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산에 오르는 이유는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일상에서 얻을 수 없는안식과 평화를 찾고자 오를 것이다.영혼의 빈자리는 때론 비워 내야만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많이 벗어 놓고 두고 왔건만,하산하면서 돌아본 다리 위로십자가가 선명하다.
꿈에서라면시간을 되돌리는 일이 대수인가요검은 돌베개를 베고오래 부끄러워할 일을저지르기 전으로 돌아가서인내심을 발휘하세요차가운 돌베개를 베고결국 후회할 일을벌이기 전으로 돌아가서바로잡으세요이른 새벽에불편한 잠에서 깨어나모두 꿈이었다고달라진 건 없다고 느끼겠지만다시 잠들지 못하겠지만날이 밝아오듯이조금은 나아질 거예요가벼워질 거예요
사람은 지가 보고 싶은 사람 있으면그 사람 가까이 가서 서성대기라도 하지나무는 그리워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애틋한 그 마음을 가지로 뻗어멀리서 사모하는 나무를 가리키는 기라사랑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나무는 저리도 속절없이 꽃이 피고벌 나비 불러 그 맘 대신 전하는 기라아아, 나무는 그리운 나무가 있어 바람이 불고바람 불어 그 향기 실어 날려 보내는 기라
준예밀물 다사식영俊乂密勿 多士寔寧준수하고 재주있는 자들이경륜을 치밀하게 하니많은 선비가 있어 나라가 편안함이라진초갱패 조위곤횡晉楚更覇 趙魏困橫진(晉)나라와 초(楚)나라가 다시 으뜸이 되니 진문공 초장왕이 패왕이 되고조와 위는 횡에 곤하니육국때에 진나라를 섬기자 함을횡이라 하니라
龍 華 富 貴 용화부귀 여의주를 얻은 청룡이 승천하여하늘에 화려하게 꽃을 피우듯갑진년 새해 모두가부귀를 누리시기 바랍니다갑진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잎사귀 서걱이는갈대숲으로 오라무슨 할 얘기가 많은지귓속말로 소곤대는가을의 속삭임이작은 메아리로 울려나고촉촉이 이슬 머물던이파리 끝으로나락에 떨어진 고단함이한숨짓는 곳그곳에서 철 지난노래를 불러보자하염없이 떠가는 구름은벗이 되어주고수면을 간질이던바람이 콕 찌르면은물결 출렁이네
옥상에 올라가메밀 베갯속을 널었다나의 잠들이 좋아라 하고햇빛 속으로 달아난다우리나라 붉은 메밀대궁에는흙의 피가 묻어있다지구도 흙으로 되어 있다여기서는 가을이 더 잘 보이고나는 늘 높은 데가 좋다어쨌든 세상의 모든 옥상은아이들처럼 거미처럼 몰래혼자서 놀기 좋은 곳이다이런 걸 누가 알기나 하는지어머니 같았으면 벌써 달밤에깨를 터는 가을이다
농부의 꿈누구를 위한 선물일까?따스한 햇살에담벼락이 불그레 피어난다.아직, 단꿈에 빠져 있을농부를 기다리며......가로수도 앙상한 가지로벽에 그림을 그리고한 켠에 쉬고 있는 농기계도햇살로 따스하다.
완만한 곡선으로 길게 흐르는 산은나의 시선에 의해다각형으로 탄생되고고요한 바람 소리와 함께내 프레임 속으로 들어온 모습은마치 블랙홀을 연상케 한다작은배의 주인 없는 겨울나기는블랙홀 속의 중력과고요함 속에서다가올 봄을 기다린다
선물이었다살아있다는 것이사춘기 딸아이가엄마의 허벅지 베고 누워♡노래를 듣는다괜찮다괜찮다토닥토닥아이야 슬픔까지도 사랑하렴있는 그대로 아끼고 사랑하렴오, 어머니 마음내가 바라보는 사랑의 씨앗만큼하늘은 나의 대지에 물을 주신다오, 큰사랑선물이었다살아간다는 것이
가슴 속에매 한 마리 키우네서늘한 기류 밖푸른 별 하나 낚아챌매 한 마리숫돌에 부리를 갈아 날을 세우고옹이를 찍어 발톱에 힘을 기르네날마다 하늘을 우러러보며별 하나 표적을 찾아눈을 닦고 있는매 한 마리 자라고 있네
환공광합 제약부경桓公匡合 濟弱扶傾제나라 환공은 바르게 하고 모두었으니초를 물리치고 난을 바로잡았으며약한 나라를 구제하고기울어지는 제신을 도와서 붙들어주었다기회한혜 설감무정綺回漢惠 設感武丁한나라 네현인의 기가한나라 혜제를 회복시켜 놓았고부열이 들에서 역사하매무정의 꿈에 감동되어 곧 정승이 되었다
햇볕마저 따스한영하의 계곡이 궁금해서양말을 두 겹 신고 나선다.장령산 구름다리 아래로 물빛은 시리도록 맑고영하 15도 추위에도 아랑곳 않은얼굴들을 마주한다.참,잘 왔다.
사월 뻐꾸기 편에 보낸 편지가팔월 귀뚜라미 편에 도착했습니다까맣게 빛바랜봉투를 열어 보니바람과 햇살과 비로 엮인잘 여문 서 말의 사랑이툭툭 손끝에서 깨알로 읽어 나와마음 한가득 담았습니다어찌 답장을 할까몸이 마르는 슬픔은사랑이 더 멀리 보여꼬숩게 다가오나 봅니다기다림은 생각만 해도 배가 부릅니다
누더기처럼함석과 판자를 다닥다닥 기운낡은 창고 벽으로 그 씨앗은 날려 왔을 것이다거기서 더 이상 떠나가지 못하고창고 벽에 부딪쳐그 억새와 바랭이와엉겅퀴는 대충 그곳에 마음 정하고 싹을 틔웠을 것이다사람도 정처 없이이렇게 이룬 터전 많았으리라다른 곳은 풀이 없는데창고 틈새에만 유난히 더부룩 돋았다말이란 놈들이 그늘 찾아창고 옆으로 왔다가 그 풀을 보고맛있게 뜯어먹고 갔다새 풀을 발견한 기쁨 참지 못하고연신 발굽을 차며히히힝 소리 질러댔다
반계이윤 좌시아형 磻溪伊尹 佐時阿衡문왕은 반계에서 강태공을 맞고은왕은 신야에서 이윤을 초빙하였으며때를 돕는 아형이니아형은 상나라 재상의 칭호이다엄택곡부 미단숙영 奄宅曲阜 微旦孰營주공이 큰 공이 있는 고로노국을 봉안 후 곡부에다 궁전을 세웠으며주공의 단이 아니면 어찌 궁전을 세웠으리오
마을버스가 떠난 자리에 홀로 남겨졌다성긴 눈은 백발 위에 가만히 내려앉고보따리를 움켜쥔 손등엔 여백없는 세월의 그림으로 빼곡하다거친 두 손을 만지작거리며 긴 세월 속 이야기는 시작되고지금은 어디에도 없을 그 이름을 부르게 한다엄마...
달은 물 위로그림자를 만들고은하수가비처럼 쏟아지고물안개 속작은 섬 같은상춘정도도한 세월도비켜서 간다
바이올린 켜는 여자와 살고 싶다자꾸만 거창해지는 쪽으로끌려가는 생을 때려 엎어한손에 들 수 있는 작고 단출한 짐 꾸려그 여자 얇은 아랫턱과 어깨 사이에쏙 들어가는 악기가 되고 싶다왼팔로 들 수 있을 만큼 가벼워진내 몸의 현들을 그녀가 천천히 긋고 가노래 한 곡 될 수 있다면내 나머지 생은 여기서 접고 싶다바이올린 켜는 여자와 연애하고 싶다그녀의 활에 내 갈비뼈를 맡기고 싶다내 나머지 생이가슴 저미는 노래 한 곡으로 남을 수 있다면내 생이 여기서 거덜 나도 좋겠다바이올린 소리의 발밑에동전바구니로 있어도 좋겠다거기 던져 주고 간 몇 잎
세록치부 거가비경世祿侈富 車駕肥輕대대로 녹이 사치하고 부유하니제후국자손이 세세관록이 무성하며수레와 말이 살찌고몸의 의복은 가볍게 차려져있다.책공무실 륵비각명策功茂實 勒碑刻銘공신을 책록하여 실적을 힘쓰게 하고비를 세워 이름을 새겨서그 공을 찬양하며 후세에 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