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의 ‘동네방네 삶는족족’ 임성빈(54, 읍 마암리) 대표. 그의 명함엔 대표가 아닌 ‘족관리사’라는 직함을 붙였다. 독특하다. 이미 단골손님들 사이에선 ‘사장 독특하다’고 정평이 났다. 그는 음식에 타협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족발 장사하는 사람의 명예가 걸린 지점에 있어선 고집을 꺾지 않는다. 때론 육가공, 식자재 조달 업체와 불화도 마다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하고, 음식에 정직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소비자들의 입안으로 음식이 들어가는 일. 임 대표는 맛도 중요하나 청결이나 위생 면에서 철저해야 한다는
이달 9일부터 ‘SK017 신옥천점’을 새롭게 열었습니다. 이전 사장님께서 26년 가까이 하셨던 휴대폰 대리점을 제가 인수한 거고요. 저희는 SKT는 물론이고 KT, LG U플러스, 알뜰폰까지 개통해드리고 있습니다. 상호도 그대로 하고, 매장 번호도 기존 고객들께서 그대로 연락할 수 있게 그대로 해놨습니다. 이번에 개업하면서 저희 매장에 화환을 보내준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지금은 다들 휴대폰 앞 번호가 010이잖아요. 예전에는 011, 016, 017, 018, 019 이렇게 다섯 개가 있었는데 통합한 거예요.
쉽지 않은 일이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 어려운 세상에 주변을 살핀다는 게 어디 말처럼 쉬울까. 더군다나 딸린 식구들이 있으면 이것저것 생각해야 할 것들도 많다. 요즘처럼 지역 경제가 어렵고, 물가가 갈수록 치솟는 상황에서 시야는 좁아지기 마련이다. 가족친지들에게 손 빌리지 않고 자기 벌이하면서 평범한 일상을 지내는 것만으로도 본인 몫은 충분히 하는 것이다. 그게 요즘 현실이다. 지역공동체를 걱정하고 돌아본다는 게 사치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아이 셋을 키우는 엄마의 마음이라는 게 그런 걸까. 쉬는 날 없이 점심부터 새벽 늦게까지 식
지난 15일부터 읍내 신칼국수 있던 자리에 ‘산들애자연밥상’을 열었어요. 저는 군북면 환평마을에 사는데요. 우리 마을에 있는 산과 들에서 난 자연 나물을 갖고 몸에 좋은 음식을 드리고 싶어 시작했고요. 제 이름 끝에 사랑 애(愛) 자를 넣어 상호를 그렇게 지었어요.우리 환평마을은 산나물로 유명해요. ‘하루나’라 불리는 유채나물부터 두릅, 옻순, 참죽, 머위, 달래 되게 다양한데요. 식자재 대부분은 환평리 주민 분들이 농사지은 걸 가져다 쓰고 있어요. 마을 주민들이 오정동시장까지 나가지 않고 바로 줄 수 있으니까 서로 상부상조하는 거
지난 10일부터 양수리에 올갱이 전문 식당을 열었어요. 가게 자리는 지난해 11월에 얻어놨는데요. 우리 신랑이 집 짓는 일을 해서 마무리하고 오느라 늦어졌죠. 공사하는 데 한 달 넘게 걸렸어요. 거의 둘이 하다시피 했는데 무지 힘들었어요. 우리 신랑이 인테리어로 벌이를 하는데 이렇게 힘든 줄 몰랐죠. 왜 이렇게 어려운 일 하냐고 물어보니까 자기는 재밌데요.우리 신랑 고향이 동이면 평산리예요. 친정은 논산이고요. 경기도 가평에 살다가 가게 얻으면서 옥천에 왔어요. 아파트 생활이 답답하고 싫더라고요. 친정이랑도 가깝고, 아버지 모시려고
‘목공을 왜 하시나요?’ 취미로 목공 하는 사람들은 종종 이런 질문을 듣는다. 아마 그 물음에는 차라리 물건 하나 사는 게 더 낫지 않느냐는 뜻이 있을 것이다. 목재값이 아무리 저렴하다손 쳐도 들이는 시간과 투자비용, 가구 완성도를 볼 때 일반 가구점에서 사는 게 여러모로 남는 장사라는 결론에 이를지 모른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의 준말)’를 중요한 척도로 여기는 세태에 목공은 범접하기 어려운 취미 활동이기도 하다.그럼 대체 목공을 왜 할까. 지난달 2일 구읍에 목공방을 운영하는 공방장을 만났다. ‘목공은 이런
세상에 쉬운 일 없다지만 요리(料理)는 만만하지 않은 영역이다.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은 말할 것도 없다. 힘들고, 손 많이 가고, 보통 부지런하지 않으면 제대로 운영하기 어렵다. ‘헤아려 다스린다’는 뜻을 지닌 요리. 궁합이 맞는 식재료를 골라 먹는 사람 입맛에 맞게 조리법을 찾는 과정은 창조에 가깝다. 음식에 값이 매겨진다지만 먹고 사는 일은 그 자체로 숭고하면서도 한편으론 처절하다. 음식 만드는 이의 수고로움을 떠올리면 감사한 마음이 든다.다양한 찬을 만들어 판매하는 반찬가게는 실은 고되고 힘들다. 삼시 세끼를 다 차리기
젊은 사장 부부가 깍듯하다고 소문났다. 인사성 밝고, 예의 바르단다. 마트 안에 둥그렇게 앉아 주전부리를 먹으며 담소 나누던 동네 어르신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원 시내에서 두터운 신뢰를 토대로 자리 잡아가는 듯 보였다. 여기는 ‘이원농약농자재마트’다.이제 슬슬 농번기 준비에 들어갈 지난 23일 오후 3시 상가에 들어서자 손님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었다. 말 그대로 장사진을 이뤘다. 말을 걸 틈이 없을 정도로 분주했다. 인근 농원이나 농가에 일하는 손님들이 쉴 새 없이 들러 필요한 물건을 찾아달라는 요청이 줄을 이었다.그때마다
구일농공단지 인근에 희귀한 식당이 생겼다. 올갱이해장국과 순대국밥을 같이 한다. 서로 다른 재료를 넣고 맛을 내는 음식들이라 손이 많이 간다. 그만큼 정성이 두 배로 든다. 이 집은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육수를 직접 다 뺀다. 국물이 진국이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순대국밥은 장시간 이상 우려낸 진한 육수를 쓴다. 순대는 사다 쓰지 않고 매일 수제로 만든단다. 순대가 부드럽고 감칠맛이 난다. 국물에 얼큰한 맛을 원한다면 다대기를, 느끼함을 잡고 싶으면 부추를, 간을 내고 싶으면 새우젓을 넣으면 된다. 서비스로 간, 편육, 소면이
푸짐한 한식이 기다린다. 음식 가짓수가 많고, 맛도 준수하다. 재료를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좋아하는 음식을 접시에 맘껏 담아도 상관없다. 식사량에 제한이 없으니 먹기도 전부터 속이 든든해진다. 치킨, 생선, 돼지두루치기와 같은 고기반찬이 날마다 빠짐없이 나온다. 야채나 국물, 스프, 샐러드는 기본이다. 여기에 컵라면과 토스트도 준비했다. 후식으로 시원하고 달콤한 수제 식혜는 덤이다. 풍족한 점심 한 끼를 약속한다. 만원의 행복이 따로 없다.단돈 9천900원으로 20여가지 찬을 즐길 수 있는 한식뷔페. 반찬 종류가 다양한 만큼 만드는
청산에서 구읍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9년이라는 시간을 청산에서 지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어느새 청산에 계신 어머니, 아버지들과 정이 들었다. 이번에 자리를 옮겼지만 인연의 끈을 놓고 싶진 않았다. 가게 번호도 그대로 들고 오고, 이전 소식을 부랴부랴 알렸다.시골 면 단위에 초밥 장사를 오래 했다.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들었다. 맛이 출중하고, 친절하게 대하고, 좋은 재료 갖다 쓰는 건 둘째 문제였다. 동네 분들에게 초밥이라는 음식을 알리는 게 순서였다. 지나고 보니 초밥이 새롭다기보다는 ‘뜬금없다’는 반
지난 1월22일부터 양수리에 홍콩반점 옥천양수점을 열었어요. 홍콩반점은 백종원 대표가 있는 더본코리아 산하 중식 브랜드인데요. 제가 중식을 좋아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브랜드를 찾다 보니 깔끔하면서 정직하다고 평이 나 있는 홍콩반점을 선택하게 됐죠.저는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본부에서 일을 오래 했는데요. 언제부턴가 제 장사를 해보고 싶어서 퇴직하고 자영업에 뛰어들었어요. 금산에서 피자집을 2년 정도 했고요. 옥천에 조금 연고도 있고, 옥천에 장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좋은 기회로 오게 됐어요.제 고향은 대전인데요. 충남기계공고 동
기분 좋은 잔잔한 음악이 흘러온다. 느긋하면서도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조용한 분위기를 추구하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분주한 일상을 벗어나 잠시 쉬어가는 공간으로 안성맞춤이 아닐까. 가족 단위나 조촐한 지인 모임으로 찾아오기에 어울려 보인다. 카페와 경양식집이 만나는 이색 공간이다. 전문 바리스타가 만드는 풍부하고 깊은 맛의 커피와 음료를 맛볼 수 있다. 큼직하면서도 고기가 연한 메가돈가스부터 등심 스테이크, 목살 스테이크, 족발을 활용한 제이투스테이크 등이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아늑한 카페와 탁 트인 정원이 조화를 이룬다. 카페
길쭉하고 두툼하다. 매끄러우면서 산뜻하다. 식감이 부드럽고 탄력이 살아 있으니 잘 뭉개지지도 않는다.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 여기 묵집은 다르다. 평소 기름진 음식만 먹었다면 영양의 균형을 생각해서라도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보통 메밀묵밥과 도토리묵밥을 묵밥계의 양대 산맥이라 부른다. 옥천엔 도토리묵을 쓰는 식당들이 많다. 여기는 메밀묵 쓴다. 메밀묵이라 그런지 좀 다르다. 진한 메밀의 풍미와 구수한 맛을 겸비했다. 숟가락이 술술 들어간다.예부터 잔칫집에 빠지지 않고 올린 음식이 메밀묵이다. 별 거 없는 것처럼 보여도 먹다 보
주이장네 장어는 다르다. 살아있는 장어를 전남 화순서 받아온다. 이원면 금강의 맑은 물로 축양한다. 원물 좋고, 물 관리 잘 하고, 손질 깔끔하게. 원칙만 잘 지키면 특별히 솜씨 낼 게 없다. 참숯에 올려 살살 돌려 구워 먹는 게 제일 맛있다. 양념도 따로 필요 없다. 장어구이 맛 그대로 소금만 살짝 찍으면 그만이다. 장어 하나만큼은 최고로 쓴다고 자부한다.장어 한판(1kg)에 4만5천원. 스무 명만 와도 식당은 만석이다. 어느새 예약을 안 하면 못 먹는 집으로 입소문 났다. 처음엔 식당도 아니었다. 지난해 초부터 농수산 유통하면서
지난 8일부터 읍내 옥천찐빵이 있는 건물 2층에 ‘금장로46’ 카페를 열었어요. 카페 이름을 어떻게 지을까 고민을 좀 했는데요. 주소 이름 그대로 쓰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주변에 카페들이 많잖아요. 다른 데서 찾을 수 없는 여러 디저트나 음료를 팔고 싶어 시작했어요.아버지도, 할머니도 고향이 옥천이에요. 저는 7살 때까지 옥천에 살다가 학창시절은 서울서 보냈어요. 20대 때는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제과제빵사로 일해봤고요. 대전 송촌동에 개인 카페를 차려서 4~5년 정도 운영한 경력이 있어요. 예전부터 음식이나 디저트 만드는 걸
손님들이 배려해주는 식당이다. 이 식당을 좋아하는 손님들은 유별나다. 밥 먹을 자리가 없어도 다른 식당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는다. 다른 데서 잠깐 머물다가 사람들이 빠지고 한가해질 때쯤 다시 온다. 그만큼 신뢰가 두텁다.식당 주인이 부지런한 식당이다. 반찬이 날마다 다르게 나간다. 상추니 마늘이니 양념거리도 농약 없이 키운 걸 갖다 쓴다. 서운타고 하지 않게 양은 넉넉히, 맛도 정성껏 낸다. 동네 주민, 공단 사람들, 현장 노동자, 밭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는 이유다.동네 주민이 인정하는 식당이다. 부부 두 사람
군서면 평곡리에 있는 생선구이 전문점 ‘미락’이 최근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신메뉴도 개발하고, 음식 배달도 하고, 반건조 생선을 유통 판매하는 등 여러 판로를 열었다. 물가는 점점 오르지, 이런저런 외부 환경 변화에 맞서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는 설명이다.이달부터 새로운 메뉴를 출시했으니 첫 번째는 고구마팥죽과 고구마칼국수(각 1만원)다. 고구마 가루를 내 반죽하고, 팥을 삶아 걸쭉한 식감을 자랑한다. 어르신 손님들 사이에 호응이 괜찮다고. 읍내에 있는 안내쌀상회에서 햇으로 된 팥을 가져와 일일이 갈아 쓰고, 면은 옥수수면을 쓴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읍내 국민은행 맞은편에 좋은계란할인점 옥천점을 열었어요. 매장은 24시간 무인 형태로 운영 중이고요. 본사는 경기도 동탄에 있어요. 각 지역에 해썹(HACCP) 인증된 시설들과 연계해 유통 단계를 줄여 신선한 계란을 받아오고 있습니다.계란 가짓수가 많고, 가격도 저렴한 게 저희 매장의 장점이에요. 중량 순으로 초란, 대란, 특란, 왕란이 있고요. 방사해서 키운 닭이 낳은 방사유정란, 일반 계란보다 껍질이 두꺼워 신선도가 높은 청계유정란, 무항생제 계란 등 특별란도 다뤄요. 구운 계란도 있고요. 계란 한 판(3
‘향수’의 작가 정지용 시인이 딱 떠올랐다. 위인처럼, 우상처럼 떠받드는 정지용은 우리네 삶에 와닿지 않는다. 살아있는 생명을 불어넣고 싶었다. 십원빵 기기를 들여놓는 건 하루 이틀이면 된다. 획일화한 십원빵이 아닌 옥천의 정체성을 담고 싶었다. 어린 시절 뛰놀던 정지용이 우리 아이들 곁으로 친숙하게 다가갔으면 했다. 정지용 시에 나오는 향수, 실개천, 초가집, 얼룩백이 황소를 쭉 나열하고 밑그림 작업을 했다. ‘옥천 향수빵’이라 이름 지었다.정지용문학관에 가면 초가집 둘러보고 사진 몇 장 찍는 게 전부다. 박제된 지용의 흔적을 찍