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까지만 해도 그는 닭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기르는 아주 특별한 양계장 주인이었다. 동물복지라는 말이 생소하게 들릴 때 부터 고향에 귀촌 해 처음 시작한 것이 방사형 양계였다. 자연과 자유를 사랑했던 그는 조막만한 케이지에 닭을 몰아넣고 키우는 양계장이 조금 꺼림칙해서 마음결대로 그렇게 ‘닭농사’를 지었다. 고충이 많았다. 쉬운 일은 없었다. '맨 땅에 헤딩하기' 식으로 대전에 유통할 만한 곳을 부러 찾아다녔고 그래서 대전에 있는 여러 생협을 뚫은 것도, 학교급식과 영양플러스에 제일 먼저 납품을 시작한 것도 그였다. 닭사료 주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부터 사용되어 온 주판. 기원전에 발명된 물건이 조금씩 형태를 수정해가며 아직까지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20년 조선총독부에서 조선주산보급회를 조직하면서 활성화되었고, 1936년 당시 보성전문학교(지금의 고려대학교)에서 주산경기대회를 연 것을 계기로 각종 대회가 개최되었다. 현재 쓰이고 있는 주판의 형태는 1932년부터 사용된 것이며, 광복과 더불어 상업학교에서 주산이 의무교육이 되며 활용도가 높아진다. 이렇듯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주산의 명맥을 우리 고장에서 25년 째
대두 500그램을 샀다. 밤새 콩을 불렸다. 콩이 제법 오동통해졌다. ‘직접 두부를 만들게 될 날이 올지는 몰랐는데’. 원래 두부를 즐기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겨울이 제법 긴 스위스에서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순두부찌개가 생각났다. 따뜻하고 입 안에서 부드럽게 뭉그러지는 순두부찌개. 스위스에서 순두부찌개를 먹기는 어렵다. 뭐랄까. 스위스에서 조리한 두부는 단단한 편이다. 표면의 식감이 약간 질겅질겅하다. 두부를 고기 대체식품처럼 여겨 소스에 버무려 구워먹는 게 대체로 이곳의 조리법이다. 남편 톰이 처음 한국에 와서 두부김치를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선 수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자금 마련은 물론, 레드오션인 창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와 지식, 본인만의 사업 철학이 확실해야 할 것이다. 여기 1부터 100까지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해낸 자수성가한 사업가가 있다. 바로 주인공은 떡나라 김응섭(41) 대표다.청성면 합금리가 고향인 그는 청마초 2학년때 옥천으로 전학을 와 죽향초를 졸업했다. 옥천중학교 3학년 때부터 누나가 운영하는 옥천떡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떡집 운영을 몸소 익혔다. 그의 몸에는 아마도 떡의 유전자가 있고 떡의 혈이
지난달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충북도립대 전병석 학생회장의 문자였다. “잘 지내셨어요?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도립대 사회복지과 학생들이 애육원에 봉사활동을 왔다갔어요. 혹시 취재 가능할까요? 조용히 다녀가려 했던 학생들인데, 제가 못 봤으면 이런 제보도 없었을 거예요. 애육원 아이들이 학생들 덕분에 멋진 성탄절을 보내게 됐거든요.” 7일 오후 5시, 사회복지과 학회장 장지용씨를 지역문화창작공간 둠벙에서 만났다. 조곤조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눴다. 어떻게 봉사를 가게 됐어요? 사회복지과는 왜 입학했나
얼마 전 옥천군애향회 34년 역사에 새로운 한 획이 그어졌다. 바로 지난달 30일 34대 회장으로 첫 여성회장이 출범한 것. 그 주인공은 애향회에서 13년간 활동해온 김정미(53, 읍 삼양리)씨다. 온화한 미소 속 강인한 그의 눈빛이 주는 느낌만큼 이력도 범상치 않다. 작년까지 애향회 상임부회장을 맡았으며, 향목장학회 회장, 효두레회 이사, 옥천경찰발전협의회 위원, 충북도갈등해소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4급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기도 하다. 쉴 새 없이 바쁘지만 올해 하고 싶은 것도 이것저것 많다. 우선 회원 간 결속
7일 오전 11시 옥천신문사에서 NH농협 옥천군지부 정진국 신임 지부장을 만났다.지난 1일 NH농협 옥천군지부에 부임한 정진국(56) 지부장은 지자체협력사업과 농산물 판로 확대를 근간으로 농민 실익 증진을 위해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라의 근간이 되는 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역 곳곳에 있는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각오다."농업은 우리나라의 환경을 지킬 뿐 아니라 식량 안보에도 큰 역할을 합니다. 한마디로 농업이 나라의 근간이라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이런 농민들의 노고를 알고 이를 지원하는
"한농연이라는 단체의 유의미성을 찾는 회장이 되고 싶습니다. 행사 위주로 참여하는 한농연의 형태에서 벗어나서 실제 농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농민들로 구성된 단체인 한농연에서부터 농민들의 설 자리를 찾고,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사)한국농업경영인 옥천군연합회(이하 한농연) 18대 회장으로 당선된 이수우(56, 군서면 동평리) 신임회장은 농민을 대변하는 한농연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쇠퇴해가는 농업 환경에서 농민들이 설 자리를 찾을 수 있게 한농연이 농민 실익 증진을 위해 목소리를 내
[옥천을 살리는 옥천푸드] 지난 2014년 조합원 9명으로 시작한 향수딸기영농조합(대표 안성원)이 설립된 지 어언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소규모 신생조합으로 시작된 향수딸기영농조합은 이제 13명의 조합원이 옥천 딸기 부흥을 위해 힘쓰고 있다.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변하지 않는 게 있다. 바로 향수딸기영농조합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안성원(67, 군서면 은행리)씨의 존재다. "현재 조합원은 군서 9명, 동이 2명, 청산 1명, 안내 1명으로 구성돼 있어요. 창단할 때는 6명이였는데 두배 가량 늘어난 셈이죠. 못해도 한 달에 한 번은
비가 내려서 그런지 작업실에서 나무 향이 한껏 진하게 풍겨온다. 커다란 기계. 소리와 빗소리가 조화를 이룬다. 작업실 여기 저기에는 톱밥이 눈처럼 쌓여 있다. 그곳에서 목공 작업을 하고 있던 박정길(51, 교동리)씨가 우리를 반긴다.연락하고 찾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소리소문없이 10여년 동안 목공 생활을 하고 있었다니, 조용히 뿌리내리는 나무를 연상케 한다. 취미를 하다보면 어느새 ‘업’을 고민하게 된다. 언제까지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없으니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의 문제는 그만큼 중요하고, 좋아하는 취
37년간 경찰 생활을 해왔던 김광천 청산파출소장이 정년퇴임했다. 지난달 31일 옥천경찰서(서장 이영우)에서 가족과 지인, 각과·계장, 동료직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김광천 청산파출소장의 정년퇴임식이 진행됐다. 김광천 청산파출소장에게는 상장과 감사장, 직원들이 준비한 선물이 수여됐다. 보은 출신인 김광천 소장은 1983년도 완도경찰서에서 처음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부임 이전에 김 소장은 전투경찰을 제대하고 전남경찰국 703전경대대에서 기간요원으로 일했다. 김광천 소장의 제2의 고향은 옥천군이다. 86년도 7월에 옥천경찰서로 근무지를 옮
이원면 금영길 1946년생 어제도 불쑥 걸려온 전화에 옛 추억을 회상했다 "형님 거기 000 수도관이 몇 미리죠?"땅속에 묻힌 수도관이 몇 미리 인지, 수도 업체에서 나에게 묻는다. 전문가인 그들이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라. 내가 수도시설 통으로 오래 근무했던 경험에 대한 예우이다. 물론 귀신도 모를 그 몇 미리가 내 눈에는 훤하다. 내가 옥천의 땅속 물줄기를 다 꿰고 있기에 가능한 질문이다. 군청에 근무할 때 수도관 도면과 시설 업무를 맡았었다. 나는 옥천의 물이 어떻게 흘러 어디로 가는지 훤히 알고 있는 산증인이다. 보람도 컸지
이원면 현남리 출신, 칠남매 중 다섯째, 여성단체협의회장을 역임한 강비옥씨가 큰 누나다. 현산 강민(65, 동이면 석화리), 멀리서 보면 거뭇거뭇한 큰 산이 보일듯 말듯 하다 하여 지어진 호 현산, 그는 이원묘목축제에 단골 초대 손님으로 전시회를 하곤 했다. 본명은 강노형이다. 가 창시하고 운영하는 서각미술대학 다음 카페에는 3천명의 회원이 가득 차 있다. 서각은 익히 들어봤지만, 서각 미술은 생소한 분야다. 글씨 뿐만 아니라 그림까지 나무에 양각을 한다. 글씨만으로도 어려운데 섬세한 그림의 필치까지 양각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
[옥천인물발굴] 지난해 11월 가수 김현식의 어머니 류진희(86)씨는 옥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수 김현식이 외가인 옥천으로 내려와 1965년 9월부터 1968년 9월까지 약 4년간 죽향초등학교에 재학했다고 밝혔다. 류진희씨에 따르면 김현식은 가수가 된 후에도 옥천에 내려와 곡을 쓸 만큼 옥천에 대한 애정이 컸다. 그간 가수 김현식의 회고록과 주변 증언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그의 음악적 영감이 옥천에서 비롯된 것을 부인할 수 없는 셈.가수 김현식과 옥천과의 연관성을 증명하는 여러 사실들이 곳곳에 드러난 가운데 옥천에서는 가수
[옥천을 살리는 옥천푸드] 2001년 서울 명동에서 군서면 금산리로 터전을 옮겼으니 벌써 1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때만해도 '귀농'이나 '귀촌'이라는 말이 많이 쓰이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주변 이웃들이 '혹시 땅 투기하려고 온 것 아니냐'는 눈총 어린 시선을 보냈을까. 그래도 박흥순(78)씨와 성남용(73)씨는 주변 이웃들과 융화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했다. 당시만해도 금산리에 펜션이나 민박촌이 형성되기 전이였다. 허허벌판 속에 이들 부부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래서 직접 과일, 부침개 등을 싸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옥천지회 김철식(51) 지회장이 19일 강형철 전임 지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으로 선출됐다. 옥천·이원·대청·청산농협 조합원을 대표하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옥천지회 2기 집행부는 농민 실익 증진을 위한 농협 경영에 감시견 역할을 철저히 이뤄내는 한편, 나아가 옥천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하겠다고 밝혔다.김철식 지회장은 청성면 묘금리가 고향으로 묘금초-용문중학교-옥천고를 졸업했다. 2008년 청산농협에 입사해 2016년 청산농협 노조 조합원이 됐고 현재 청산농협 노조 분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19일 명가 컨벤션홀에
옥천군 4-H 연합회가 17일 연말총회를 열고 새로운 회장으로 진환이(29, 이원면 강청리)씨를 추대했다. 내년 1월 1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 진환이씨는 적극적인 홍보를 통한 회원 확충을 기반으로 4-H 연합회가 청년농업인의 소통 창구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2014년부터 4-H 연합회 활동을 했어요. 이뿐 아니라 옥천이원묘목영농조합법인, 이원청년회 소속이기도 하죠. 하지만 아무래도 청년농업인 단체 하면 딱 떠오르는게 4-H 연합회인 것 같아요. 해마다 회원들이 조금씩 늘고 있기는 하지만 좀
농산물을 가공하는 사업에 처음 발을 들인 건 충남 서천에서부터다. 당시 서천 지역 노인회에서 만든 두부를 판매하는 '두부 크러스트'를 만들고 본격적인 판로 구축에 들어갔다. 조합원이 50명에 달할 만큼 호응이 좋았다. 수익도 꽤 났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함께 이를 나눠 가졌다. 물론 규모가 커진 만큼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두부 크러스트 사업을 통해 얻은 경험들은 지금의 장경숙 자연담은장과 콩마을 한이장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두부크러스트 사업을 서천에서 하다가 2010년 경 옥천으로 왔어요. 남편이 목회지를 옥천에 와서 하면서 자
충북도립대학교(총장 공병영)를 다니는 장점 중 하나는 대학 한 학기 등록금이 100만원 대 미만이라는 점이다. 등록금은 사실상 공부를 조금만 하면 대부분 장학금을 받아 거의 무상으로 다닐 수 있다는 큰 메리트가 있다. 이에 하나를 더 얹자면 학과 추천 2순위 안에 들면 3박5일 무상 해외 봉사 및 문화체험의 기회가 주어진다. 학교도 공짜로 다니고 덤으로 해외여행이라 이쯤 되면 신바람나는 대학생활이라 하지 않을까. 올해에도 어김없이 충북도립대는 지난 12월17일부터 21일까지 3박5일 동안 베트남 다낭으로 해외봉사 및 문화체험을 다녀
연말을 맞이해 우리고장 다문화가정에 큰 선물이 도착했다. 이재구 법무사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1천만원을 기부하고 더불어 법무사 사무실 1층에 있는 공간(옥천읍 삼양리 222-123)을 센터에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23일 옥천교육지원청 교육장실에서는 이재구 법무사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공경배 센터장과 직원들이 만나 '옥천군 다문화 아동 지원을 위한 기부금 1천만원 전달식'을 가지고 이어 담소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이재구 법무사는 이 자리에서 어렵게 자란 어린시절을 이야기하며 다문화가정 아동을 위한 기부금 외에, 이주 여성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