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1일 오전 7시40분 용암사 운무대 제1전망대. 예정된 일출 시간이 다 됐지만 기다렸던 해가 보이지 않았다. ‘그럼 그렇지.’ 살면서 처음으로 계획한 일출 보기 프로젝트가 이대로 끝나나 싶었다. ‘해 뜨는 거 본다고 인생 달라지나? 소고기도 못 사먹는데.’ 1분, 1초가 지날수록 정신승리하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전날부터 꼬박 밤을 새우고 새벽부터 집밖에 나선 고생길이 물거품이 되나 싶었다.그래도 조금 더 참고 기다렸다. 운무대 주위에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인파를 뚫고 나가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두
지난 20일부터 제이(J)마트 인근 신포차 있던 자리에 국밥 전문점을 차렸어요. 국밥대장은 인천에 맛집으로 유명한 식당이에요. 전국에 20여개 체인점이 있는데요. 여러 업체를 살펴봤는데 맛도 맛이지만 상호가 가장 마음에 들더라고요. 옥천에 많은 분들이 국밥을 하고 계셔서 고민이 있었죠. 하지만 여기서 국밥으로 최고가 되고 싶다는 각오로 시작했어요.저희 국밥대장 대표 메뉴는 돼지국밥(8천원), 나주곰탕(1만원)이에요. 매운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얼큰국밥(1만원)도 추천해 드려요. 국밥은 보통 냄새가 나서 싫어하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옥천에 둘도 없는 가게가 아닐까 싶다. 바질과 딜, 두 가지 식물로 다른 음식들과 곁들여 먹는 소스 그리고 디저트를 판다. 바질페스토, 바질간장, 바질갈릭마요소스, 바질김치양념 그리고 레몬딜버터까지. 지난 1년간 주인장이 스스로 연구하고 개발한 끝에 내놓은 음식들이다. 어디 인터넷에 올라온 조리법을 베껴 쓰지 않았다. 안내면 인포리에 수경재배한 허브를 가져와 수제소스를 만든다고 하니 이 가게 특별하게 보인다.아마 생소하게 느낄 사람들이 많겠다. 오로지 소스를 전문으로 다루는 가게도 흔치 않거니와, 바질과 딜이라는 식물로 만든 소스는
사람 속마음은 알다가도 모른다. 겉으로는 문제없이 사는 것처럼 보여도 홀로 마음을 삭이고 있을지 누가 알까. 고통의 원인을 스스로 잘 모르는 경우면 대략 난감하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미로 속에 갇힌 느낌이랄까. 이유 모를 찜찜함에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심하면 가족이나 친구, 연인 관계에 금이 가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내밀한 고민을 토로하고 싶지만 이 좁은 동네에 안 좋은 소문이 돌까 두렵기만 하다. 그 틈새에 ‘타로 열풍’이 불지 않았을까.구읍 문정식당으로 가는 골목 한편에 아담한 공간이 보인다. 이야기가 있는 집이라 해서 상호
지난 5월 말부터 계룡리슈빌 상가 건물에 반영구 화장을 하는 ‘심결뷰티’를 열었어요. 저희는 반영구 눈썹부터 틴트입술, 아이라인, 헤어라인, 속눈썹펌 등을 해드리는데요. 점으로 한 땀 한 땀 넣어서 퍼지는 ‘섀도우 기법’을 전문으로 하고 있어요.천안에 뷰티샵을 크게 하는 사촌언니가 있는데요. 한 1년 넘게 왕래하면서 기술을 배워 옥천에 상가를 차렸고요. 유행에 맞춰 꾸준히 배워야 할 게 많지만 지금은 천안에 가서 언니가 하는 수업을 같이 진행할 정도가 됐어요. 올해 4월에는 반영구 하는 분들이 모였던 제15회 국제바디아트콘테스트에
겉으로 보면 거상 한식뷔페(대표 김초순)는 영락없는 함바식당(건설현장에 마련된 식당)이다. 옥천읍 동안리 이편한세상아파트 공사현장 바로 옆에 있는데다, 간판을 현수막으로 붙이다보니 오가는 사람들도 으레 함바식당이라 생각하기 쉽다.그러나 식당을 찾는 손님은 공사현장 노무자보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이나, 주변 기업 관계자가 더 많다. 외관과 달리 함바식당이 아니라 엄연한 ‘뷔페식당’이라는 이야기다. ■ 8천원으로 만나는 푸짐한 한 끼거상 한식뷔페 외관이 함바식당을 연상시키는 건 나름 이유가 있다. 지금은 뷔페식당이지만 당초 함바식당을
명가. 결혼식·돌잔치·피로연 등 각종 가족행사부터 토론회·포럼·송년회 등 단체모임까지 우리고장 행사 상당수가 열리는 명가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발이 넓은 사람이라면 매주 명가를 방문해 사람들을 만나고 축하의 마음을 전해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초기 소갈비 식당으로 시작한 명가는 오늘날 한정식, 브런치, 웨딩홀, 모텔 등 4개 사업 분야를 동시에 영위하는 곳으로 성장했다. 각종 부침을 겪으면서도 옥천의 대표적 공간으로 거듭난 명가를 지난달 22일 찾아갔다. 11월4일은 명가 30주년이었다. ■ 소갈비식당 ‘가든 명가’로 시작
복지관, 보건소 쪽 들르는 길에 간판 없는 가게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단순하게 꾸며진 외관을 봐서는 디저트공방 같은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사람들이 모르고 지나갈 법하다. 요즘 엠지(MZ) 세대 사이에서는 간판 없는 가게가 유행이라는데 뭐랄까. 유명해지고 싶지 않은 듯한 인상이다. 유별나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주인장의 심성이 느껴진다.공방 이름도 조금 헷갈린다. 가게 유리문에 ‘담다(DAMDA)’라고 돼 있어 담다 같기도 하고, 정문에는 또 ‘진마담’이라 해놔서 진마담 같기도 하다. 무언가 딱 정의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집 보고
지난 8월16일부터 군북면사무소 들어가기 전 도로변에 길목국수집을 열었어요. 저희 가족이 경기도 일산에 살았는데요. 지난해 7월쯤에 이백리에 이사 왔어요. 처음엔 부모님 두 분이 국수집을 할 생각이었는데요. 이런저런 사정에 장녀인 제가 식당을 지키면서 주방을 맡고 있고요. 아버지는 주문받고 서빙하고 계시죠.주요리는 능이칼국수(8천500원)예요. 다른 음식도 있었는데 자리 잡고 나서는 능이칼국수가 잘 나가면서 메인이 됐죠. 제가 요리를 전공하진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음식 만드는 일을 본격적으로 했어요. 아버지 친구 분이 국수가게를 하시
지난 9월19일부터 메이플동물병원 옆에 나인브릭스(9 brick’s) 카페를 열었어요. 제가 성이 구 씨거든요. 영어로 브릭(brick)이 벽돌이고요. s는 아내 성이 신 씨이고 해서 구 씨 가족들 개념으로 상호를 냈죠. 건물도 벽돌로 지었고, 이 건물 이름 자체도 나인브릭스예요.제주에서 20년 넘게 살다가 옥천에 온 지 2년 반 되어가네요. 고향은 경남 의령인데요. 옥천에 연고는 따로 없지만 아내 고향이 옥천이거든요. 아내는 고향에 추억도 많을 거고, 저도 같이 따라왔죠. 우리 집사람이 바로 옆에 메이플동물병원 원장을 맡고 있어요
지난달 21일부터 문정리에 경아두마리치킨 옥천점을 새롭게 열었어요. 이전 사장님이 읍내 신기부동산 앞에서 10년 가까이 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이 자리로 옮겨서 1년 넘게 하셨는데 가게를 정리한다고 해서 저희가 인수하게 됐죠. 주변에 개업 소식을 알리는 단계인데요. 지인들한테만 알리고 조용히 열었네요.옥천에 귀촌한 지가 햇수로 8년이 되어가네요. 대전 살다가 이원면 지정리에 와서 풀잎체험농장을 했어요. 다육이 화분도 팔면서 휴식 공간으로 가꿨는데요. 코로나가 생기고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이원에 만나김밥이라는 분식집도 해보고, 타지
발상이 독특하다. 포도알이 아닌 ‘포도잎’에 주목했다. 알고 보니 포도는 버릴 게 하나 없는 농산물이다. 과육에 더 관심을 두다 보니 포도잎 효능을 모르고 지나쳤을 뿐이다. 포도잎의 여러 성분에 초점을 맞춰 피부 진정과 개선에 도움이 되는 화장품을 오랜 연구 끝에 출시했다. 포도잎 추출물을 함유한 포도비누와 토너패드를 만들고, 먹을 수 있는 포도잎차와 포도청을 내어 판매하는 획기적인 시도다. 반가운 점은 옥천 친환경 농산물을 활용한다는 것.버려지는 농산물 자원인 옥천 포도잎을 활용해 ‘이너뷰티’를 내세우는 기업이 있다. 이너뷰티는
어떻게 가르치느냐에 따라 수업 진도가 달라진다. 학생이 이해하기 쉽게 요점만 딱딱 집어주는 지도자가 있는가 하면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늘어놓는 선생도 있고 각양각색이다. 지난달 28일 우리고장에 개업한 ‘제이앤제이(J&J) 드론교육원’은 드론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수강생들에게 기본적인 코스 비행과 원리 등을 족집게 강사처럼 알려주겠다고 약속했다.제이앤제이 드론교육원은 큰누리드론학원, 대성무인항공에 이어 우리고장에 세 번째로 생긴 사설 드론학원이다. 위치는 드론을 비행하기 용이하게 시내와 멀리 떨어진 마항리에 있다. 약 600평
지난달 15일부터 구읍 사거리에 병천연순대를 열었어요. 옥천에 순대국밥을 한 지 5년째인데요. 매화리에서 4년 하다가 마침 두꺼비집 자리를 내놓는다고 해서 들어오게 됐죠. 매화리 인근에서 드셔야 할 분들은 이사한다고 하니까 조금 서운해하셨는데요. 그래도 주변에서는 구읍으로 옮기길 잘 했다고 그러시네요. 단골분들은 여기까지 찾아오시더라고요.그전에는 돈드림 병천순대라는 이름으로 식당을 했는데요. 체인으로 하다 보니 불편한 게 좀 있더라고요. 돈드림 회사에서 돼지고기를 받아오는 건 똑같은데요. 질긴 부분이 있나 확인하고 재료 손질해서 직
정(情)이 넘치는 맛있는 집이다. 없던 입맛도 돌게 할 만큼 음식 하나하나 정성이 넘치고 진진하다. 그래서 그런가. 점심때 이원중학교, 이원성당 인근에 있는 이 식당 골목에 들어서면 줄지어 주차된 차들을 볼 수 있다. 이원에 이 집 인기를 가늠하게 하는 장면이다. 돈까스도 먹고 싶고, 막국수도 먹고 싶고, 들깨 칼국수도 먹고 싶고. 그렇다고 이것저것 주문하면 힘에 부친단다. 주방에서 요리하는 남편, 홀에서 주문받고 음식 나르는 아내 두 사람이 고군분투한다.2020년 2월28일. 개업 날짜를 잊지 않는다. 이원에서 8~9년 택배 일하
초등학생 시절, 학교가 끝나고 컵떡볶이로 간단하게 배를 채운 후 달려가는 곳이 있다. 바로 피아노학원이다. 처음에는 엄마가 악기 하나 배워보라고 해서, 같은 반 짝꿍이 다닌다길래, 하교 중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에 이끌려 시작한다. 학원에 가면 선생님이 시범 삼아 보여주는 피아노 연주에 눈과 귀를 떼지 못하고, 나도 언젠가 저렇게 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푼다. 그리고 하얀 건반 위에 작은 손을 올린다.도레미파솔라시도···■ ‘오월의 피아노’가 가진 매력 보통 초등학교 앞에 피아노 교습소가 몰려있는 편이다. 차량 운행 없이 아이들이
지난 6월부터 옥천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 ‘해담왕쑥뜸케어’를 열었습니다. 뜸을 뜨러 오시는 분들은 대개 아프신 분들이에요. 이렇게도 안 되고, 저렇게도 안 되고, 그런 분들이 오셔서 뜸을 받고 가시죠. 제가 사람 체질을 볼 줄 알아요. 오시면 상담을 통해 몸 상태를 살펴보고, 경혈의 위치를 압박해서 어느 부분이 균형이 깨져있는지 파악하면 거기에 맞춰 뜸을 뜹니다.병의 출발점은 비위예요. 오장의 균형이 깨져 있는 게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겠지만, 뜸을 뜨고 몸이 편안함을 느끼는 게 치유의 시작이죠. 저는 경기도 화성에서부터 쑥뜸케어를 1
휴게소는 언제나 설레는 곳이다.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실감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친구와 함께 여행가는 도중에, 보고 싶은 가족을 보러 집에 가다가, 혹은 달콤한 군것질거리에 마음을 빼앗겨 휴게소에 들른다. 차에서 내려서 기지개를 쭉 켜고 주변을 물색한다. 쪽잠을 청하거나 급한 볼일을 해결할 수도 있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주린 배를 넉넉히 채우는 것이다. 먹음직한 음식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휴게소에는 먹을 음식이 많아 항상 고민되지만, 오늘 유독 눈에 띄는 빵집을 발견했다. 쌀쌀해진 요즘, 따뜻한 커피로 손을 녹이
양봉인들의 땀과 노력이 꿀에 녹아있다. 이른 아침부터 자연이 내어준 꿀을 뜨러 누구보다 더 서둘렀다. 땡볕에 피부가 타는지도 모른 채 벌들과 사투를 벌이는 이들. 벌에 쏘이는 건 예삿일이다. 꽃 피는 시기에 맞춰 전국 각지에 돌아다니는 일상이 양봉인들의 숙명처럼 다가온다.자연의 명약으로 불리는 천연 꿀은 공장식으로 찍어낼 수 없다. 꿀벌들의 희생과 생사를 건 협동으로 만들어진다. 정직한 노동의 결과물이다. 꿀벌들의 성실한 노동이 우리 입을 즐겁게 하는 만큼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귀하고 또 귀하다. 꿀 한 방울에 담
옛날에 쌀집이라 하면 ‘곳간’이라 불렀거든요. 쌀을 보관하는 창고 개념으로 해서 상호를 그렇게 지었고요. 여기가 원래 ‘일봉쌀상회’였잖아요. 어떻게 됐냐면 우리 딸이 옆에 ‘미가’ 식당을 해요. 제가 이 근방을 자주 왔다 갔다 했거든요. 일봉상회 사장님이 연세가 많으시고 힘들어서 그만둔다고 하시더라고요. 한 번 해볼 의향이 있냐고 물어봐서 제가 인수를 했죠.개업한 지는 한 달 조금 넘었는데요. 개업식도 따로 안 하고 사무실 겸 사랑방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이전처럼 똑같이 양곡, 잡곡을 판매하는 소매업이에요. 장날에 어르신들이 물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