을 심어야 하는데 씨앗과 모종의 간격이 어떻게 되는지 몰라 이사람 저사람한테 불러서 조언을 받아가면서 수확의 기쁨을 얻었다. 처음이라 힘들어도 들뜬 마음에 온 얼굴과 몸에 땀띠가 나도 그저 신나기만 했었다. 참깨가 자라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비상이다. 비가오니 걱정 바람이 부는 날이면 참깨가 쓰러져서 누워버리면 기둥을 세우고 받쳐주고 끈으로 묶어준다
굴곡진 비포장도로를 동이면에서 북동부 방향으로 차로 10분 가량 달리다보면 자그마한 건물이 언덕 위로 우뚝 솟아있다. 지난달 8일 개관한 ‘정인아트갤러리’다. 앞에는 금강이, 그 주위로는 국사봉, 철봉산 등이 에워싸고 있는 천혜의 환경을 자랑한다. 마치 자연에 파묻혀 인간과 자연 간의 경계가 사라진 듯하다. 지난 10일 오후 3시쯤 정인아트갤러리에서 박준구 작가의 ‘소요유(逍遙游): 경계에서 길을 찾다’ 시사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전시를 기획한 박준구 작가는 물론, 정인아트갤러리를 운영하는 정인 대표 포함 10여명이 자리를 지켰다.
금성자동차공업사 이다겸 멘토 인터뷰대전서 자동차 정비하던 아버지 품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집 가까이 있던 공장에 자주 드나들며 마치 놀이터처럼 뛰어놀았다. 그때 현장 일하던 아저씨들과 스스럼없이 놀 때만 하더라도 나중에 공업사 대표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학교 행정실, 공기업 전산실, 벤처기업, 개인 공방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아버지와 함께 금성자동차공업사를 인수했을 때 각오를 다졌다. 옥천에서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금성공업사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말이다.아버지 본가가 군서면 사양리라 옥천은 친숙한 동네였다. 그런데
무더운 날씨에도 이들의 열정을 막을 수 없었다. 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분모 하나로 똘똘 뭉친 청년들이었다. 각자 다른 지역에서 직장을 다니는 가운데 짬을 내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무대 위에 올라 재능과 끼를 맘껏 뽐냈다. 한 자리에 모여 합주 연습하는 데 물리적으로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나름 최선의 결과를 뽑아냈다. 청중들은 곡이 끝날 때마다 싱그러운 공연을 선사한 이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며 화답했다.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청년들을 보는 것만으로 마음의 치유가 된 시간이었다.지난 6일 토요일 오후2시, 옥천읍 장야리에 있는 커피랩
단호박 속에 훈제오리가 쏘옥 들어가서 별미를 자랑했던 매화리 우미관이 옥천 유일의 린나이가스대리점으로 변신한 데는 이유가 다 있었다. 주인이 바뀌거나 건물이 매각된 것은 아니었다. 업종을 바꿨을 뿐이다. 각각 고향이 옥천읍 매화리와 동이면 세산리로 옥천토박이인 손세현, 임명희(50)씨 동갑내기 부부는 일찌감치 결혼해서 터를 잡기까지 지역에서 많은 고생을 했다. 스무살 성인이 되자마자 결혼해 스스로 생계를 꾸려나가야 했으니 그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리라. 손세현 씨는 죽향초, 옥천중, 옥천공고 전기과를 졸업하자마자, 가스 일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